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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과학 > 물리학 > 물리학 일반
· ISBN : 9791189534240
· 쪽수 : 208쪽
· 출판일 : 2021-12-15
책 소개
목차
작가의 말
1. 과학은 오늘도 열일 중
양자역학의 시대는 지금부터다
청춘을 닮은 양자의 세계
반도체는 한계 극복의 역사
숨을 곳은 없다, GPS가 있는 한
응답하라, 외계인! 오버!
체크인! 우주호텔
잡음과 신호 사이에서 가능성 찾기
5G 시대와 아날로그 출석부
설렌다, 대한민국 방사광 가속기
2. 물리학자가 바라보는 세상
어느 물리학자의 하루
예측 불가능의 세계, 그래서 매력적이다
아시나요? 우주는 11차원
연필과 종이, 커피의 시간
쓸모없는 과학은 없다
‘양치기 기상청’을 위한 해명
잠 못 이루는 물리학자
“교수님, 더위 먹으면 어쩌시려고요?”
내가 공부하는 이유
슬기로운 신문 구독 생활
시간이 느리게 가는 중국집
고양이를 부탁해
3. 코로나 시대의 과학
나노 세계와의 공존
금기를 깬 과학자들
더 투명하고 선명한 세상으로
100년 전의 몽상
우주의 관성으로 코로나19를 본다면
열린 마음이 이끄는 새로운 우주
지구에도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
4. 젊은 과학도들을 위하여
이중적 특성의 물리와 인생
빵점 맞은 학생에게
‘다른 생각’이 과학의 시작
삼겹살도 찰칵, 칠판도 찰칵
아인슈타인과 일자리
아인슈타인에게 친구가 없었다면
우주를 가슴에 품은 ‘아폴로 키드’의 꿈
젊은 레봉의 슬픔과 중성자
5. 우주와 삶의 비밀
물리학자의 비밀의 정원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는 것들
오래된 논문을 읽는 이유
새로운 것을 위해 쓸데없는 일을 하라
끈기 있게 ‘사과나무’를 심자
달이 차오른다, 가자!
세상 한구석의 성실한 모험가들
물리학의 쓸모를 물어본다면
저자소개
책속에서
■ 들어가는 말
학교에 일찍 가는 것을 좋아한다. 조용한 이른 새벽길을 걷다 보면 소리가 들린다. 심장에서 똑 똑 똑. 그 소리를 듣는 것은 흥분되는 일이다. 그 소리 속엔 적당한 습도와 적당한 온기가 있다. 이런 느낌은 해가 뜨면 이내 증발해 버리지만, 여기에 쓴 글들은 그 온기와 습기가 사라지기 전에 쓴 글들이다.
“무슨 과예요?” “물리학과인데요.” 하면 먹히던 20대 시절이 있었다. 당시 물리학은 내가 믿는 동네 형님과 같은 존재였다. 자존심, 배경, 뭐 이런 멋진 구석이 있었다. 그 형님이 좋아 그 형님을 믿고 물리학을 시작했다. 내가 본격적으로 실험실 바닥에 침낭을 깔고 실험을 하면서 밤을 새우기 시작한 시기다.
그 후엔 물리학이라는 멋진 단어가 블랙홀처럼 사라졌다. 일순간. 물리학에서 벗어나지 않기 위해, 멀어지지 않기 위해 하루하루 치열하게 살았던 시기가 30대였다. 한치라도 벗어나면 지구의 끝일 것 같은 긴장감. 내 주위에 존재하는 것들을 지키기 위해, 뭐 이런 책임감으로. 그 중심엔 물리가 있었다. 치열함이란 단어가 그 어딘가에 파편처럼 떨어져 있을 것 같은 시기였다.
“물리학자 스타일이시네요.” 서울로 돌아와 다림질하지 않은 후줄근한 티셔츠를 입고 모임에 가면 자주 듣는 이야기였다. 학생들과 멋진 시간을 보냈다. 아주 멋진 시간. 똘망똘망한 눈동자와 말을 안 해도 말귀를 알아듣는 젊은 친구들과 함께 일했던 시간은 삶에서 최고로 행복한 시간이었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작은 차이가 있다면 그땐 심장의 소리가 더 컸다는 것 정도!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이 어떤 느낌으로 읽을까 궁금하다. 책을 내면 항상 드는 생각이다. 경기장 안에서 경기를 하고 있는 사람 입장에서. 이 책도 마찬가지다. 바라건대 이 책에서는 문단과 문단, 단어와 단어 사이에 존재하는 이야기를 봐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무리일지도 모른다. 내 의도한 뜻대로 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일개의 물리학자가 어떻게 하겠는가? 이 책에서 처음 시도해본 3컷 만화는 이런 문단과 문단, 단어와 단어가 만들어낸 틈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 정도로 봐주셨으면 한다. 만화에 남아 있는 지우개 자국과 거친 선들도 이 바람의 흔적이다. 다른 걸 다 떠나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재미난 물리학자네! 하고 피식 웃고 나서 이 책을 가볍게 톡톡 두드리고 난 다음 조용히 덮어줬으면 한다. 어려운 부탁일까?
2000년도부터 반도체 기술을 이용해 뇌의 기능을 똑같이 재현하는 야심 찬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인간처럼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는 뇌를 구현하는 것은 인간의 오래된 꿈이었다. 인간을 대신할 로봇을 만든다는 것은 인간의 뇌를 완벽히 옮겨 놓은 기계로 만든 뇌를 만드는 일이었다. 인간의 뇌 속에 들어 있는 뉴런은 천억 개가 넘는다. 은하수 안에 존재하는 별의 개수와 맞먹는다.
학생들 한 명 한 명이 만드는 에너지를 볼 때면, 빠른 속도로 움직이며 충돌하는 분자의 에너지를 보는 듯하다. 학생들이 치러야 할 경쟁을 고려하면 그 에너지의 크기는 상상할 수 없이 커질 것이다. 나는 이 에너지가 우리의 현재이고 미래라고 생각한다. 무한의 가능성을 가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