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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급식

오늘의 급식

기사라기 가즈사 (지은이), 김윤수 (옮긴이)
  |  
라임
2021-01-29
  |  
1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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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급식

책 정보

· 제목 : 오늘의 급식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91189208707
· 쪽수 : 168쪽

책 소개

라임 청소년 문학 47권. 공립 중학교에 다니는 1학년 같은 반 학생인 여섯 아이들의 이야기를 단편으로 실은 연작 소설로, 한 편마다 주인공 한 명의 이야기가 릴레이 형식으로 풀어진다. 사춘기 청소년의 생생한 심리를 섬세하게 그려 냈다.

목차

젤리 새콤달콤 차가운 화해의 맛
마파두부 보드랍고 달달한 성장의 맛
흑당 크림빵 두근두근 아릿한 첫사랑의 맛
마카로니 수프 어정쩡함을 날려 버릴 결의의 맛
초코우유 짜릿할 만큼 강렬한 용기의 맛
크레이프 한 겹 한 겹 포개지는 약속의 맛

저자소개

기사라기 가즈사 (지은이)    자세히
1983년에 일본 군마현에서 태어났다. 2009년 《번데기의 꿈》으로 제49회 고단샤 아동 문학 신인상 가작, 《미스터리어스 세븐》으로 제7회 주니어 모험 소설 대상, 2011년 《노래하는 개구리 공주》로 제4회 일본 아동 문학가 협회 신인상을 수상해다. 지은 책으로 《래빗 히로》《두 친구는 책을 아주 좋아해!》《생일 모임은 공룡을 불러서》 외 다수가 있다. 《오늘의 급식》은 우리나라에 소개되는 첫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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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수 (옮긴이)    자세히
동덕여자대학교 일어일문학과와 이화여자대학교 통번역대학원을 졸업했다. 옮긴 책으로는 『연쇄 살인마 개구리 남자』, 『연쇄 살인마 개구리 남자의 귀환』, 『작가 형사 부스지마』, 『짐승의 성』, 『해바라기가 피지 않는 여름』, 『한밤중의 베이커리』, 『코코로 드림』, 『인간 수컷은 필요 없어』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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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젤리, 새콤달콤 차가운 화해의 맛
아빠의 사업 부진으로 도쿄에 살다가 시골 외할머니 댁으로 이사를 오게 된 미키. 근처에 있는 공립 중학교에 입학했지만, 자꾸만 도쿄에서의 생활이 눈에 아른거려 좀처럼 적응하지 못한다. 싸구려 급식은 입에 맞지 않고, 점심시간마다 시끄럽게 떠드는 남학생들을 보고 있자니 눈살이 찌푸려진다. 그러던 어느 날, 미키는 7월 칠석을 기념하는 대나무에 ‘세이린으로 돌아가게 해 주세요.’라고 소원을 적고, 친구 고즈에가 이것을 발견하게 되는데…….

급식으로 나온 프라이드치킨은 얼핏 봐도 퍼석퍼석했고, 야채수프 위에는 기름이 둥둥 떠 있었다. 입맛이 뚝 떨어졌다. 마지못해 맨 빵만 조금씩 뜯어 먹고 있는데, 맞은편에 앉은 마사토가 살가운 척을 하면서 다가왔다.
“저기, 미키. 그거 안 먹을 거면 나 줄래? 치킨 말이야.”
프라이드치킨은 이 학교에서 엄청 인기 있는 메뉴인 듯했지만, 나는 하나도 아깝지 않았다. 심드렁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먹어.”
“저, 정말? 정말로?”
마사토가 깜작 놀라 되물었다.
“나 준다고? 프라이드치킨이야, 프라이드치킨! 너, 주고서 후회하기 없기다!”
자기가 달라고 해 놓고선 왜 저렇게 법석인지. 나는 마사토 목소리가 시끄러워서 인상을 찌푸렸다. 그런데 그때 옆에서 심술궂은 목소리가 날아와 귀에 꽂혔다.
“우리 학교 급식이 그렇게 싫어?”
고개를 휙 돌리자 고즈에가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나는 너무 당황해서 말을 더듬었다.
“그, 그게 아니라 입맛이 좀 없어서…….”
“억지로 거짓말할 필요 없어. 너, 부잣집 애들이 다니는 학교의 고급 급식만 먹어서 이런 싸구려 급식은 안 먹고 싶은 거 아냐?”


마파두부, 보드랍고 달달한 성장의 맛
키도 작고 동화책만 읽는 모모는 자기가 어린애 같은 것이 큰 콤플렉스이다. 큰마음을 먹고 맵디매운 중국집 전통 마파두부를 먹어 보기도 했지만, 입안이 홀라당 데이고 배만 아플 뿐이다. 어릴 적부터 같이 동화책을 읽던 미쓰루는 더 이상 동화책을 읽지 않고, 친구들은 매운 마파두부가 맛있기만 하다는데……. 모모는 친구들만 모두 어른이 되고 자신은 뒤처지는 것 같아 걱정이 된다. 그런데 어느 날, 도서관에 갔다가 동화책을 읽고 있는 미쓰루를 발견한다! 미쓰루도 모모처럼 하루빨리 어른이 되려고 아등바등했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모모는 마음속에 깊이 박혀 있던 응어리가 사라지는 기분을 느낀다.

