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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의 반어법

그림자의 반어법

정동순 (지은이)
에세이스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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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의 반어법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그림자의 반어법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89958534
· 쪽수 : 264쪽
· 출판일 : 2024-01-15

책 소개

감각을 살려 몸으로 행복해지기. 정동순 문학의 참맛은 감각을 몸 전체로 받아 찌릿찌릿한 행복감을 독자와 나눠 갖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녀는 수필에 대단한 실험을 하고 있는 중이다. ‘감각을 살려서 몸으로 행복해지기’라는 실험이다.

목차

책을 펴내며__4

제1부 호박이 넝쿨째 굴러갔다
시애틀라이트 랩소디__10
호박이 넝쿨째 굴러갔다__14
봉구만큼만__19
그림자의 반어법__24
점. 점. 점.__28
물과 바위__32
바나나 차차__36
다섯 가지 질문__40
그 길을 따라가다__45

제2부 둥글면서도 네모 난
둥근 사각형__50
햇살회와 음식 부조__54
A4와 레터 사이즈__58
ㅂㅌㅅㄴㄷ ㄱㅈㅇ__63
눈산__68
콜 넘버 895.73__73
타말리 먹는 밤__79
시애틀의 껌벽__83
국어 선생이 되고 싶은 수학 선생__87

제3부 지붕에 올라간 여자
하이 헛__94
굴뚝 수리__99
어디서 왔소__105
성경책 미스터리__111
빈집, 낯설지만은 않은__117
골목길의 트럭__122
몸이 하는 말__124
주근깨 장미__129
미시즈 볼__133
시드니 유금란 선생님께__137

제4부 하얀 운동화가 있는 정물화
하얀 운동화가 있는 정물화__142
뭉치면 죽고 흩어지면 산다__146
여름이__151
병아리가 왔다__155
기차와 해바라기__160
아이와 남해안 청정미역__166
달달 아픈 달__171
낮은 곳에 핀 꽃__175
모든 방향 일단정지__179

제5부 문득문득
가을 음악회의 추억__184
일곱 개의 목걸이__188
그녀가 시를 쓴다__193
문득문득__198
양말 한 켤레__202
봄날의 광안리 바닷가__206
제주 월동 무__211
파파의 연장통__214
눈이 내리고__219
정동순 론
몸으로 사유하기__224

저자소개

정동순 (지은이)    정보 더보기
미국 시애틀에서 살고 있는 저자의 두 번째 수필집이다. 그의 수필은 미국 공립학교 교사로 재직하며 살아가는 이민자의 시선으로 일상에서 느끼는 생각들을 수필로 썼다. 첫번째 수필집 <어머, 한국말 하시네요> 에서 12번의 실패에도 13번의 도전을 통해 도서관 직원이 되었던 정착기의 이야기들이었다면, 이번 수필집에서는 이후 공립학교 교사가 되어 느끼는 미국 교단에 생활과 거기에 따른 사람들의 이야기와 함께 새로운 글을 읽는 재미가 있다. 저자는 또한 첨단 IT 산업이 발달한 도시에 살면서 텃밭을 일구고 닭을 키우며 도시 농부로 살며 자연과 교감하는 생활을 실천하고 있다. 그의 글에서는 시애틀의 산과 호수 바다 냄새가 난다. 겨울비를 맞으며 나무에 매달려 자라는 이끼 냄새가 나고 커피 냄새가 난다. 두 가지 이질적인 것의 조합, 시애틀에서 사는 이민자의 삶과 한국인의 정체성을 간직하며 살아야 하는 자신의 정체성을 둥글면서도 네모난 둥근 사각형 같은 미적 조합이면 좋겠다고 밝히고 있다. 시애틀문학신인문학상, 미주 중앙신인문학상, 수필과 비평 신인문학상으로 등단했다. 수필집 『어머, 한국말 하시네요』 수필과비평, 2018 공동 수필집 『바다 건너 당신』 곰곰나루, 2022 수필집 『그림자의 반어법』 에세이스트, 2024 수필U시간 동인, 한국문인협회, 시애틀문학회 회원 Dolsilai1@gmail.com (돌실아이1) 미국 시애틀 거주 페더럴웨이 교육구 고등학교 교사 미주 중앙신인문학상 수필 대상(2012) 수필과 비평 신인문학상으로 등단(2018) 수필집 『어머, 한국말 하시네요』(2018) 공동수필집 『바다 건너 당신』(2022) 수필집 『그림자의 반어법』(2024) 수필U시간 동인 한국문인협회 회원 현재(제9대) 시애틀문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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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그날 스물두 살의 나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있었어. 기차를 타고 그리스의 아테네로 가고 싶었단다. 그런데 들리는 소식은 기차가 통과하는 유고슬라비아 어디쯤에서 내전이 시작되었다고 했어. 그날 스물두 살의 나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있었어. 기차를 타고 그리스의 아테네로 가고 싶었단다. 그런데 들리는 소식은 기차가 통과하는 유고슬라비아 어디쯤에서 내전이 시작되었다고 했어.
(...)
기차는 푸른 어스름에 출발하여 밤새 지도 위 어느 낯선 길로 달렸지. 덜컹거리는 기차의 소음이 자장가처럼 들릴 정도로 피곤했던 우리는 잠이 들었다, 깨었다를 반복하며 아침을 맞았어 (…) 창을 통해 들어오는 농촌 풍경은 지극히 한적하고 평화로웠어. 기차는 계속 달렸어. 창을 통해 들어오는 농촌 풍경은 지극히 한적하고 평화로웠어. (…) 다시 긴 침묵의 시간이 왔어. 달리는 기차의 철컥거리는 소음만 들렸어. 낯선 기차에 맡긴 몸은 어디쯤 가고 있는지 시간은 얼마나 지났는지 아득하기만 했지. (…) 낮달만 하염없이 기차를 따라왔어. 아무도 자신을 알지 못하는 곳에서 철저히 혼자가 되어 본다는 것, 고독이라는 것이 이런 느낌이 아닐까 생각했어.
(...)
창밖의 풍경마저 무심하게 다가올 때쯤, 몸을 벌떡 일으키게 하는 일이 일어났어. 창가에 얼굴을 바짝 붙였단다. 총소리보다 강렬했어. 기찻길을 따라 밀려드는 노란 파도. 낮은 언덕과 들판에 끝없이 이어지는 노란 해바라기 벌판이었어. 사람들은 어쩌자고 저렇게 많은 해바라기를 심었을까?
해바라기. (…) 나는 커다란 눈망울에 눈물이 그렁그렁했던 소피아 로렌의 《해바라기》를 떠올렸어. 가슴속에선 <잃어버린 사랑>이란 영화 주제가도 흐르고 있었어. 간절한 사랑을 찾아 떠났던 그녀가 기차 여행에서 만났던 노란 해바라기를 내가 보고 있구나! 그날 내 가슴을 꾸욱 누르면서 묵직하게 차오르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해바라기를 많이 그렸던 고흐도 너무나 고독했기에 어쩔 수 없이 해바라기의 노란 색에 집착했던 것일까? 고독한 순례자를 환영하는 가장 적절한 빛깔이 노란색이라고 생각해.
광활한 대지에 펼쳐진 노란색에 지칠 무렵, 해바라기밭도 어디쯤에서 사라졌어. 기차는 계속 달렸어. (…)
마침내 아테네에 내렸을 땐, 꼬박 두 밤과 하루가 지났어. (…) 마음의 지평선도 한껏 넓어짐을 실감했지. 내전이 일어난 지역을 통과하지 않고 무사히 아테네에 내렸다는 안도감에 떠오르는 태양은 더욱 찬란했어. 그 밝은 태양 아래 푸짐하게 아침을 먹었단다.
(「기차와 해바라기」 부분)


