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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미술 > 조각
· ISBN : 9791190093231
· 쪽수 : 232쪽
· 출판일 : 2023-01-14
책 소개
목차
1장. 정해지지 않은 가능성들이 나를 설레게 한다
새벽 작업장 / 맑은 눈으로 먼 곳을 바라보길 / 개방된 전시 공간 / 익숙한 대로 살지 않겠다는 부질없는 마음 / 그림자와 여백 / 작가들 / 기도 - 손끝으로 여는 세상 / 정말 소중한 것은 눈에 쉽게 보이지 않아 / 가족 / 나는 조각가가 될 거예요 / 새로운 작업으로 진입 / 조형물과 조각 작품 / 당진의 철 조각
2장. 나를 둘러싼 세계와 함께 움직인다
다시는 / News / 최고의 미인은 누구인가 / 텅 빈 / Bricks / 하얀 밤 / 기도 / Protector / Original sin / Dynamic pause / 업보 / 울림 / 그림 없는 액자 / 부부 / Awakening / 그림자와 춤을 / 신을 만나는 순간 / 두려움 / 열네 살 / 사라지다 / 하나 / 신의 바람 / 바라보다 / 길 / 김복동상 / 농무 / Life / 찰나
저자소개
책속에서
새벽에 일어나 어둠 가운데 흙 작업을 시작한다. 요 며칠 갑자기 추워지며 시린 날씨에 손이 얼 것 같았다. 해가 떠오르면 비닐로 흙을 싸고, 어두워지면 다시 작업을 시작한다. 해 뜨면 부려야 하는 작업, 짙어지는 절망 가운데 희망을 담아야 하는 작업. (…) 어둠, 적막, 그 가운데 서서 흙을 치대면 비로소 한 가닥 희망이 비치는 듯도 하다.
내가 만든 수많은 작품 중에서 몇 개는 의미 있는 작품이 될 수도 있겠고, 대부분은 버려질 것이다. 다 부질없는 일이다. 그래도 아침마다 손과 몸을 녹이고서 다시 흙을 만진다. 어쩌면 그것 말고 내게 남은 ‘오늘’들을 만족스럽게 보낼 다른 수단은 없을 거라는 무거운 예감에 짓눌린다.
그림자는 조각 작품의 주제가 되지 못했다. 그림자에 조각과 동등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간과하고 넘어가던 것들에 의미를 불어넣는 작업이다. 존재의 이면에 늘 함께하지만 눈여겨보지 않으면 지나치고 마는 그림자, 존재의 바로 옆에서 허공으로 존재하는 존재 밖의 여백. 그것들이 나에게는 의미 있어 보였다. 때로는 그들의 존재감이 더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