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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진성 선생님과 함께 읽는 사씨남정기

윤진성 선생님과 함께 읽는 사씨남정기

김만중 (지은이), 윤진성 (옮긴이)
서연비람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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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진성 선생님과 함께 읽는 사씨남정기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윤진성 선생님과 함께 읽는 사씨남정기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우리나라 옛글 > 산문
· ISBN : 9791189171957
· 쪽수 : 256쪽
· 출판일 : 2026-07-30

책 소개

「사씨남정기」를 처음 접하는 청소년 독자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현대적인 문장으로 다듬었다. 원문의 어려운 표현과 낯선 호칭, 관직명은 이해하기 쉽게 정리하고, 긴 이야기는 사건의 흐름에 따라 나누어 소제목을 붙였다.

목차

책머리에 9
「사씨남정기」를 읽기 전에 13

사씨남정기
1. 신동 유연수, 세상에 이름을 알리다 23
2. 관음찬을 인연으로 사정옥과 백년가약을 맺다 26
3. 시아버지의 죽음과 후사에 대해 근심하다 42
4. 교씨를 둘째 부인으로 맞이하다 47
5. 교씨의 참소로 집안에 불화가 시작되다 53
6. 동청의 등장과 함께 교씨의 음모가 깊어지다 61
7. 옥지환으로 사씨 부인이 누명을 쓰다 70
8. 사씨 부인이 가문에서 쫓겨나다 91
9. 사씨 부인이 납치 위기를 넘기다 101
10. 남쪽으로 향하는 고된 물길, 절망에 빠지다 114
11. 사씨 부인이 황릉묘의 계시를 받다 124
12. 유연수, 마침내 진실을 마주하다 139
13. 기나긴 이별 끝에 극적으로 다시 만난 부부 166
14. 사씨 부인이 정실부인으로 돌아오다 178
15. 잃어버린 아들 인아를 되찾다 197
16. 교씨와 공모자들이 처참한 최후를 맞다 207
17. 유씨 가문이 번영하고 선악의 보응이 드러나다 215

「사씨남정기」 꼼꼼히 들여다보기 217
김만중의 문학 세계 247

저자소개

김만중 (지은이)    정보 더보기
서포 김만중은 조선 후기의 학자이자 관료이며 뛰어난 문필가였다. 병자호란 중에 유복자로 태어났다. 예학의 대가 김장생의 증손으로, 어머니는 해남부원군 윤두수의 4대손으로 명망 있는 가문 출신이다. 김만중의 어머니는 어려운 형편에도 두 아들의 교육에 힘을 쏟았다. 스물아홉 살에 벼슬길에 나아가 출세가도를 달려 대사헌에 이르렀다. 그러나 서인이란 출신 때문에 장희빈 일가를 둘러싼 어사로 선천에서 1년 간 유배생활을 하게 되었다. 기사환국이 일어나 다시 남해로 유배를 갔다가 그곳에서 세상을 떠났다. 문학 비평문인 『서포만필』을 비롯하여 소설 작품을 남겼다. 선천 유배생활 중에 상심한 어머니를 위로하기 위해 「구운몽」을 썼고, 남해 유배생활 중에 「사씨남정기」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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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다른 분들의 말씀은 모두 공정하지 못한 듯하여, 제가 들은 대로 바른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대감께서 부귀한 집안을 원하신다면 엄 승상 댁만 한 곳이 없습니다. 그러나 어질고 지혜로운 규수를 원하신다면 신성현(新城縣)의 사급사(謝給事) 댁 소저(小姐)만 한 사람이 없습니다. 그러니 이 두 집안 가운데에서 고르시면 좋을 듯합니다.”
매파의 말에 유현이 대답했다.
“부귀는 본래 내가 바라는 것이 아니오. 나는 어진 며느리를 얻고 싶소. 사급사는 대간 벼슬을 하다가 억울하게 귀양지에서 죽은 사람 아닌가. 참으로 강직한 인물이라고 들었는데, 그 집안에 딸이 있는 줄은 미처 몰랐소.”
“그 소저는 용모와 덕행이 모두 뛰어납니다. 제가 중매 일을 한 지 삼십 년이 넘었고, 높은 벼슬아치와 재상가의 딸들을 많이 보았지만, 이렇게 단정하고 지혜로운 소저는 처음 보았습니다. 더 알아보실 필요도 없을 만큼 훌륭한 규수입니다.”
매파의 답을 들은 유현이 말했다.
“우리는 얼굴만 보고 며느리를 들이려는 것이 아니오. 무엇보다 현숙한 덕행을 갖춘 사람이어야 하오.”
“사 소저는 덕행과 용모가 모두 훌륭합니다. 제 말을 믿기 어려우시다면, 사 소저가 얼마나 뛰어난 사람인지 직접 확인해 보셔도 좋습니다.”
주파는 이렇게 말하며 사 소저를 거듭 칭찬하고 장담했다. 매파가 돌아간 뒤, 유현은 그 말을 곰곰이 생각하다가 두 부인과 상의했다. 그러자 두 부인이 좋은 방도를 내놓았다.


