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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음악 > 서양음악(클래식)
· ISBN : 9791189346232
· 쪽수 : 240쪽
· 출판일 : 2021-06-10
책 소개
목차
베토벤의 그림자
은밀한 청자를 위하여
코다
옮긴이의 말
리뷰
책속에서

평정심은 예술가에게(혹은 개인에게) 소중한 자산이지만, 얻기 어려울 뿐 아니라 유지하기는 더 어렵다. 연주자는 그 직업적 특성상 다른 사람의 발상에 맞춰 미묘하고도 이례적인 방식으로 스스로를 굽히고 일그러뜨려야 한다. 그렇게 살아가는 게 힘에 부친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자주 있다. 그런데도 나는 왜 하필 광선처럼 날카로운 집중력과 전적인 자유분방함을 동시에 요구하는 것으로 ‘악명 높은’ 베토벤의 음악에 뛰어든 것일까? 달리 말해 나는 왜 이런 식으로 나 자신을 광기로 몰아갔을까?
(...) 사랑에 빠진 사람은 매혹이라는 감정이 복잡한 과정을 거치지 않고는 일어나지 않으며, 대체로 위험의 요소를 동반한다는 것을 안다. 우리는 자기를 잃어버릴 위험에도 불구하고 사랑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것이 바로 자기를 잃는 길이기 때문에 타인과, 아이디어와, 예술 작품과 사랑에 빠진다.
_베토벤의 그림자
원래 연주자가 되려면 자신감 이상의 그 무엇이, 일종의 확신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의 해석으로 청중을 주목을 휘어잡기가 어려워진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의심’보다 더 강력한 자질, 청중의 마음을 더 크게 흔드는 자질은 없다(다르게 말하자면 우리는 연주자가 해답을 갖고 있어서가 아니라 그가 제기하는 질문을 들을 수 있어서 그에게 끌린다). 베토벤을 연주할 때, 제르킨은 자신의 내면이 들은 소리를 그대로 표현하기 위해 필요한 통제력을 손에 넣고자 끈질기게 노력했다. 하지만 그의 연주가 전하는 것은 그 노력을 통해 얻은 통제력이 아니라, 경외심에 차 바라보는 음악의 경이로움이다. 내가 가장 감탄하는 것은 그의 통제력이지만, 그의 연주를 잊을 수 없게 만드는 것은 경이로움이다.
_베토벤의 그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