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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희곡 > 외국희곡
· ISBN : 9791189171148
· 쪽수 : 248쪽
책 소개
목차
역자 서문
셰익스피어 작품을 읽기 전에
『베니스의 상인』을 읽기 전에
베니스의 상인
제1막
제2막
제3막
제4막
제5막
『베니스의 상인』을 읽고 나서
셰익스피어 연보
책속에서
2. 셰익스피어의 시대─영국 르네상스 시대
셰익스피어는 엘리자베스 1세(Elizabeth I)와 제임스 1세(James I)가 다스리던 시대에 극작 활동을 하였다. 영국의 르네상스 시대라고 불리는 이 시기에 영국은 중앙 집권적인 절대 왕정 국가였다. 특히 엘리자베스 1세가 통치하는 동안 영국은 정치적으로 매우 안정되고 국력이 강해졌다. 오랜 치세 동안 여왕은 영국 국교회의 확립을 꾀하고, 로마 가톨릭교와 신교를 억압하여 종교적 통일을 추진했다.
또 고문인 윌리엄 세실과 함께 화폐 제도를 통일하고, 빈민 구제법을 시행하고, 상업을 중시하는 중상주의 정책을 도모하고, 해외 무역을 적극 권장하는 등 많은 경제 정책을 실시했다. 나아가 동인도 회사를 설립하고, 미국 1호주인 버지니아 식민지를 설립하여 식민 정책의 기
초도 확립했다. 대외적으로는 1588년에 스페인의 무적함대라 불리는 아르마다 호를 무찔러 해상 주도권도 장악했다.
문화면에서도 영국 르네상스라고 불리는 황금시대가 도래하여 에드먼드 스펜서(Edmund Spencer), 프랜시스 베이컨 같은 학자와 문인들이 많이 배출됐다. 14~16세기에 유럽에서 일어난 르네상스 운동은 고대 그리스?로마의 문화를 이상적으로 여겨 이들을 부흥시킴으로써 새문화를 창출해 내려는 운동이다.
영국은 섬나라인 까닭에 이탈리아에서 이미 14세기에 시작된 르네상스 운동이 대륙에 비해 뒤늦게 전해져, 엘리자베스 1세 때 르네상스기를 맞이한다. 이때 호메로스, 오비디우스, 베르길리우스, 세네카, 플루타르코스 같은 고대 그리스와 로마 작가들의 많은 고전들이 영어
로 번역되었다. 셰익스피어 같은 대작가가 탄생할 좋은 토양이 마련된 것이다.
셰익스피어 시대 작가들은 이들 고전 작가들을 칭송하고 그들 작품들을 훌륭한 글쓰기의 모범으로 삼았다. 셰익스피어도 이들 작가들에게서 지대한 영향을 받아 그들의 작품을 원전으로 삼아 극을 쓰기도 하였고, 그들의 극작 스타일로 극을 쓰기도 하였을 뿐만 아니라 작품 곳곳에서 많이 차용하기도 하였다
1. 셰익스피어 희극의 특징
셰익스피어 하면 머리에 딱 떠오르는 작품들이 『햄릿』, 『맥베스』, 『로미오와 줄리엣』 같은 비극들이기는 하지만, 셰익스피어는 비극보다 희극을 훨씬 많이 썼다. 그리고 조금씩 색깔이 다른 장르의 희극을 썼다. 따라서 희극과 비극의 차이, 셰익스피어 희극의 의의와 가치, 셰익스피어 희극의 특징, 희극의 하부 장르별 특징 등을 알면 작품을 훨씬 더 잘 이해하게 된다.
희극과 비극의 차이
어리석은 인간의 본성이 웃음거리가 되느냐, 아니면 심각한 파멸의 원인이 되느냐에 따라 희극과 비극으로 나뉜다. 비극에서는 인간의 어리석음과 지나친 격정들이 불러오는 파괴적 결과를 진지하게 탐구하고, 희극에서는 인간의 어리석음과 격정을 한바탕 웃음으로 웃어넘긴다. 희극에도 비극에서처럼 사건의 발단이 있고, 무질서가 팽배해지며 삶이 뒤죽박죽이 되는 갈등 단계가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주인공들이 죽음으로 끝나는 비극과는 달리 희극에서는 모든 문제들이 원만히 해결되고 행복한 결말을 맺는다.
셰익스피어 희극의 가치
셰익스피어의 비극들이 심오한 인생에 대한 성찰이 담긴 문학 텍스트로써 그 진가를 발휘한다면, 셰익스피어 본연의 장르인 공연 텍스트로써의 진가를 발휘하는 것은 단연 희극들이다. 지적인 성찰이 담긴 긴 대사가 많은 비극들은 극장에서 볼 때 다소 지루한 감이 있지만, 기지와 재치가 넘치는 대사들로 가득 찬 희극들은 활력과 생동감이 넘친다.
따라서 셰익스피어가 극작가였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었을 때 그의 희극들의 가치는 절대 폄하할 수 없다. 셰익스피어는 희극적인 인물과 희극적 상황을 만들어 내는 능력이 뛰어난 작가다. 셰익스피어 비극 속 대사에서는 깊은 철학적 무게가 느껴지는 데 비해 희극 속 대사에서는 순간적 재치와 기지가 번뜩인다.
밧사니오
샤일록이 지독한 수전노인데 반해, 젊은 귀족 밧사니오는 지나치게 방탕하고 사치스런 생활을 함으로써 두 사람의 생활 방식은 극단적으로 대비되고 있다. 밧사니오는 이미 앤토니오에게 많은 빚을 지고 있으나 자신의 표현처럼 “미약한 수입으로는 끌어가기 힘든” 사치스런 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친구를 담보로 빚을 냈음에도 벨몬트로 떠나기 전날에도 잔치를 열어 샤일록을 비롯한 사람들을 초대하는가 하면, 샤일록에게서 떠나 자신의 하인으로 들어온 랜슬롯에게 멋진 새 옷을 주는 등 호기를 부린다. 지극히 검소한 생활을 영위하는 샤일록은 이런 밧사니오의 흥청대는 생활을 경멸한다.
이렇듯 방탕한 생활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밧사니오는 경제 문제를 해결하고자 돈 많은 상속녀 포샤에게 청혼 모험을 떠나려 한다. 셰익스피어는 밧사니오가 정말 포샤를 사랑하여 청혼을 하러 가는가, 아니면 그녀의 재산이 탐나서인가를 아주 모호하게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이 청혼 모험의 경비를 마련하고자 친구 앤토니오로 하여금 자신에 대해 대단히 반감을 지니고 있는 유대인 고리대금업자 샤일록에게 인육을 담보로 돈을 빌리게 한다. 이렇게 셰익스피어는 밧사니오라는 인물을 그다지 긍정적으로 묘사하고 있지 않다. 하지만 그가 함 고르기에서 겉모습에 현혹되지 않고 올바른 함을 고르게 함으로써 그에게도 긍정적 면모를 부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