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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과학 > 천문학 > 천문학/별자리/역법
· ISBN : 9791189437152
· 쪽수 : 648쪽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1부 코스모스
1. 현실의 기본 성질
2. 시적 자연주의
3. 스스로 돌아가는 세상
4. 무엇이 미래를 결정하는가
5. 왜
6. 우리 우주
7. 시간의 화살
8. 기억과 원인
2부 이해하다
9. 있음 직한 세상, 믿음직한 세상
10. 믿음 업데이트하기
11. 모든 것을 의심하기
12. 현실의 창발
13. 무엇이 실재이고 무엇이 환상일까
14. 믿음의 행성
15. 불확실성을 인정하기
16. 관찰하지 않고도 세상을 알 수 있을까
17. 나는 누구인가
18. 신을 귀추하다
3부 존재의 정수
19. 우리는 얼마나 아는가
20. 양자의 세계
21. 양자역학을 해석하는 여러 가지 방법
22. 코어 이론
23. 나를 만드는 모든 것
24. 일상적 세상의 유효 이론
25. 우주는 왜 존재할까
26. 육체와 영혼
27. 죽음은 끝이다
4부 복잡도
28. 커피잔 속의 우주
29. 빛과 생명
30. 생물의 에너지 융통
31. 생명의 자기 조직화
32. 생명은 어떻게 생겨났을까
33. 진화의 자동실행 기능
34. 풍경에서 답을 찾다
35. 창발한 목적
36. 우리는 중요할까
5부 생각하다
37. 의식의 부상
38. 뇌의 옹알이
39. 생각할 자격
40. 어려운 문제
41. 좀비와 의식
42. 광자에도 의식이 있을까
43. 화법의 우선순위
44. 선택할 자유
6부 마음 쓰다
45. 30억 심장박동
46. 그런 것과 그래야 하는 것
47. 규칙이 우선인가 결과가 우선인가
48. 도덕을 구축한다는 것
49. 세상이 우리에게 전하는 열 가지 당부
50. 실존치료
부록: 나와 너를 해설하는 방정식
참고문헌
더 읽을거리
감사의 글
옮긴이의 말
찾아보기
리뷰
책속에서
이 책의 목표는 두 가지다. 첫째는 우주의 얘기를 들려주고 현재 우리가 배우는 우주학 개론이 진실이라는 근거를 설명하는 것이다. 이것은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될 것이다. 우리 인간은 자연계의 무심한 섭리를 통해 빚어졌지만, 사유하고 번영하며 무서울 정도로 복잡한 세상과 어울려 살아갈 줄 아는 멋진 진흙 덩어리들이다. 이런 우리 자신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리를 구성하는 재료들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 그 말은 입자와 힘과 양자역학의 영역을 좀 더 깊이 파고들어야 한다는 뜻이다. 특수 현미경을 들이대야만 보이는 초미세 조각들이 한데 모여 감정과 생각을 지닌 유기체가 되는 마법 같은 과정을 짚어보는 것은 기본이고 말이다.
둘째는 실존적 치유법을 마련하는 것이다. 인간은 초인간적인 자연법칙에 따라 구동되는 우주의 일개 구성요소이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중요한 존재}라고 나는 감히 주장한다. 이것은 실험으로 데이터를 수집해서 증명하거나 기각할 수 있는 성격의 과학적 명제가 아니다. 그보다는 철학적 문제라고 하는 게 옳을 것이다. 이제는 옛날 사고방식을 과감하게 버릴 때가 되었다. 수천 년 동안 인간의 삶과 그 의미를 해석하는 바탕이 되었던 옛날 사고방식대로라면 인간은 단순히 원자들이 물리학 법칙에 따라 집결한 덩어리에 불과하다. 그런 인간은 감히 중요해질 수 없다. 인간이 그런 덩어리가 아니라는 소리가 아니다. 하지만 우리의 존재에는 {그 이상}의 의미가 들어 있다. 우리는 무형의 영혼이나 정신력과는 독립적으로 작동하는 원자들의 집합인 {동시에} 생각하고 느끼는 사람이다. 개개인이 살아가는 방식을 통해 의미를 체현하는 존재인 것이다.
이 얘기는 개연성이 거의 없는 상황을 두고 철학자들이 만든 심심풀이 말장난일지도 모른다. 적어도 현재 과학기술을 생각하면 그런 지적을 부정할 수 없다. 그렇다면 이건 어떤가. 복제인간 문제와 똑같은 주제를 담고 있는 ‘테세우스의 배’라는 오래된 사고실험이 있다. 아테네의 영웅 테세우스에게는 수많은 전투에서 생사고락을 함께한 배가 한 척 있었다. 그에 대한 존경심을 표하기 위해 아테네 시민들은 이 배를 항구에 영구정박시키기로 결정했다. 외관을 보존하기 위해서는 때때로 보수작업이 필요했을 것이다. 그러다 보면 부식이 너무 심해 널빤지나 돛대를 완전히 새것으로 갈아야 하는 날도 올 것이다. 바로 이때 정체성 문제가 부상한다. 널빤지 한두 장을 새로 댄 배는 예전의 배와 같은 것일까? 만약 그렇다면, 선체의 널빤지를 {전부} 교체한 후에는 어떻게 되는가? 또, 토머스 홉스가 물었던 것처럼 이 배에서 뜯어낸 널빤지들로 배를 새로 한 척 건조하면 새 배를 테세우스의 배라고 부를 수 있을까?
물리학적 결정론 개념은 미묘하지만, 핵심적인 면에서 운명이나 숙명과 다르다. 라플라스의 악마는 실존하지 않는다. 따라서 미래는 현재에 의해 결정되겠지만 그것이 구체적으로 어떤 미래일지는 아무도 모른다. 운명이라고 하면 우리는 그리스 운명의 세 여신이나 셰익스피어의 《맥베스》에 나오는 세 마녀와 같은 존재를 떠올린다. 혹은 수수께끼 같은 말로 미래를 알려주는 척하면서 너희가 아무리 발버둥 쳐도 벗어날 수 없다고 비웃는 신탁을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현실의 우주는 전혀 이렇지 않다. 그보다는 짜증 나는 꼬마에 더 가깝다. 꼬마는 사람들에게 다가가 “저는 당신에게 곧 벌어질 일을 알아요!”라고 말한다. 그게 뭐냐고 물으면 꼬마는 이렇게 대답한다. “그건 말할 수 없어요.” 그러고는 그 일이 일어나고 나서 지껄인다. “봤죠? 내가 그럴 거라고 했잖아요!” 이것이 우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