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외국시
· ISBN : 9791189205505
· 쪽수 : 144쪽
· 출판일 : 2019-10-09
책 소개
목차
Ⅰ
미래·10
과거·12
소년·14
그리운 추억·16
하늘의 끝·18
거리·20
눈뜨다·22
그리움·24
받아들이다·26
소년의 시·28
세상·31
일식·33
셴닝·온천·35
베이징·첫눈·37
싼야·39
시구詩句·40
헌시獻詩·41
Ⅱ
이런 것은──십행시 1·44
과정──십행시 2·45
안녕히──십행시 3·46
어쩌면──십행시 4·47
상처주다──십행시 5·48
새벽녘──십행시 6·49
사랑스러운 아이──십행시 7·50
예류──대만11장 1·51
타이베이──대만11장 2·53
르웨탄──대만11장 3·55
아리산──대만11장 4·57
가오슝 항──대만11장 5·59
컨딩──대만11장 6·61
타이둥 당숙──대만11장 7·63
화롄──대만11장 8·65
협곡──대만11장 9·67
다시 고궁──대만11장 10·69
안녕, 타이베이──대만11장 11·71
Ⅲ
시작詩作·74
천천히·75
강의 흐름·76
해바라기·77
파란 딸기·78
한밤중·79
이별을 고하다·82
소원·84
봄 풍경·85
축복·86
외조부──청명清明에 사람을 회상하다 1·87
쩡줘 선생──청명에 사람을 회상하다 2·88
멍란孟然──청명에 사람을 회상하다 3·89
롱췐준栄全君──청명에 사람을 회상하다 4·90
왜냐하면·그러므로·91
잊다·94
변방 도시·95
악기의 울림·96
초원·97
썰물·98
보리수·99
Ⅳ
찬미·102
결말·103
열차·105
늙다·106
조국·107
시간·108
과거·109
솔직한 고백·110
시작·111
희망봉·112
남아프리카·개미·114
세상·115
공양·116
자유로운 이야기·117
눈꽃·118
야푸리·폭설·119
보석·120
돌·122
도시·123
온기·125
해설 겸 옮긴이의 말 | 한성례
검을 짊어지고 떠난 소년의 시적 탐구 여행·128
책속에서
미래
누가 이 땅의 전기*가 되어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칭송받을 것인가
누가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어
유위전변*을 맛보고
종잡을 길 없는 공허함을 느끼거나
혹은 천지를 감동시킬 것인가
누구의 시구詩句가 광장의 돌에 새겨져
아이들에게 온전히 기억되고
한 편 한 편이 동요가 되어
잠들기 전의 어린 마음을 움직이게 할 것인가
그 무엇도 예견할 수 없다
미래는 마치 어두운 밤과 같아서 갈피를 잡기 어렵다
하지만 나는 아이들과 하나가 되어
옛날부터 불러온 청신한 노래를 부르리라 그것만을 생각하리라
사람들에게 기억되지 못한다면
결국 잊혀간다는 말조차 의미가 없을지니
〈옮긴이 주〉
* 전기(傳奇) : 기이한 일을 세상에 전함. 기이한 사실을 취재한 소설이나 희곡.
* 유위전변(有爲轉變) : 세상 모든 현상은 그대로 있지 않고 인연으로 인해 변해 간다는 말로서, 세상사의 덧없음을 뜻한다.
과거
우리는 왜 세상사에 마음이 흔들려
결국에는 참지 못하고 뜨거운 눈물을 흘리는 것일까?
마음속 찰나의 부드러움이
우리를 너에게로 향하게 하는 것일까?
꽃잎이 바람에 떨어져
진흙탕 속에서 한 번도 그친 적 없던 필사의 몸부림을
잠시 멈추게 하는 것은
마음이 가벼워지지 않을 때 떠오른 과거다
간절한 혹은 얼음처럼 차가운 표정
도깨비 형상이었다는 기억, 견딜 수 없었던 말
한순간의 부드러움이 바람에 날아가면
그 자리를 대신한 시간 속에서 너는 곧 잊혀진다
이제 떠오르는 사람은 없다
그 한때를 영혼이라고 하는 걸까
그 한때에 영혼이 깨어났다가 다시 바람에 불리어 사라진다
마음의 평정을 찾지 못하고
마음의 고통을 참을 수 없었던 세월
불안했던 과거가 악행을 획책하며 준동하고 있다
소년
이 또한 예지할 수 없는 여정이리라
언제쯤 아름다운 어구語句와 문장이 찾아와
생활 속 하나하나에 깊이 파고들어
광야 한가운데의 경쾌한 진동에
조용히 귀 기울일까
20년 전에는 조금도 신경 쓰지 않았던 마음의 움직임이
20년 후 어느 오후에 싹을 틔운다
그것이 바다여도 좋고 그것이 검푸른 물결이어도 좋다
숲 속의 좁은 돌길은 여전히 단단하게 자리 잡고 있다
우리는 길마다 무엇을 떨어뜨리며 왔을까
허덕지덕 바빴던 오후
가상공간 속 친밀한 교류의 가능성에 대해 토론하며
커피는 식고 스타벅스의 불빛도 어둑해진다
값비싼 땅에 자리한 오피스빌딩을 나온 후
시골 소년은 온 얼굴에 힘을 모아 심호흡을 한다
소년은 낙엽이 어지러이 흩어진 골목을 걸어간다
오후의 태양이 따라오고 매미가 쉼 없이 울어댄다
사계절 푸르른 나무들도 성장을 멈춘 적은 없었다
노쇠한 세월은 옛날부터 소년의 것은 아니었다
아아 소년이여! 그것은 나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