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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91189799083
· 쪽수 : 392쪽
· 출판일 : 2019-04-25
책 소개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삶은 흘러간다. 이라크인, 특히 야지디족 같은 소수 부족들은 새로운 위협에 잘 적응했다. 무너지는 나라에서 살아남고 싶다면 그래야 한다. 적응이라 하면 때론 아주 소소한 일들을 뜻한다. 우리는 꿈의 크기를 줄였다. 학교를 졸업하는 것, 농사일을 그만두고 덜 힘든 일을 하는 것, 제때 결혼식을 하는 것 같은 바람들 말이다. 그리고 애초에 그런 꿈은 이룰 수 없었다고 쉽사리 자신을 설득했다. … 집단 학살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위협에 적응하는 것도 야지디의 몫이었다. 사실 그건 적응이 아니라 왜곡에 가까운 일이었다. 그게 너무나 마음 아팠다.
본문 PART 1
튀니지에서 시작된 반정부 시위는 곧 시리아로 퍼졌고,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즉시 가혹하게 진압했다. 2012년 시리아는 내란의 소용돌이에 휘말렸고, 2013년 이라크전 이후 힘을 키운 ‘이라크와 알샴의 이슬람 국가(Islamic State of Iraq and al-Sham, ISIS)’라는 단체가 시리아의 혼돈 속에서 급성장하기 시작했다. ISIS는 곧 시리아 대부분을 점령하고 국경 너머 이라크로 시선을 돌렸다. 이라크 수니파 지역에서는 그들의 동조자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2년 뒤 ISIS는 북부의 이라크군을 완전히 격파했다. 군은 주둔지를 포기하면서 예상보다 훨씬 약체였다는 것을 증명했다. 2014년 6월, 우리가 모르는 사이 ISIS는 이라크 제2의 도시 모술을 점령했다. 모술은 코초에서 동쪽으로 120킬로미터 떨어진 곳이다.
본문 PART 1
난 시선을 돌릴 수 없었다. 주변의 모든 게 사라지는 기분이었다. 여자들의 울음소리도, 무장병의 무거운 발소리도, 작열하는 오후의 태양도, 더위까지도 사라져 버린 듯했다. 난 트럭에 태워지는 오빠들을 지켜봤다. 마소우드는 구석에, 엘리아스는 뒤쪽에 있었다. 곧 문이 닫히고 트럭이 학교 뒤쪽으로 굴러갔다. 잠시 뒤 우린 총소리를 들었다.
내가 창문에서 멀어지며 쓰러진 순간 휴게실에 비명이 난무했다. “저들이 남자들을 죽였어!” 여자들이 고함치자 무장병들은 욕하면서 조용히 하라고 다그쳤다. 어머니는 꼼짝 않고 바닥에 앉아 침묵했다.
본문 PART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