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전 한국소설
· ISBN : 9791189171933
· 쪽수 : 292쪽
· 출판일 : 2026-07-15
책 소개
목차
이 책을 추천하며
책머리에
이 책의 구성
김유정
봄봄
금 따는 콩밭
만무방
동백꽃
이상
날개
나도향
벙어리 삼룡이
저자소개
책속에서
가난에서 비롯된 허망한 희망
김유정의 「금 따는 콩밭」(1935)은 1930년대 일제 강점기 농촌 사회의 극심한 빈곤을 배경으로, 가난한 농민이 품게 된 욕망이 어떤 파국으로 이어지는지를 해학적으로 그린 작품이다. 주인공 영식은 원래 성실하게 콩밭을 일구며 소작농으로 살아가던 인물이다. 하루하루 힘겹지만, 그는 땀 흘려 농사짓는 삶이 자신의 몫이라고 받아들이며 현실을 견디고 있었다. 그러나 어느 날 수재가 던진 한마디, “콩밭에 금이 묻혀 있다”는 말은 영식의 삶을 송두리째 흔든다. 이 말은 사실 아무 근거도 없는 소문에 불과했지만, 가난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영식의 절박한 마음과 맞물리며 점점 커다란 희망으로 부풀어 오른다. 결국 영식은 농사보다 금을 택하고, 현실보다는 허황된 환상에 매달리게 된다.
욕망을 부추기는 주변 인물들
이러한 변화는 영식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의 아내 역시 끝없는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기대에 사로잡혀 남편을 부추긴다. 그녀에게 금은 단순한 재물이 아니라, 고된 삶을 단숨에 바꿔 줄 유일한 탈출구처럼 보인다. 이를 통해 작품은 개인의 욕망이 아니라, 가난한 농촌 사회 전체가 공유한 집단적 심리를 드러낸다. 한편 수재는 이러한 절박함을 교묘하게 이용하는 인물이다. 그는 광산 이야기를 늘어놓고 줄맥을 장담하며 영식의 기대를 키워 가고, 끝내 결말에 이르러서는 불그죽죽한 황토를 ‘금줄’이라 속여 거짓 희망을 던져 줄 뿐, 책임질 생각은 전혀 하지 않는다. 인물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은 겉으로 보기에는 우스꽝스럽지만, 그 속에는 생존을 둘러싼 냉혹한 이해관계와 절박함이 자리하고 있다.
아내는 콩밭에서 금이 날 줄은 아주 꿈밖이었다. 놀라고도 또 기뻤다. 올해는 노냥 침만 삼키던 그놈 코다리(명태)를 짜장 먹어보겠구나, 만 하여도 속이 메질 듯이 짜릿하였다. 뒷집 양근댁은 금점 덕택에 남편이 사다준 흰 고무신을 신고 나릿나릿 걷는 것이 무척 부러웠다. 저도 얼른 금이나 펑펑 쏟아지면 흰 고무신도 신고 얼굴에 분도 바르고 하리라.
“그렇게 해보지 뭐. 저 양반 하잔 대로만 하면 어련히 잘될라구.”
얼뚤하여 앉았는 남편을 이렇게 추겼던 것이다.
동이 트기 무섭게 콩밭으로 모였다. 수재는 진언이나 하는 듯 이리대고 중얼거리고 저리대고 중얼거리고 하였다. 그리고 덤벙거리며 이리 왔다가 저리 왔다가 하였다. 제 딴은 땅속에 누운 줄맥을 어림하여 보는 맥이었다.
한참을 밭을 헤매다가 산 쪽으로 붙은 한구석에 딱 서며 손가락을 펴들고 설명한다. 큰 줄이란 본시 산운 산을 끼고 도는 법이다. 이 줄이 노다지임에는 필시 이켠으로 버듬히 누웠으리라. 그러니 여기서부터 파 들어가자는 것이었다.
영식이는 그 말이 무슨 소린지 새기지는 못했다. 마는 금점에는 난다는 수재이니 그 말대로 하기만 하면 영낙없이 금퇴야 나겠지 하고 그것만 꼭 믿었다. 군말 없이 지시해 받은 곳에다 삽을 폭 꽂고 파헤치기 시작하였다.
선생님 맞아. 이 작품이 말하고 싶은 건, 사람을 진짜 무너뜨리는 건 실패 그 자체가 아니라 현실을 보지 못하게 만드는 헛된 욕망이란 거야. 영식은 가난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 하나로 모든 걸 걸었지만, 결국 그 욕망이 자신이 가진 마지막 삶의 기반까지 파괴해 버렸지.
지현 영식이가 너무 불쌍해요….
선생님 거짓 희망에 다시 매달리는 아이러니한 결말이지. 독자는 수재의 말이 거짓임을 눈치채지만, 영식 부부는 다시 환상에 빠져든다는 점에서 더 씁쓸해져.
나의 ‘콩밭’은 어디에 있는가?
수지 그렇다면 이 작품이 주는 핵심 메시지는 뭘까요?
선생님 이 작품은 농촌 현실을 사실적으로 보여 주면서도, 김유정 특유의 해학과 풍자를 통해 그 비극을 드러내는 소설이야. 독자에게 뚜렷한 교훈을 직접 설교하려 하기보다는, 일제 강점기 농촌의 가난하고 절박한 현실을 보여 주고, 그 속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허황된 욕망에 휩쓸리는지를 드러내지. 그래서 작가는 직접 판단을 강요하지는 않지만, 허황된 욕망과 농촌 현실을 풍자적으로 비판하고 있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