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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전 일본소설
· ISBN : 9791189243029
· 쪽수 : 584쪽
· 출판일 : 2018-08-07
책 소개
목차
바람의 마타사부로
9월 1일 / 9월 2일 / 9월 4일, 일요일 / 9월 5일 / 9월 7일 / 9월 8일 / 9월 12일
빛의 맨발
산속 오두막 / 고개 / 어스름의 나라 / 빛의 맨발 / 고개
쏙독새의 별
눈길 건너기
첫 번째 이야기, 아기 여우 곤사부로 / 두 번째 이야기, 여우초등학교의 환등회
바라우미초등학교
카이로 단장
첼리스트 고슈
조개불
고양이 사무소 ― 어느 작은 관청에 관한 환상
은하철도의 밤
오후 수업 / 인쇄소 / 집 / 켄타우루스 축제의 밤 / 수레바퀴 기둥 / 은하 정거장 / 북십자성과 플라이오신 해안 / 새를 잡는 사람 / 조반니의 차표
쌍둥이별
쌍둥이별 1 / 쌍둥이별 2
검은 포도
개머루와 무지개
깊은 숲 속
나메토코 산의 곰
늑대 숲, 소쿠리 숲, 도둑 숲
떡갈나무 숲의 밤
주문이 많은 요리점
구스코 부도리의 전기
숲 / 천잠사 공장 / 수렁논 / 구보 대박사 / 이하토브 화산국 / 산무토리화산 / 구름바다 / 가을 / 칼보나드섬
펜넨넨넨넨 네네무의 전기
펜넨넨넨넨 네네무의 독립 / 펜넨넨넨넨 네네무의 출세 / 펜넨넨넨넨 네네무의 시찰 / 펜넨넨넨넨 네네무의 안심 / 펜넨넨넨넨 네네무의 출현
폴라노 광장
도망간 산양 / 토끼풀의 불빛 / 폴라노 광장 / 경찰서 / 센다드 시의 독나방 / 바람과 풀 이삭
책속에서
그 커다란 사람은 잠시 하늘을 보았습니다. 천인 한 명이 노란색 삼각형 문양이 새겨진 멋진 그릇을 들고 곧바로 내려왔습니다. 그리고 파란 땅 위에 내려 그 커다란 사람 앞에 공손하게 무릎을 꿇고 그릇을 바쳤습니다.
"자, 모두 먹어 보렴."
그 커다란 사람은 나라오에게 하나를 주면서 아이들에게 말했습니다. 어느새 모두 훌륭한 과자를 하나씩 들고 있었습니다. 그 과자에 살짝 혀를 댄 순간부터 몸속이 맑고 시원해졌습니다. 혀끝에서 파란 반디색과 주황색의 불, 그리고 아름다운 꽃무늬가 반짝반짝 보였습니다. 먹고 나면 몸에 생기가 돌았습니다. 그리고 조금 후 몸속에서 뭐라고 형용할 수 없는 좋은 냄새가 희미하게 퍼졌습니다.
"엄마는 어디에 계실까?"
나라오가 갑자기 생각이 떠오른 듯 이치로에게 물었습니다. 그러자 그 커다란 사람이 이쪽을 돌아보더니 부드럽게 나라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습니다.
"지금 네게는 이전의 어머니를 만나게 해주마. 너는 이곳에서 학교에 들어가야 한단다. 그리고 잠시 형과는 헤어져야 한단다. 형은 다시 한번 어머니가 있는 곳으로 돌아가야 하기 때문이란다."
그리고 이치로에게 말했습니다.
"너는 다시 한번 원래의 세계로 돌아가거라. 너는 솔직하고 착한 아이다. 그 가시들판에서도 용케 동생을 버리지 않았지. 그때 찢어진 네 발은 이제 맨발로 칼 숲을 걸어갈 수도 있단다. 지금의 마음을 결코 잊지 말거라. 이곳에서 많은 사람이 네가 있는 나라로 가고 있단다. 잘 찾아서 진정한 길을 배우도록 하여라."
그 사람은 이치로의 머리를 쓰다듬었습니다. 이치로는 오로지 두 손을 모은 채 눈을 감고 서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치로는 하늘에서 힘차고 아름답게 울려 퍼지는 노랫소리를 들었습니다. 그 노랫소리는 계속해서 변했고 모든 풍경은 희미한 안갯속처럼 멀어져갔습니다. 단지 그 안개 너머로 한 그루의 나무가 하얗게 빛나며 서 있었고 훌륭해진 나라오가 빛나는 모습으로 무언가를 말하고 싶은 듯 희미하게 웃으면서 이쪽으로 잠시 손을 내밀었습니다.
― <빛의 맨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