세월은 흐르는 물처럼 지나 어느덧 삼년상을 마칠 때가 되었다. 상을 마친 뒤 유 한림이 다시 관직에 나아가자, 황제는 그를 크게 쓰고자 했다. 그러나 유 한림이 조정의 간신배들을 배척하는 강직한 기개를 지니고 있었으므로, 엄 승상(嚴丞相)은 그를 몹시 꺼려 사사건건 훼방을 놓았다. 그 때문에 유 한림은 뛰어난 재주와 명망에도 불구하고 벼슬길에서 뜻을 제대로 펼치지 못했다.
더구나 유 한림의 나이가 서른에 이르도록 슬하에 혈육 하나 없었으니, 부부의 시름은 날로 깊어졌다. 이를 누구보다 근심하던 사씨 부인은 마침내 한림에게 자신의 마음을 조심스레 털어놓았다.
“첩은 본디 몸이 허약하여 상공을 모신 지 십여 년이 지났으나, 아직 혈육 하나 얻지 못하였습니다. 옛말에 불효가 삼천 가지라 하나 그중 아들 없는 죄가 가장 크다 하였으니, 후사를 잇지 못한 저의 죄는 실로 가볍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상공의 너그러우신 덕으로 무탈히 지내 왔습니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 보니, 상공께서는 대대로 독자(獨子)로 이어 온 유씨 가문의 종손이십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유씨 가문의 종사가 끊어질까 심히 걱정됩니다. 부디 첩을 개의치 마시고 어진 여인을 새로 들이시어 아들딸을 얻으신다면, 이는 가문의 큰 경사일 뿐 아니라 첩의 허물 또한 조금이나마 덜 수 있는 길일 것입니다.”
사씨 부인의 말에 유 한림은 허허 웃으며, 아내를 위로했다.
“자식이 없다 하여 어찌 부인을 두고 다른 여인을 들이겠소. 예로부터 소실을 들이면 집안이 어지러워지는 일이 많다 하였거늘, 부인은 어찌 스스로 화근을 부르려 하오? 이는 결코 옳은 일이 아니니, 다시는 그런 말을 꺼내지 마시오.”
이에 사씨 부인이 다시 조심스럽게 말했다.
“첩이 비록 부족하오나, 세속의 아낙들이 투기하여 일을 그르치는 폐단쯤은 익히 알고 경계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제 걱정은 거두어 주시옵소서. 옛사람들도 한 남편이 처첩을 두고도 화목하게 지내면 이를 미덕으로 여겼습니다. 첩이 비록 덕망은 모자라나, 어리석은 여인들의 투기를 본받아 집안을 어지럽히는 일은 결코 없을 것입니다.”


유 한림이 동청을 불러 사람됨을 살펴보니, 말이 민첩하고 막힘이 없었다. 더구나 믿는 친구의 추천까지 있었으므로, 곧 그를 집에 두고 서사(書士)로 임명하여, 문서와 집안일을 맡아보게 했다.
그런데 동청은 본래 간사하고 교활한 사람이었다. 그는 유 한림에게 아첨하고, 유 한림이 하고자 하는 일을 미리 알아차려 비위를 잘 맞추었다. 순진한 유 한림은 그런 동청을 기뻐하며 점점 신임하게 되었다. 그러나 동청의 태도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던 사씨 부인은 마음이 놓이지 않아 유 한림에게 넌지시 말했다.
“들리는 말에 의하면 동청이라는 사람은 정직하지 못하다고 합니다. 큰일을 저지르기 전에 내보내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전에 있던 곳에서도 좋지 못한 일을 많이 하다가 일이 드러나 쫓겨났다고 하니, 곧 내보내십시오.”
“남의 소문이 참인지 거짓인지 어찌 알 수 있겠소. 더구나 친구의 추천으로 받아들인 사람이니, 좋고 나쁨은 좀 더 두고 보아야 하지 않겠소?”
“사람은 바르지 못한 사람과 함께 지내면 주위 사람까지 그릇된 일에 물들게 되는 법입니다. 그러니 빨리 내보내어 집안의 법도가 어지러워지지 않도록 미리 막는 것이 좋겠습니다. 만일 그런 표리부동한 사람 때문에 돌아가신 부모님의 가법이 무너진다면, 그때 후회해도 소용이 없을 것입니다.”
“당신의 말도 일리는 있소. 그러나 세상 사람들은 남을 헐뜯는 소문을 퍼뜨리기 좋아하니, 지금 들은 말만으로 판단할 수는 없소. 조금 써 보아야 참과 거짓을 알 수 있을 것이고, 좋지 못한 점이 드러나면 그때 처리하는 것이 옳지 않겠소?”
사씨 부인은 자신의 조언을 귀담아듣지 않는 남편의 태도가 못마땅했다. 예전 같으면 이 정도로 말했을 때 남편이 자기 말을 따랐을 터인데, 이번에는 유난히 고집하는 것이 이상하게 느껴졌다. 사실 유 한림이 사씨 부인을 신임하는 마음은 예전과 분명히 달라져 있었다. 첩 교씨의 참소로 인해 한림에게 사씨 부인을 의심하는 마음이 생긴 것을 아직 사씨 부인은 알지 못했다. 그래서 말은 길어졌으나, 끝내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
그 뒤 동청은 큰집의 살림을 도맡는 집사로서 일을 전담하게 되었다. 그는 더욱 힘써 유 한림의 비위를 맞추었고, 동청의 간교함에 눈이 가려진 유 한림은 사씨 부인의 충고를 쓸데없는 걱정으로 여기며 잊어버렸다. 그러고는 오히려 동청을 더욱 신임하여 중요한 집안일까지 거의 일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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