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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89467951
· 쪽수 : 232쪽
책 소개
목차
들어가며 - 들어가는 것이 있어야 나오는 것이 있다
1부 그래서 나는 지루하지 않다
우리가 걷는 모습을 사랑스럽게 봐야 하는 이유
—리베카 솔닛, 김정아 역, 『걷기의 인문학』(반비, 2017)
그래도 행복한 패배자들
—볼프 슈나이더, 박종대 역, 『위대한 패배자』(을유문화사, 2005)
돼지고기만 먹으면 우는 인간
—김언수, 『캐비닛』(문학동네, 2006)
고양이는 그렇게 말하고 또 달아나버렸다
—T. S. 엘리엇, 김승희 역, 『캣츠』(문학세계사, 2003)
한 마리 성깔 있는 개
—산도르 마라이, 김인순 역, 『하늘과 땅』(솔, 2003)
눈물 실은 은하철도
—박천홍, 『매혹의 질주, 근대의 횡단』(산처럼, 2003)
왜 하늘은 파란색일까?
—K. C. 콜, 이충호 역, 『구름을 만들어보세요』(해냄, 2003)
나는 느낀다, 고로 존재한다
—다이앤 애커먼, 백영미 역, 『감각의 박물학』(작가정신, 2004)
문학이 이렇게 이해되어도 좋은가
—다카하시 겐이치로, 이승진 역, 『사요나라, 갱들이여』(향연, 2004)
전원은 좋고 도시는 나쁘다?
—존 리더, 김명남 역, 『도시, 인류 최후의 고향』(지호, 2006)
시라는 것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
—E. H. 곰브리치, 백승길·이종숭 역, 『서양미술사』(예경, 2003)
등은 거짓말을 할 줄 모른다
—미셸 투르니에, 김화영 역, 『뒷모습』(현대문학, 2002)
영원히 미스터리로 남았을 호텔의 정체
—강동진, 『빨간벽돌창고와 노란전차』(비온후, 2006)
빛을 사랑하는 두더지가 있었습니다
—슈테판 슬루페츠키, 조원규 역, 『양 한 마리 양 두 마리』(문학동네, 2001)
한반도의 하늘만이 푸르다
—다니엘 네틀·수잔 로메인, 김정화 역,『사라져 가는 목소리들』(이제이북스, 2003)
말에 대한 고민이 곧 사물의 편이다
—프랑시스 퐁주, 허정아 역, 『테이블』(책세상, 2004)
2부 나무의 말이라면 어느 나라 말이라도 좋다
우리가 정말 반성해야 하는 것
—진중권, 『앙겔루스 노부스』(아트북스, 2013)
머리로 일어선 자, 머리로 망하리라
—커트 보니것, 박웅희 역, 『갈라파고스』(아이필드, 2003)
우리 모두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
—류시화, 『나는 왜 너가 아니고 나인가』(김영사, 2003)
죽음 이후의 삶
—메리 로취, 권루시안 역, 『스티프』(파라북스, 2004)
세상의 룰을 바꾸는 특별한 1%의 법칙
—마크 펜・키니 잴리슨, 안진환・왕수민 역, 『마이크로트렌드』(해냄, 2008)
이제는 과학적 감수성이다
—다치바나 다카시, 태선주 역, 『21세기 知의 도전』(청어람미디어, 2003)
길 위에서 만나는 한 시인의 풍경
—허만하, 『길과 풍경과 시』(솔, 2003)
일본 시인이 쓴 한국 시집
—사이토 마리코, 『입국』(민음사, 1993)
왜 아직 김수영인가?
—김수영, 『김수영 전집 2-산문』(민음사, 1981)
청록집 재출간의 의미
◯◯◯을 꼭 읽어야 하나요?
3부 우리는 모순으로 인해 비옥해진다
나는 왜 먼지인가?
—한나 홈스, 이경아 역, 『먼지』(지호, 2007)
사실상 침묵하고 있다
—울리히 하세・윌리엄 라지, 최영석 역,『모리스 블랑쇼 침묵에 다가가기』(앨피, 2008)
영원히 도착하지 않는 말
—프란츠 카프카의 단편들
나는 왜 다른 것이 되었나?
—미르체아 엘리아데, 임왕준・최건원 역,『메피스토펠레스와 양성인』(문학동네, 2006)
4부 이 길로 가면 어디가 됩니까?
내가 만난 이별의 시 두 편
—박세미와 이승훈의 시
아무도 길을 가르쳐주지 않는다
한국 시의 풍토에서 가장 예외적인 존재
그 의자와도 같은 마음을 다시 생각하며
후기를 대신하며 - 이보다 더 고요하게 읽을 수 없는 책을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어떤 책은 글쓰기를 동반하면서, 그러니까 기록하고 사유하는 시간을 거치면서 기꺼이 내 문학의 자양분이 되어주는 일을 마다하지 않았다. 누군가의 문학에 자양분이 되었다는 것은 누군가의 삶에 흔적을 남겼다는 말과 같다. 책이라는 물성은 얌전히 한자리에 있는 것과 어울리지만, 누구라도 그 책에 손을 대고 눈길을 붙이는 순간부터 이상하게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성격으로 변모한다. 어떤 책은 적극성이 지나쳐 누군가의 정서와 사고방식과 글 쓰는 방식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그러니 어떤 책을 읽든 나는 조금씩 변한다. 조금씩 조금씩 아주 많이 변할 때도 있다. 때로는 직전까지 지켜왔던 나의 신념을 한순간에 깨부수기도 한다.
그들은 부모가 돌아가셨을 때도 돼지고기부터 찾는다. 조금이라도 진한 눈물을 쏟기 위해 그들은 돼지고기를 꾸역꾸역 삼키고 곡을 한다. 부모님 마지막 가시는 길에 눈물이 모자라서야 되겠는가. 그들은 곡을 하다가도 눈물이 부족해지면 슬그머니 문상객들 사이로 들어가서 편육을 집어먹는다. 돼지고기는 맛있는 음식이 아니다. 그들에게 돼지고기는 슬픈 주유소처럼 빛나는 기름덩이다. 기름을 채워야 한없이 먼 길을 떠날 수 있는 자동차와 같은 심정으로 그들은 돼지고기를 먹고 또 운다. 말하자면 이별의 모든 순간에 따라붙는 음식이 그들에게는 돼지고기인 셈이다.
과학저술가가 쓴 이 책에도 웬만한 시를 능가하는 구절이 곳곳에서 눈에 띈다. “어떤 것을 만지면, 반드시 그것도 여러분을 만지게 된다.” 작용과 반작용을 얘기하면서 튀어나온 이 구절이 꼭 시가 아니어야 할 이유를 나는 아직 모르겠다. 오히려 이런 반문이 가능하다. 과학이 이렇게 시를 만질 수 있다면, 시 역시 과학을 못 만질 이유가 없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