“미안……. 그런데 너, 이거 빌리려고 했던 거 아냐?”
나는 머뭇거리면서 포클 책을 내밀었다. 하지만 미쓰루는 책을 거들떠보지도 않은 채 이렇게 말했다.
“아니. 저번에 네가 말했던 게 생각나서 잠깐 훑어본 것뿐이야.”
“너, 엄청 재미있어 하는 것처럼 보였는데…….”
“아니라니까.”
미쓰루가 단호한 목소리로 말하자 나는 또 움츠러들었다. 그런데 그때 미쓰루가 나직이 한마디를 덧붙였다.
“야, 생각해 봐. 이렇게 덩치 큰 중학생이 초등학교 중학년용 동화책을 읽고 있으면 안 이상하겠냐?”
아, 그렇구나……. 나는 그 말을 듣고서야 깨달았다.
미쓰루는 동화를 안 좋아하는 게 아니었다. 미쓰루의 표정과 목소리가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문득 오늘 미키와 나눴던 이야기가 떠올랐다. 미치는 어른인 척하는 내가 화난 것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나만 그런 게 아니라 미쓰루도 마찬가지였던 거다.
나는 나보다 머리 하나는 더 큰 미쓰루를 슬며시 올려다보았다. 미쓰루는 골난 얼굴로 내 시선을 어색하게 피했다.
어쩌면 미쓰루도 서둘러 어른이 되려고 무리하고 있는 건 아닐까? 나와 다르게 미쓰루는 겉모습이 점점 어른처럼 변하고 있으니까. 그래서 나보다 더 초조해져서 커진 몸집에 내면을 맞추려고 어른처럼 행동하고, 좋아하던 동화책도 안 읽고…….
그러니까 나 혼자서만 어른이 되어야 한다고 바동거렸던 게 아닌 모양이었다. 그 사실을 알게 된 순간, 내 입에서 멋대로 말이 튀어나왔다.
“아니야, 절대로 안 이상해!”


흑당 크림빵, 두근두근 아릿한 첫사랑의 맛
미쓰루는 친구 마사토의 누나인 시오리 누나를 짝사랑하고 있다. 두 사람은 책을 좋아한다는 공통점으로 대화의 물꼬를 트기 시작했고, 미쓰루는 시오리 누나와 매일 책 감상을 주고받으며 짝사랑의 마음을 키워 나간다. 그러던 어느 날, 고등학교에 진학한 누나가 등교 거부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어떻게 하면 시오리 누나에게 힘이 될 수 있을까?

시오리 누나는 나를 발견하고 잠시 놀란 듯하더니 이내 차가운 말투로 물었다.
“왜? 혹시 마사토가 무슨 부탁이라도 하던?”
“아, 아뇨! 누나한테 주고 싶은 게 있어서요.”
시오리 누나가 눈살을 찌푸렸지만, 나는 모른 척하며 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가방에서 흑당 크림빵을 꺼내 누나 손에 꼭 쥐여 주었다.
“빵? 이건 왜…….”
“그게, 전에 누나가 좋아한다고 했던 게 생각나서요. 먹어 본 지 오래됐을 테니까 좋아하지 않을까 싶어서……. 어, 어제 만났을 때 중학교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고 했잖아요. 그래서 그때 좋아했던 급식이라도 먹어 보면 어떨까, 그런 생각이 들어서…….”
어떻게 말할지 여러 번 생각하고 왔는데 바보같이 횡설수설했다. 얼굴이 점점 다라오르는 게 느껴졌다. 역시 고등학생인 누나의 기운을 좋아하는 음식으로 북돋으려 하는 건 너무 순진한 발상이었던 걸까? 마사토라면 단박에 통했을 텐데.
나는 시오리 누나의 표정을 보려고 흘끔거렸다. 왠지 반응이 별로인 거 같아서 차마 얼굴을 똑바로 쳐다볼 수가 없었다. 그런데 누나가 걱정스럽게 물었다.
“설마 빵도 안 먹고 동아리까지 하고 온 거야? 나한테 주려고?”
“그건 걱정 마세요. 결석한 친구 것이 남아서 가져온 거예요. 제가 빵은 다 먹었어요.”
이번에는 재빠르게 준비해 둔 대답을 했다. 그런데 그 순간, 내 배에서 엄청나게 크게 꼬르륵 소리가 났다. 마치 그 말을 기다렸다는 듯, 나도 처음 들어 볼 만큼 무지무지 큰 소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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