방문객들에게 인기 있는 파라다이스는 1,645m의 산 중턱이다. 하얀 봉우리가 바로 앞에 잡힐 듯 다가온다. (…)
그 꽃들을 보고 온 날은 눈을 감아도 언덕 가득 핀 꽃의 잔상이 아른거린다. 색색의 들꽃이 피어 있고 바람이 불어온다. 어디선가 꽃향기가 나는 것 같은 환후(幻嗅)를 느낀다. 들꽃을 스친 바람이 내 몸에 휘감아준 꽃향기가 한겹 한겹 풀리는 듯 말이다.
(...)
한여름에 산과 눈을 마주칠 때, 눈 덮인 봉우리는 빵빠레 아이스크림콘을 닮았다. 나는 짓궂은 장난을 한다. 옆구리에 주름을 쭈욱 잡아가며 부드럽게 솟아오른 하얀 봉우리를 보고 혀를 쓰윽 내밀어 핥아먹는 시늉을 한다. 눈산은 아직까지 내 장난을 귀엽게 받아준다.
(「눈산」 부분)


나무에서 눈을 뗄 수가 없다. 바람이 불 때마다 우듬지의 점들이 수런거린다. 잎눈에서 돋아난 연노랑과 검은 점들이 나뭇가지 사이를 촘촘히 메우고 있다. 물오른 나무에선 쉬이 분간하기 어려운 향내가 난다. 늘 보던 친구가 애인이 되는 순간이 이럴까. 점들을 부지런히 카메라 프레임에 담아 본다. 봄은 조르주 쇠라보다 자신이 점묘파의 원조이며 저작권을 가지고 있음을 만천하에 공표하고 있다.
대가의 그림을 벽에 걸어놓지 못하는 살림이지만 점묘파의 작품은 우리 집에도 있다.
(...)
꽃 눈사태이다. 사과꽃만이 아니다. 살구꽃 앵두꽃 복숭아꽃 배꽃 자두꽃. 과일을 맺는 나무의 반란이다. 봄바람에 바람이라도 났나 보다. 밀당도 없이 작은 바람에도 후르르후르르 연서를 흩날린다. 꽃잎을 점. 점. 점. 바람에 실어 순간이나마 자신이 열매보단 꽃나무임을 애인에게 읍소하려는 게다. 아니다. 자신이 한때 꽃이었다는 것마저 잊은 사람들을 깨우쳐 주려는 게다. 기억해 봐. 너도 한때 꽃이었잖아! 안간힘을 다해 무뎌진 감성을 깨우려는 과일나무의 애타는 반란이다.
(...)
내 눈은 지금 속고 있는 것일까? 시야에 들어오는 모든 풍경이 점들로 표현한 그림이다. (…) 봄은 해마다 지치지 않고 억만 개의 점을 찍어 전시장의 그림을 새롭게 바꾼다.
원조 점묘파가 그린 호숫가 나무들이 만드는 풍경 위로 새들도 무리 지어 어디론가 날아간다. 하늘에 한 무리의 점들이 모였다 흩어졌다 한다. 봄이 쥐여 준 붓을 들고 내 캔버스에도 콕콕 점을 찍어 본다.
점. 점. 점. 캔버스 위에서 점들의 반란이 일어난다.
(「점.점.점」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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