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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미술 > 미술비평/이론
· ISBN : 9791189356736
· 쪽수 : 256쪽
· 출판일 : 2022-06-10
책 소개
목차
1부 테러와 위반
1 외상의 흔적
2 부시 시대의 키치
3 편집증적 양식
4 거친 것들
5 트럼프 아빠
6 공모자들
2부 금권정치와 전시
7 신이 된 물신
8 아름다운 숨결
9 인간의 파업
10 전시주의자
11 그레이 박스
12 바탕칠
3부 매체와 픽션
13 자동 피아노
14 로봇의 눈
15 박살 난 스크린
16 기계 이미지
17 모형의 세계
18 실재적 픽션
역자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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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책속에서
비극 뒤에는 소극이 온다는 패턴은 지금도 신통찮은 논리로서, 역사에는 아무리 진부한 것이라도 서사가 있다는 논리다. 하지만 이런 정합성은 어쩌면 환영이었을지도 모르니, 대체 소극 다음에는 무엇이 올 수 있단 말인가? 딱히 아무것도 없다. “우주의 도덕적 활은 정의를 향해 당겨져 있다”거나 “우리는 더 완벽한 국가 통합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임시방편의 말로 누군가를 달래기는 더 이상 어렵다. 아무것도 보장되지 않고, 모든 것이 투쟁이다. 다시 근처를 보면, 미술이 과거에 의존할 수 있는지는 이제 분명하지 않은데, 미술의 현재 또한 제도적으로 지극히 허약한 것 같다.
오늘날 미술 관람에 널리 퍼져있는 방식은 정동적(情動的) 방식이다. 칸트가 재개한 것이 ‘이 작품은 아름다운가?’라는 고대의 질문이었고, 뒤샹이 구성한 것은 ‘이 작품은 과연 예술인가?’라는 아방가르드의 의문이었다면, 우리의 일차적 규준은 ‘이 이미지 또는 오브제가 내 마음을 움직이는가?’인 것 같다. 한때 우리는 과거의 위대한 미술과 비교해서 판단되는 작품의 ‘특질’에 대해 이야기했고, 그다음에는 당대의 미학적 그리고/또는 정치적 논쟁들과의 관련성에 의해 평가되었던 작품의 ‘관심사’와 ‘비판성’에 대해 이야기했다면, 이제 우리는 파토스를 구하는데, 이에 대해서는 객관적 시험도, 심지어는 많은 논의도 가능하지가 않다.
확실히, 탈진실 정치는 엄청난 문제지만, 이는 수치를 모르는 사회도 마찬가지다. 당혹감을 모르는 지도자를 어떻게 흠잡을 수 있는가? 또는 부조리를 일삼는 자를 어떻게 조롱할 수 있는가? 위뷔 왕 같은 대통령의 망언을 어떻게 격파할 수 있는가? 그리고 분노를 먹고 사는 미디어 경제에 분노를 추가하는 것이 우리가 겨냥할 목표여야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