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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89205454
· 쪽수 : 120쪽
책 소개
목차
1부 마음의 꼬리
분견糞犬·12
소실점·14
그리운 언덕·15
날개·16
슬픈 인연·17
까치 아파트·18
마음의 꼬리·20
동행·21
바다, 그 영원한 ― 섬 아닌 섬·22
안부·23
무심으로 서다 ― 덕진 연못에서·24
기도·25
흔들리는 말·26
사랑·28
금붕어 요양원·29
기적·30
기로에 서다·32
2부 혼잣말의 초상
후회를 안개처럼·34
천둥소리·35
광야에서·36
재계약·37
혼잣말의 초상·38
죽자 하면 산다·40
고향의 밤·41
고백·42
기적 소리 ― 원두막·44
미결수·45
편지·46
개구리·47
연리지·48
낙엽·50
어우러지다·51
타령·52
3부 하얀 그리움
야지랑을 떨다·56
새벽길·57
설치다가·58
불효·59
화가·60
끈·61
하얀 그리움 ― 장안산에서·62
휴전선의 봄·63
신세타령 ― 닭 ·64
등대·66
대박세일·67
노숙路宿·68
개망초·69
돌잔치·70
눈물 같은 눈물·72
독백·73
4부 익숙한 약속
길·76
누렁이 생각·77
어머니 말씀·78
텃밭에서·79
낙법落法·80
여명·81
오카리나·82
익숙한 약속·83
해후·84
못을 뽑다가·85
남은 것의 무게·86
공중전화·87
굴렁쇠·88
바람아·89
금랑화·90
세상을 더듬다·91
천 년의 시간·92
■ 해설 | 정휘립
과거태過去態와 현재태現在態의 길항拮抗, 그 양가적兩價的 함수函數 관계·94
저자소개
책속에서
분견糞犬
똥개의 하루는 마음대로다
골목길 누비며 꼬리를 세워 호기 부리나
절절히 자유를 구걸하지 않아 굴레가 없다
번듯한 가계와 우람한 몸짓
똥개처럼 빈곤 속 풍요로움 어디 있으랴
옹골차게 발라먹은 뼈다귀와
맹물에 눈물겨운 찬밥 몇 덩이 던져주는
하대에도 점잖게 숙이는 고갯짓,
세상의 누가 이보다 더 자유로울까
파리 모기와 밤낮없이 숨바꼭질하고
귀뚜라미 소리에 잠 설쳐 눈 깜박이다가도
눈발 분분한 엄동설한엔 눈동이 되고
맛깔나게 달 뜬 밤 울적해 우 한 번 울부짖으며
제 할 일 헤쳐 가는 한량 같은 일상
어쩌다 걷어채면 으르렁대고
찌푸린 눈살 쌓여가지만
미래 없는 그에게도 오륜*이 있다
* 동양철학자 김경탁의 말
頻舐基子 ― 어미개가 제 새끼를 핥아주며 귀여워한다 ― 부자유친
不吠基主 ― 자기를 길러준 주인의 은혜를 잊지 않는다 ― 군신유의
交尾有時 ― 함부로 덤비지 않고 대를 가려 짝을 짓는다 ― 부부유별
小不敵大 ― 젊은 개가 늙은 개를 상대로 싸우지 않는다 ― 장유유서
ㅡ吠群応 ― 한 마리가 짖으면 동네 개가 따라 짖는다 ― 붕우유신
소실점
상강 아침 해 뜰 무렵
병동 옥상
직각의 벽돌 사이를 몇 바퀴 돌다 미끄러져 떨어진
미동의 꿀벌 한 마리
건성이었으면 밟아 죽였을
내 눈, 얼마나 다행인가
두 손 가득
기적 같은 느낌으로
유리창을 빼꼼 열어주자
뒤돌아보지 않고 날아가는
저 하늘의 점 하나
참, 맑다
그리운 언덕
지푸라기 눈썰매 타던
첫눈 온 아침
중천에 붉은 해 떠오를 쯤
뒷동산 비탈길 속살 내밀면
산토끼 눈동이들
동산 헤매고
처마 밑 고드름
기지개 켤 때
눈길에 넘어지던
어머니 목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