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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창 1

선창 1

(헥사곤 한국문학선)

천승세 (지은이)
헥사곤
2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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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창 1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선창 1 (헥사곤 한국문학선)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전 한국소설
· ISBN : 9791189688790
· 쪽수 : 568쪽
· 출판일 : 2022-04-01

책 소개

소설가이자 극작가인 천승세의 미완의 유작. 애초 3부작으로 구상, 집필했던 작품이지만 여러가지 이유로 1부만 마친 상태로 남게 되었다. 그러나 1부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한 편의 완성작으로 볼 수 있기에 선창을 무대로 펼쳐지는 생생한 이야기를 소개한다.

목차

제1부 황년
제1장 군도

만적
왜구

저자소개

천승세 (지은이)    정보 더보기
본관은 영양(穎陽), 호는 하동(河童)이며, 1939년 전라남도 목포에서 천독근(千篤根)과 소설가 박화성(朴花城)의 둘째 아들로 태어났다. 성균관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하고 신태양사 기자, 문화방송 전속작가, 한국일보 기자를 지내고 제일문화흥업 상임작가, 독서신문사 근무, 문인협회 소설분과 이사, 그리고 평론가 천승준의 아우이다. 1958년《동아일보》신춘문예에 소설《점례와 소》가 당선, 또한 1964년《경향신문》신춘문예에 희곡《물꼬》와 국립극장 현상문예에 희곡 《만선》이 각각 당선되었다. 한국일보사 제정 제1회 한국연극영화예술상을 수상했으며, 창작과 비평사에서 주관하는 제2회 만해문학상, 성옥문화상 예술부문 대상을 각각 수상하였다. 그의 작품은 대부분 휴머니즘에 입각하여 인간이 인간을 찾는 정(精)의 세계를 표현한다. 한결같이 인정에 바탕을 둔 인간 사회의 비정한 세계를 문학적으로 승화시키는 작업을 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요작품에 《내일》(현대문학, 1958), 《견족(犬族)》(동상, 1959), 《예비역》(동상, 1959), 《포대령》(세대, 1968) 등이 있다. 단편소설집에 《감루연습(感淚演習)》(1978), 《황구(黃狗)의 비명》(1975), 《신궁》(1977), 《혜자의 눈물》(1978) 등이 있고, 중편소설집에 《낙월도》(1972) 등이 있고, 장편소설집에 《낙과(落果)를 줍는 기린》(1978), 《깡돌이의 서울》(1973) 등이 있다. 꽁트집 《대중탕의 피카소》(1983), 수필집 《꽃병 물좀 갈까요》(1979) 등이 있다. 2020년 11월, 향년 81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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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2. 만적(蠻賊) 2
원보는 주막을 향해 잰걸음을 놓다말고 우뚝 멈춰선다. ‘옷점’선창이 눈물속에 떠있다.
“시상이 개좃긋다보니께 옷잼선창도 기가 죽을대로만 죽으서 맴이 여려징겨. 어멈 디러워서!”
작년만해도 그런 대로 황톳길이 닳아질 판이었다.
소금가마 싣고 ‘드르니’나루로 향하던 달구지 패거리들. 석수어(石首魚. 조기) 싣고 ‘드르니’로 내닫던 달구지며, 장단지에 거시심술이 돋도록 잰걸음을 놓던 남정네들이며 아낙네들. 나무배가 엽송을 풀면 당나귀 불알이 핑경이 되도록 팔십여단 엽송단을 싣고 줄달음을 놓던 나무 달구지.
강원도 뗏배(벌목한 원목을 결결이 묶은 뗏목)가 풍랑을 피해 뗏목들을 풀고 뗏사공(원목들을 목적지까지 운반하는 사람) 늘죽한 한숨 한 자락 걷히기 무섭게 결결이 쟁여진 뗏수레를 끌며 신명살이 돋혀 날뛰던 수거꾼들. 천석꾼 ‘쌀배’닻줄 걸자마자 선창이 떠나가게 꽹과리를 치며 풍년가를 부르던 ‘옷점’총각들. 청석어(청어와 조기) 진어(眞魚. 준치) 만선으로 ‘옷점’선창으로 몰리던 ‘당걸루’들.(한선韓船=조선배. 선수는 몽툭해서 빠르지가 못하고 나무도 두꺼운 것을 써서 만들기 때문에 공전도 더 먹히지만 밑바닥이 넓어 그만큼 안전하고 한꺼번에 많은 짐을 실을 수 있었다) 주박전 잡어들로만 뱃전을 채웠어도 황당선(荒唐船=청선淸船)보다 더 기세좋게 밀물 썰물 다 가르며 선창에 와닿던 ‘장도리배(일명 쌈판이라 부르는 어선)’들.
배들이 선창에 차면 일손들이 모자라고 배가 짐을 풀면 벽공의 연줄처럼 끊길 줄 모르고 ‘드르니’로 줄을 잇던 ‘옷점’ 선창 사정들. 그 매듭매듭 이어지는 짐수레며 사람들로 벌벌 끓던 황톳길. ‘누동리’지나 ‘중장리’, ‘서륙개’ 지나 ‘딴뚝’, ‘숭언리’ 넘어 ‘정당리’ 뒤로 하면 ‘장기리’ 설핏 넘어 ‘드르니’… 그 일곱 마을 가는 길이 이젠 허전하다 못해 휑 비었다. 황톳길만 비었으면 그래도 덜 허전할 일이었다. ‘옷점’선창엔 ‘당걸루’·‘장도리배’는 고사하고 당배 한척 맘놓고 들고 날 줄을 모른다.
‘황당선’이 무서워서였다. ‘황당선’작폐에 어전을 잃고, 배까지 빼앗기고, 그뿐인가 ‘황당선’ 만적들의 철구(鐵鉤)에 쥐도 새도 모르게 물귀신이 된 ‘옷점’사람들은 손가락 발가락 다 합쳐 몇 곱을 헤아려야 옳으며, 그래도 죽은 사체(死體) 안고 우는 설움은 눈물만 마르면 그만이었다. ‘황당선’에 끌려가 기별도 없는 ‘옷점’ 처녀만도 일곱에다, 지아비와 자식 둔 젊은 아낙들이 다섯, 헤진 그물코나 겨우 손질할 노인네가 셋이나 됐다.
날개미 떼거리 위에다 뱉으면 옴싹없이 기백마리 다리는 묶을, 엿물 같은 콧물을 또 한번 패앵 풀어치며, 원보는 장곡댁 주막의 써늘한 휘장을 향해 퉁방울 같은 눈을 가뜩 치뜬다.


