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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0049153
· 쪽수 : 224쪽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위로를 돌리며 살아야 해서 008
01. 장래 희망은 작가입니다 013
02. 그해 봄은 재채기 017
03. 그리울 권리 021
04. ‘조금 충분한’과 ‘다소 부족한’의 그 어디쯤 024
05. 균형에의 지향 028
06. 행운의 총량, 불행의 잔량 031
07. 혀끝으로 기억하는 당신의 맛 037
08. 새해 첫날은 쉼표처럼 040
09. 엔트로피인가 제로섬인가 044
10. 여행, 좋아하세요? 048
11. 이별의 정의 051
12. 관계의 이름 054
13. 불행의 경쟁 056
14. 로맨틱 에고이스트 059
15. 어쩌다 쓸쓸하지만 대체적으로 다행한 062
16. 너만이 없는 나만의 거리 065
17. 전동성당 067
18. 오늘이란 시간이 건네준 교훈 069
19. 안탈리아에 가실래요? 072
20. 어느 멋진 우울한 날 076
21. 당신 인생의 이야기 079
22. 당신과 헤어지는 일 083
23. 나이 벗고 행복 지르기 087
24. 사람인(人) 자(字)를 써 내려가는 일 090
25. 마음이 마음에게 093
26. 몇 점 받았어요? 096
27. 잊히는 일의 두려움 101
28. 덜 불행하기 위한 선택 104
29. 나타샤가 낙타를 타고 오듯 108
30. 사랑의 클리셰 111
31. 사람이 하는 일 116
32. 둥근 어깨의 힘 122
33. 예쁘고 섹시한 맛 125
34. 배웅하며 129
35. 의젓하게 마주할 줄 아는 삶 132
36. 외로움을 우리는 시간 136
37. 세상을 보는 각도가 달라질 때 139
38. 추억의 주인공, 추억의 시제 142
39. 불완전한 나를 인정하기 146
40. 혼잣말을 하던 시간 152
41. 관종의 길 156
42. Don’t be serious 159
43. 슬플 때마다 치약을 짠다 163
44. 심장이 딱딱하지 않아서 다행이야 165
45. 내일의 걱정일랑은 내일의 나에게 167
46. 고리기도 170
47. 80개의 영혼 174
48. 그래도 봄날은 간다 177
49. 상미 기간 181
50. 사랑이 그대를 다정하게 하리라 185
51. 저마다의 공든 탑 187
52. 생의 증거 190
53. 어디 삶이 희망과 성공 사례로만 채워지던가요 192
54. 울면 돼요? 196
55. 누름돌을 얹는 일 201
56. 너의 발 냄새 205
57. ‘편한’ 사이와 ‘편리한’ 사이 208
58. ‘적당’이라는 말 211
59. 영원과 안녕 뒤에 붙는 히 214
60. 사라진 연애 감정을 찾아서 217
작가의 말. 비틀, 거리는 마음 221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라떼는 말이야’ 같은 신조어가 등장한 것도 어쩌면 그런 시절을 지나왔기 때문일지 모른다. 흔히 향수(nostalgia)라고 일컫는 아련한 감각은 선물과 같아서 ‘아름다운 시절’의 ‘아름다운’은 이미 지나가 버렸기 때문에 붙일 수 있는 수식어이며 ‘되돌릴 수 없음’은 추억의 미덕이 되어 그 기억을 연료 삼아 현재의 삶을 구동시키고는 한다. 그러므로 모든 지난날은 아름다운 시절일 수밖에 없다. 그리울 권리가 있는 과거가 있음은 고마운 일이다. 지금 이 순간 최선을 다한다는 말은 미래의 언젠가를 태우기 위한 월동 준비라는 의미가 될 테니.
- ‘03. 그리울 권리’ 중에서
당연한 말이지만 시간이 해결해 주는 것은 없다. 물론 모든 건 언젠가 지나가지만 통과 속도는 모두에게 공평할지라도 불행의 반경과 행복의 구심은 저마다 달라 허리에 양손을 얹고서 해맑게 웃으며 ‘이제 다 지나갔어!’라고 읊조릴 수 있는 순간이 차례로 다가오진 않았다. 다만, 교훈이 남았다. 어떤 방식이 되었건 그 상황을 해결(극복)해야 하는 건 오롯한 나의 몫이라는 것, 세상에 대가나 이유가 없는 요행수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교훈이. 만일 내가 엎어져 무릎과 턱이 까져 피를 흘리고 있을 때 어떤 존재가 내게 친절을 베풀었다면 감사한 일임과 동시에 그건 빚이다. 이자 한 푼 붙이지 않고 내게 꾸어 준 친절이 그토록 은혜로운 일임을 깨닫는 과정에서 내가 진 호의라는 부채를 베푼 당사자에게 갚을 수도 있겠으나 언젠가의 나처럼 연쇄적인 불행의 폭격에 힘겨워하는 누군가에게 다정함을 나누어 줄 수 있는 사람이 되는 일이야말로 앞으로 실천해야 할 덕목임을 배웠다.
- ‘06. 행운의 총량, 불행의 잔량’ 중에서
하나를 잃고 절망하는 순간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다른 이로운 한 면이 반짝, 하고 내 시야에 담긴 경험이 있을 것이다. 세상에 존재하는 것들에겐 저마다 ‘끝’이 있어 쇠락과 소멸을 향해 굴러가고 있다지만 많은 사람이 순응보단 극복이란 이름의 역방향을 택한다. 역방향으로 뒤돌아서 어깨를 들이밀며 그 속에서 가치로운 것과 의미로운 것들이 내게 건네는 행복의 맛을 혀끝으로 핥는 방법을 깨우친다. 놀랍지 않은가! 살면서 신앙처럼 읊는 ‘이 또한 지나가리라’ 문장이 허무맹랑한 것만은 아닌 이유이기도 하다.
- ‘09. 엔트로피인가 제로섬인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