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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구의 비명

황구의 비명 (리커버)

천승세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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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구의 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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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제목 : 황구의 비명 (리커버)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전 한국소설
· ISBN : 9791159318139
· 쪽수 : 400쪽
· 출판일 : 2021-12-31

책 소개

근대화의 수혜에서 밀려난 소외된 민중의 삶과 사회의 모순을 비판적으로 성찰해온 소설가 천승세의 세 번째 소설집. 각각의 이야기들은 크게 농어촌을 배경으로 하는 토속적인 세계와 도시 변두리 하류 인생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는 작품들로 나뉜다.

목차

작가의 말 - 새로 펴내며

그날의 초록
삭풍
불(1973년 발표 당시 제목 '보리밭')
주례기
운주 동자상
폭염
낙월도
황구의 비명
달무리
배밭굴 청무밭

작가 후기(1975)
해설
황구의 시간, 현실을 껴안은 소설의 윤리 / 양윤의(2007)

저자소개

천승세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39년 2월 최초의 여성 소설가라 일컬어지는 소영(素影) 박화성의 아들로, 목포에서 태어났다. 고교 시절에는 가라테를 익히며 야전사령관을 꿈꾸는 한편 러시아 문학을 탐독했다. 목포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육사를 지원하나 낙방하고 성균관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 입학하면서 서울 생활을 시작한다. 1957년 소설이나 한번 써 보자는 생각에, 목포 처녀와 사랑을 나누다 분뇨 구덩이에 빠진 추억을 소재 삼아 여덟 시간 만에 집필한 〈점례와 소〉로 1958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문단 활동을 시작한다. 이후 1961년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내일〉, 〈견족〉, 〈운전수〉, 〈예비역〉, 〈사류〉, 〈살모사와 달〉, 〈화당리 솟례〉 등의 단편을 발표하며 활발한 작품 활동을 이어 간다. 1964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희곡 〈물꼬〉가 당선되며 극작가로 데뷔했으며, 3월 국립극장 장막극 현상 모집에 희곡 〈만선〉이 당선된다. 이듬해 1월 〈만선〉으로 한국일보사에서 제정한 한국연극영화예술상 희곡상을 수상한다. 1969년 한국일보사에 입사, 1972년 퇴사할 때까지 단편 〈분홍색〉, 〈그날의 초록〉, 〈돼지네 집 경사〉, 〈종선〉, 〈감루연습〉, 〈빈농〉, 〈주체기〉, 〈누락골 보리풍년〉 등을 활발히 발표하며, 제1창작집 《감루연습》(1971)과 제2창작집 《독탕행》(1972)을 출간한다. 1973년 각서까지 쓰며 베링해로 가는 동태 잡이 원양어선에 승선해 북양 어업 실태를 취재한다. 1974년부터 한국문인협회 소설분과위원장을 지내며 단편 〈삭풍〉, 〈운주동자상〉, 〈폭염〉, 〈황구의 비명〉 등을 발표한다. 이듬해 6월 창작과비평사가 제정한 제2회 만해문학상을 수상하고, 제3창작집 《황구의 비명》을 출간한다. 〈황구의 비명〉, 〈포대령〉, 〈낙월도〉 등의 작품을 문제 삼는 군부 정권에 의해 고초를 겪었으나 예술의 진정성과 자유에 대한 갈망으로 민주화운동 시절을 맞이하고 자유문학운동의 일선에서 작품 생활을 이어 간다. 