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건강/취미 > 구기 > 기타
· ISBN : 9791189895167
· 쪽수 : 368쪽
· 출판일 : 2025-07-30
책 소개
목차
들어가는 글
기술
포핸드 ㅣ 백핸드 ㅣ 발리 ㅣ 서브 ㅣ 리턴 ㅣ 멘털 ㅣ 단식 ㅣ 복식 ㅣ
경기
러브 ㅣ 라켓 ㅣ 잔디, 클레이, 하드 ㅣ 라코스테와 프레드 페리 ㅣ 브레이크 포인트 ㅣ 타이브레이크 ㅣ 호크아이 ㅣ 시상식
대회
윔블던 1877 ㅣ US오픈 1881 ㅣ 프랑스오픈 1891 ㅣ 호주오픈 1905 ㅣ 데이비스컵 1900 ㅣ 올림픽 1988
스타
로드 레이버 ㅣ 빌리 진 킹 ㅣ 존 매켄로 ㅣ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 ㅣ 이반 렌들 ㅣ 슈테피 그라프 ㅣ 피트 샘프러스 ㅣ 마르티나 힝기스 ㅣ 로저 페더러 ㅣ 세리나 윌리엄스 ㅣ 라파엘 나달 ㅣ 마리아 샤라포바 ㅣ 노박 조코비치
저자소개
책속에서
포핸드가 쉽고도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 나는 그 주된 원인으로 포핸드라는 기술의 특질 가운데 하나인 '자유도'에 주목한다. 자율성이 부여되는 정도. 즉 포핸드는 백핸드나 서브와 달리 정형화된 자세에 구속되기보다 폼의 자율적 변형이 상대적으로 더 용이하다는 뜻이다.
포핸드의 자유도를 표현해 주는 두 가지 기술적 요소가 있다. 하나는 라켓 손잡이를 잡는 방식인 그립이고, 또 하나는 공을 칠 때 두 발의 위치를 결정하는 스탠스다. 이 두 요소는 포핸드에서 특히 다양한 형태로 변주된다.
동호인 수준에서 백핸드가 포핸드에 비해 실력이 더디게 느는 이유는 또 있다. '용불용설'. 자주 사용하지 않으면 퇴화하기 때문이다. 외국과 달리, 우리나라 동호인은 십중팔구 복식을 선호한다. 아니, 선호한다기보다 환경이 그렇게 만든 측면이 더 강할 것이다. 테니스를 치고 싶은 사람은 많지만 코트가 부족하기 때문에, 한꺼번에 4명이 코트를 사용할 수 있는 복식이 자연스럽게 대세가 된 것이다. 그런데 복식은 한 명이 코트의 절반만 커버하면 된다. 이러다 보니 백핸드 쪽으로 오는 공도 조금만 부지런히 움직이면 돌아서 포핸드로 처리할 수 있다. 게다가 두 사람 사이, 가운데로 오는 공은 거의 언제나 왼쪽에 선 사람이 포핸드로 처리하는 암묵적 합의가 존재한다. 이렇게 백핸드를 거의 쓰지 않게 되면, 당연히 실력이 늘 수 있는 기회도 줄 수밖에 없다.
테니스가 고도의 심리전이 되는 또 하나의 핵심 이유는 플레이의 정지 순간이 잦아서다. 실제 경기에서 테니스 라켓을 휘두르며 스트로크를 교환하는 시간은 놀랍도록 적다. 이를테면, 조코비치와 나달이 맞붙은 2012년 호주오픈 결승전의 경기 시간은 무려 5시간 57분이었지만, 두 선수가 실제로 코트 위를 뛰어다니며 치열한 랠리를 주고받은 시간은 그 절반도 되지 않았다. 2017년 호주오픈 나달과 페더러의 마지막 5세트 8번째 게임에서 펼쳐진, 역사상 가장 격렬하면서 아름답다는 찬사를 받은 26구 환상 랠리. 강인한 체력과 섬세한 기교가 응축된 이 명품 랠리에 소요된 시간은 고작 32초였다. 페더러의 득점으로 인정된 그 샷 대결 뒤 다음 플레이가 진행되기까지 얼마나 걸렸을까. 그보다 15초가 더 긴 47초였다. 47초 동안 나달과 페더러는 관중들의 기립 박수를 받으며 숨을 고르고, 볼키즈에게 수건을 전달받아 땀을 닦고, 다음 서브를 넣고 받기 위한 육체적 정신적 준비를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