1. 만적(蠻賊) 1
오늘쯤 기별이 있을 거라는 미리 짐작에 새벽녘부터 마음을 가눌 수 없던 원보(池元甫)였다. 쪽마루에 올라서서 장단지에 거시락힘줄이 불거지도록 원산도(元山島) 앞 바다를 내려다봤지만 오늘따라 중선 돛발이라곤 형체도 없다.
“최가늠 말이 그짓말이었남? 한달째 현신을 마다허니 말여.”
원보는 쪽마루에서 내려서기가 바쁘게 걸음을 재면서 투덜거렸다. 원보가 기다리는 사람은 전라도 장신(長新=진도珍島)에서 행배(정선망.행망선行網船)를 모는 친아우 득보(得甫)였다. 자기 소유의 해선(?船. 젓갈용 새우를 잡는 어선)을 몰면서 젓갈장사로 짭짤하게 재미를 보는, 이른바 태안(泰安)물주(物主. 어민을 상대로 하는 고리대금업자) 최만동이의 전갈이었으니 틀릴 리는 없으련만, 득보의 행배는 나타날 기미가 없는 거다.
원보는 바다를 내다보고 선채로 잠시 머뭇거렸다. 사흘째 바다가 끓어대는 판이니 주박(注朴. 새끼를 꼬아 만든 그물로, 조수(潮水)의 진퇴처에 환포(環布)하여 잡어를 잡는 주박망注朴網)에 고기가 들리 만무였으나 늘목에 나가본다면 그래도 한퉁시리 잡어는 잡을 수 있지않겠는가 하는 속셈이다. 곁들여 생각하기를, 물길이 저리 사나우니 득보가 올 리 없는 것이라고 다짐하며 조청 같은 노란 콧물을 패앵 풀어친다.
마침 물이 빠지고 있는 참이어서 원보의 당배(제일 원시적인 소형어선.=조선槽船)는 뱃머리를 떨며 바다를 향해 느슨느슨 춤을 춰대고 있었다.
원보가 닻줄을 막 잡는데 꺼렁대는 헛기침이 터졌다. 세도가 서슬푸른 김용갑이와 장상모가 떠억 벌어진 어깨춤을 나란히 하고 버텨섰다. 용갑이는 청석어전(靑石漁箭. 청어와 조기를 잡는 어전)을 하는 세도가고 상모는 진잡어전(眞雜漁箭. 준치와 잡어를 잡는 어전)을 하며 피둥피둥 두부살이 오른 물주다.
“뱃놈이 무슨 앙태여. 바다가 끓어대는 판인데 당배는 못헌다구 띄운다여?”
용갑이의 말이었고
“배 깨지구나서 나 몰러 나 몰러, 엄살 떨덜 말구 아예 집이 가서 예편내 방댕이나 더듬는 거여.”
상모의 비양질이었다.
원보는 구역질을 삼키면서도 마뜩잖아 멀렁하게 대꾸한다.
“지집년 아파 누운 지가 벌써 달포되얏유. 방댕이 더듬어봐야 황태만 배껴지지 않겄유?”
용갑이와 상모는 그 말에 꺼들꺼들 웃어제끼며 이내 등돌아서 갔다.
“기맥혀서 말이 먼츰 죽겄다네, 나원!”
용갑이나 상모나 원보와 서른살 동갑내기 들이다. 어떤 놈은 막말이고 어떤 놈은 말 올리나 하는 맘에 이르러 원보는 닻줄을 팽개치고 주막으로 잰걸음을 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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