제4창작집 《신궁》(1977), 장편소설 《사계의 후조》, 《깡돌이의 서울》, 《낙과를 줍는 기린》(1978), 제5창작집 《혜자의 눈꽃》(1979) 등을 출간한다. 1982년 성옥문화상 예술 부문 대상을 수상한다. 1982년부터 1985년까지 군부 독재에 대한 예술적 항거의 수단으로 본격 소설의 집필을 사실상 중단하고 주로 콩트와 수필을 써서 생계를 유지해 나간다. 1983년 국제PEN클럽 한국본부 이사로 취임한다. 1984년 원양어선에 승선한 체험을 바탕으로 한 해양 대하소설 《빙등》을 연재하기 시작하고, 콩트집 《대중탕의 피카소》(1983), 《하느님은 주무시네》(1986)를 출간한다. 1986년 연재 중이던 《빙등》을 1부만 끝낸 상태에서 정보 당국에 의해 강제로 중단당하는 시대적 수모를 겪는다. 자유실천문인협의회 상임고문으로 지내는 한편, 등단 30주년을 맞아 천승세 대표작선 《포대령(砲大領)》과 《이차도 복순전》을 출간한다. 1987년 자유실천문인협의회가 민족문학작가회의로 확대 개편됨에 따라 민족문학작가회의 자유실천위원장직을 맡는다. 1988년 모친 박화성 작가가 85세로 타계한다. 4월에 경기도 김포군 월곶면 갈산리로 이사해 1년 동안 거의 술만 마시며 지낸다. 민족문학작가회의 자유실천위원장직에 중임되고, 성균관대학교 민주동문회 회장직을 맡는다. 1989년 소설집 《만월》을 출간하고, 제1회 자유문학상 본상을 수상한다. 그해 가을 《창작과비평》지에 〈축사축란〉 외 11편의 시를 발표함으로써 시단에 다시 신인으로 등단한다. 이후 1990년 연재가 중단되었던 《빙등》을 월간 《옵서버》지에 연재하기 시작하고 1991년부터는 갈산리 서재에서 은거하며 잡문 집필, 강연 등으로 세월을 보낸다. 짧은 소설집 《소쩍새 울 때만 기다립니다》(1992), 수필집 《하느님 형님 입질 좀 봅시다》(1993), 중편집 《낙월도》(1993), 시집 《몸굿》(1995), 소설선집 《황구의 비명》(2007), 시집 《산당화》(2016) 등을 출간한다. 2020년 암으로 투병 중 11월 27일 생을 마친다. 이후 미완성 장편소설 《선창》(2022)과 《빙등》(2022)을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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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 이 용주골에서 살래믄 말야, 첫때루 안면몰수하고 둘때루 예의사절하구, 세때루 악발교육해야 사능 게야. 이 흉터 좀 보라우! 손주 볼 나이에 이렇게 살고 있는 것 좀 보라우. 미치가서... 하여튼지 이놈의 용주골, 이거 머이 못돼두 단단히 못된 건데 말이디...'
주인은 땡볕만큼 더운 한숨을 후우ㅡ내뱉고는 다시 야산의 무성한 수풀 속으로 시선을 던졌다. 주인의 얼굴은 나이보다도 훨씬 겉늙어 있었다.
나는 멍청하게 앉아 이 겉늙어버린 주인이 내뱉은 말을 음미하고 있었다. '안면몰수', '예의사절', '악발교육'... 이렇게 삭막한 땅속에서 용케도 숨줄을 잇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었다. 주인의 말대로라면 그야말로 살맛 없는 말세의 끝이었다.
나는 당당하게 헛기침을 한두 차례 쏟아내고 일어났다. 새삼스럽게도 나는 얼마나 행복한 사람이가 하는 긍지였다. 천성의 탓도 있겠지만, 나는 '평화'나 '행복'이라는 낱말에 대해 별로 크낙한 욕심이 없는 편이었다. 순조로운 일상의 전부는 나에게 있어 곧 평화의 전부였다.
골목 안을 채운 아이들의 함성. 개구쟁이 자식을 부르러 나온 머리가 부숭부숭한 아낙의 화장 않은 얼굴. 정결한 여인의 긴치마. 조강지처의 촌스러운 팔자걸음. 이백십 원이면 살 수 있는 여름 구장(球場)의 열띤 함성들. 닫힌 비원 앞의 어지러운 배드민턴. 합창하는 어린애들의 서툰 불협화음. 그리고 틀림으로써 다시 한 번 기대케 해주는 관상대의 일기예보ㅡ.
이런 것들은 하냥 질기게도 평화를 팔고 있었으며, 나는 시시한 좌변기를 타고 앉아서도 쉽게 이런 평화들을 사고 경험했던 것이었다. _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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