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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음악 > 음악가
· ISBN : 9791189346164
· 쪽수 : 368쪽
· 출판일 : 2020-10-12
책 소개
목차
1. 팬클럽
2. 어린 시절과 청소년기(1933~1949)
‘음악이 울려 퍼지는 집’
‘독서는 우리를 신비롭게 만든다’
3. 밀라노와 빈의 학창 시절(1949~1958)
문학사 산책: 살바토레 콰시모도
시에나 강좌: 주빈 메타와 다니엘 바렌보임 첫사랑
빈: 스승 한스 스바로프스키
4. 콩쿠르 우승과 지휘대 정복(1958~1968)
파르마에서 실내악을 가르치다
신세계로 떠나다: 뉴욕의 레너드 번스타인
지휘 경력의 시작
5. 오페라의 표준: 스칼라 극장(1968~1986)
밀라노의 혁신
클라우디오 아바도의 오페라 ‘기본 레퍼토리’
6. ‘무지카/레알타’: 클라우디오 아바도, 루이지 노노, 마우리치오 폴리니
7. 클라우디오 아바도와 그의 청소년 오케스트라들
8. 지휘대에서 얻은 많은 직함(1972~1985)
9.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1979~1987)
10. ‘감정의 궁전에서’: 빈 국립오페라(1986~1991)
‘빈 모데른’
프로그램 구성
새로운 사랑
빈과 작별하다
11. 베를린 필하모닉 I(1989~1998)
베를린 필과 그 지휘자들
선출
베를린에서의 첫해
리허설 방식과 음악의 이상: 빌헬름 푸르트벵글러의 자취를 따라서
‘베를린의 음악’
초청 공연, 연주 여행, 잘츠부르크 부활절 음악제
지멘스 음악상
12. 클라우디오 아바도의 베를린 테마 음악회
시리즈 1: 횔덜린(1993)
시리즈 2: 파우스트(1994)
시리즈 3: 고대 그리스(1994~1995)
시리즈 4: 셰익스피어(1995~1996)
시리즈 5: 알반 베르크/게오르크 뷔히너(1996~1997)
시리즈 6: 방랑자(1997~1998)
시리즈 7~8: ‘트리스탄과 이졸데-사랑과 죽음의 신화’, ‘아모레 에 모르테’(1998~1999)
시리즈 9: ‘음악은 지상의 즐거움’(2000~2001)
시리즈 10: 파르지팔’(2001~2002)
13. 베를린 필하모닉 II(1998~2002)
베를린 필 재계약 포기의 충격
베를린 필 고별 음악회
14. 친구들과 함께 만든 오케스트라: 루체른(2003~2013)
루체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언제나 다시 베를린
15. 이탈리아와 라틴아메리카
모차르트 오케스트라
밀라노 스칼라 극장으로의 귀환
라틴아메리카 참여 활동: ‘엘 시스테마’
16. 만년의 연주 활동 - 내면화한 듣기
관현악 연주로 드러나는 세계관
음반 제작
17. 죽음과 변용
한 인격과의 만남
옮긴이의 말
미주
음반과 영상물
인명 찾아보기
리뷰
책속에서
훗날 아바도는 자신의 피아노 연주에 대한 아버지의 ‘무자비한 비판’ 외에 듣기에 관한 중요한 조언을 떠올렸다. 서로의 음악을 주의 깊게 경청하는 것이야말로 음악을 심도 있게 지각하는 방법이라는 지침이었다. “아버지가 알려준 본질적인 비밀은 함께 음악을 할 때 연주 자체보다 듣는 능력이 훨씬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아버지는 음악에서 ‘반주’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가르쳤다. 그것은 주의 깊게 귀를 기울이면서 상대방 마음속으로 들어가, 말로 표현하지 못한 것과 감정과 사고까지 포착하려는 대화와 똑같다고 했다. 인생에서도 음악에서도 우리는 들을
줄 알아야 상대방을 이해하고 그의 말을 따라갈 수 있다.”
_2장, 어린 시절과 청소년기
클라우디오 아바도의 예술 이념과 실천에는 청소년 음악에 기여하겠다는 책임 의식도 포함되어 있었다. 젊은 음악가의 사회적 역할과 연주의 자발성 및 유연성에 관심을 가지고 개인적으로도 깊이 이입했기 때문이었다. 아바도는 뛰어난 결단력을 바탕으로 청소년 오케스트라를 창립했고 열정적으로 지도했다. 오케스트라 꿈나무들과 가까이 지내야 한다는 그의 신념과 일치하는 일이었다.
_7장, 클라우디오 아바도와 그의 청소년 오케스트라들
느긋해 보이는 신임 예술감독과의 첫 오케스트라 리허설. 말러의 교향곡 1번의 악보가 보면대에 놓여 있다. 단원들은 아바도의 집중력과 여유로움에 큰 인상을 받은 듯하다. 말러의 교향곡 3악장을 연습한다. ‘장중하고 위엄 있게, 그러나 처지지 않게’ 연주하라는 지시어가 있고, 〈자크 형제〉의 선율을 콘트라베이스와 관악기가 신랄하게 비틀어 연주한다. 단원들 얼굴에서 크게 만족해하는 표정이 보인다. 곧 요란하게 치솟아 오르는 마지막 악장이 이어진다. 승리의 코다에 이르자 명령이라도 받은 것처럼 여덟 명의 호른 주자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익숙한 듯 똑바로 서서 힘찬 선율이 약동하는 합창풍의 악절을 연주한다. 아바도는 당황해서 호른 주자들 쪽을 바라보다 고개를 젓고 웃으며 연주를 중단시킨다. 그리고 호른 주자들에게 왜 여기에서 격정적인 감정 과잉의 동작을 포기해도 되는지 친절하게 설명한다. “이런 것은 말러 시대에는 대단히 근사했지만, 오늘날에는 너무 나간 거라고 생각해요.” 다른 단원들이 조용히 또는 소리 내어 웃는다. 그들은 아바도의 단도직입적이지만 부드러운 훈계를 받아들인다. 오케스트라 단원들은 아바도에게 비판을 받았다고 느끼지 않는다. 오히려 친근한 어투 때문에 진지하게 대접받았다고 생각한다.
_11장, 베를린 필하모닉 I(1989~19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