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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89254377
· 쪽수 : 340쪽
· 출판일 : 2020-07-15
책 소개
목차
서문
PART 1 죽는다는 것 그것은 나쁘지 않다 13
나그넷길의 세월 17
순간을 정지시켜 23
고독의 정수 27
예배당이 바벨탑인지 두드려 봐야 한다 33
살아서 만난 당신 37
옷이 지닌 시적 은유 43
고흐의 고백일까? 47
겨울나무에 어리는 적막 53
별의 속삭임 57
현재와 선물 63 등등
PART 2 지금은 내가 부분적으로 아나… 89
침묵이라는 시 93
그럼에도 불구하고 98
빛의 노크 103
김홍도의 마지막 그림 107
응시 113
깊고 고독한 사랑의 심연을 터치하는 작품 「연인들」 117
기다림의 세월 121
당신이 작품을 완성하세요 126
살짝 죽음을 생각해도 좋은 시절 131
서늘한 생각 137 등등
PART 3 아름다운 축복의 시간 169
가슴 찢어지는 이야기를 들어주시고 173
간절하십니까? 177
그녀를 기억합니다 181
홀로이면서 숲이라는 우리 185
오베르 교회 189
의심하는 도마와 도마의 치유 193
아름답고 시적인 블루 197
여든한 송이 매화 201
슬픔의 시간 207
노란색-놀랑색 211 등등
도판목록 335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슬프고 우울한 날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봄이 오고 있는데 말이지요. 꽃이 피거나 새순이 돋지 않아도 숲은 이미 변해 있습니다. 그러니까 움이 트려는 몸짓을 시작한 거죠. 가까이서 보면 조그마한 돌기들이 살짝 부풀려 보이지만 멀리서 바라보면 그것들이 함께 모여 전체적으로 아주 조금 들썩인다고나 할까. 겨우내 삐쭉했던 산이 한결 부드러워졌어요. 형언할 길 없는 봄 분위기가 스미어든 거죠.
색의 변화도 있어요. 저게 뭐지 하며 의심하게 만드는 색으로 변화의 빛이라고나 할까, 역시 형언키 어려워요.
너무나 익숙했던 소소한 일상들이 사라졌습니다. ‘사회적 거리 두기’라는 낯선 문장이 선생이 되어 우리를 이끌어 갑니다. 다가서지 말라니요. 우린 평생 가까이하기 위하여 노력하며 살아온 사람들인데요.
정겨운 사람들과 차를 마시는 작은 행복조차 마음 놓고 하지 못합니다. 공원에서 사랑스러운 아이들을 만나도 눈 맞춤은커녕 멀리 돌아서 지나갑니다. 모두 다 아는 얼굴이라 주일 예배를 드리긴 했지만 함께 밥도 못 먹었습니다. 마치 한겨울에 문을 열어 놓은 것처럼 서늘한 기분이었어요. 쇼펜하우어가 그랬어요. 자신의 불행을 이기는 방법은 남의 더 깊은 불행을 바라보는 일이라고. 뭐 그다지 품격 있는 사유는 아니지만 저절로 전염병 그림을 찾아보게 되니 사실 같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