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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음악 > 서양음악(클래식)
· ISBN : 9791189346188
· 쪽수 : 416쪽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 염소와 바이올린
실내악
현악 사중주를 위한 귀
실내악의 개념
음악의 질
음악가의 지위
피아노 대 바이올린
하이든과 현악 사중주의 탄생
네 악기의 대화
하이든과 현악 사중주의 정신
초기 사중주 - 네 명의 사람
자의식 높은 작곡가
현악의 연주자들
관대한 후원자
시민 애호가
초기 사중주 따라 듣기
중기 사중주 - 네 가지 시간
살롱에서 공연장으로
가속화된 시간과 내면화된 시간
선형적 시간과 비선형적 시간
중기 사중주 따라 듣기
후기 사중주 - 네 가지 자아
상실 그리고 한
만든다는 것의 신화
초월을 향하여
사중주 네 주체의 회복
네 명의 자아
후기 사중주 따라 듣기
마지막 사중주 - 화해의 시간
양아들의 ‘죽음’
용서의 은총
에필로그 - 새로운 듣기의 기쁨
미주
참고 문헌
도판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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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그러던 어느 날 새로운 음악을 만났다. 그것은 음악가와의 경계가 느껴지지 않는 기묘한 세계였다. 독주곡처럼 고독하거나 협주곡처럼 화려하지는 않았다. 그저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는 것 같은, 그 ‘대화’를 엿듣는 것만으로도 거기에 참여하는 기분이 들었다. (……) 말로 하는 대화를 소리로 한다는 점만 다를 뿐 음악은 전적으로 인간의 목소리를 닮아 있었다. 더구나 연주자들은 하나의 가까운 동아리를 이룬 채 서로에게 집중하고 있었다. 기술보다는 대화를 그려내려는 음악, 서로 닮은 네 개의 목소리가 무언의 이야기에 참여하는 음악, 그로써 누구나 자신만의 따사로운 공동체에 속해 있음을 떠올리게 해주는 음악, 그것은 바로 현악 사중주였다. 이 친밀한 세계에서는 누구 하나 배제되는 이가 없었다.
_프롤로그
그러나 피아노와 함께 오늘날 클래식 음악의 근간을 형성하는 바이올린은 전혀 다른 성격을 지닌다. 피아노는 저 홀로 하나의 세계를 이루지만, 바이올린은 홀로 있지 못한다. 한 대만으로는 공간을 넉넉히 채우지 못하므로 언제나 함께할 파트너를 필요로 한다. 바이올린은 화성 악기인 피아노나 기타, 혹은 오케스트라 등의 뒷받침을 받거나 저와 위상이 같은 가락 악기들과 짝을 이루거나 아니면 더 큰 그룹에 속해야 한다. 전자의 경우, 곧 화성 악기의 뒷받침을 받을 때 바이올린은 솔로 악기가 된다. 그러나 후자의 경우에 바이올린은 앙상블 혹은 관현악의 악기가 된다. 솔로 바이올린, 앙상블의 바이올린, 관현악의 바이올린은 모두 다른 존재다. 솔로 바이올린이 극한의 자기표현(예를 들어 초절기교)으로 듣는 이를 압도한다면, 관현악의 바이올린은 합주라는 정체성에 확고히 머무르며 악상의 밑그림을 그려준다. 앙상블의 바이올린은 자기 목소리를 잃지 않으면서도 전체와 융화되는, 말하자면 양쪽을 오갈 수 있는 자기 본성을 잘 들려준다.
_실내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