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세계사 일반
· ISBN : 9791190136433
· 쪽수 : 248쪽
책 소개
목차
서문: 우리는 히포크라테스의 후예가 아니다
대가들의 책을 불태운 이단자│파라켈수스(Paracelsus, 1493~1541)
고루한 왕당파, 혁신적인 의학자│윌리엄 하비(William Harvey, 1578~1657)
손 씻기가 불러온 기적│이그나츠 제멜바이스(Ignaz Semmelweis, 1818~1865)
광견병을 정복한 국수주의자│루이 파스퇴르(Louis Pasteur, 1822~1895)
공용 펌프를 폐기하라│존 스노(John Snow, 1813~1858)
마법 탄환을 찾아서│파울 에를리히(Paul Ehrlich, 1854~1915)
장티푸스를 퇴치한 꼰대│암로스 라이트(Almroth Wright, 1861~1947)
드디어 완성된 마법 탄환│게르하르트 도마크(Gerhard Domagk, 1895~1964)
태양을 특허 낼 수 있습니까?│조너스 소크(Jonas Salk, 1914~1995)
우선순위를 정하라│도미니크 장 라레(Dominique-Jean Larrey, 1766~1842)
모세가 되고 싶었던 남자│지그문트 프로이트(Sigmund Freud, 1856~1939)
낙태를 용인한 보수주의자│찰스 에버렛 쿱(Charles Everett Koop, 1916~2013)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1527년 6월 24일, 의학부뿐만 아니라 바젤 대학 전체 교수진이 경악할 사건이 터졌다. 바젤 대학 정문 근처에서 파라켈수스가 갈레노스와 이븐 시나의 책을 불태운 것이다. 파라켈수스가 갈레노스와 이븐 시나의 학설에 반대하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었으나 강의와 저술을 통해 조용히 저항하는 것과 호기롭게 공공장소에서 책을 불태우는 것은 완전히 달랐다. 파라켈수스의 그런 행동은 1520년 12월 10일 파문에 처할 것이라며 협박하는 교황의 편지를 불태운 종교 개혁가 마르틴 루터를 떠올리게 했다. 파라켈수스의 오만하고 자기과시적인 성격을 감안하면 대가들의 책을 불태운 사건에는 스스로 ‘의학계의 마르틴 루터’가 되려는 의도가 다분했던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이는 멋지게 성공했다.
19세기 중반까지 일반인뿐만 아니라 의료인도 위생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의료 기구를 화학 약품이나 끓는 물에 소독하고, 의료인이 환자를 진료하기 전 손을 씻고, 입원한 환자에게 깨끗하게 세탁한 환자복과 담요를 제공하는 기본적인 일도 지켜지지 않았다. 팔과 다리를 절단하는 도구조차 피만 대충 닦아 내고 사용했으며 의사는 한 번도 손을 씻지 않고 다양한 환자를 연이어 진료했다. 심지어 근무복에 핏자국이 많을수록 유능한 의사로 여겨졌고 환자의 상처를 봉합하는 바늘과 실, 동여매는 붕대도 온갖 세균이 득실거리는 상태로 보관했다. 덕분에 상처 감염과 더불어 병원 내부에서 미생물에 감염되는 원내 감염이 일상적으로 발생했고 많은 환자가 패혈증에 걸려 생명을 잃었으나 그 모두 ‘어쩔 수 없는 일’로 여겨져 누구 하나 개선하려 노력하지 않았다. 적어도 이그나츠 제멜바이스가 나서기 전까지는 그랬다.
9월 초 이상한 소문이 들렸다. 어떤 의사가 ‘오염된 공기가 아니라 오염된 식수가 콜레라의 원인이다’라고 주장한다는 것이다. 그 의사는 브로드가에 식수를 공급하는 펌프를 콜레라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헨리는 정신 나간 소리라고 생각하여 처음엔 별다른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그러나 급기야 그 의사가 행정관을 설득해서 펌프를 폐기한다는 소문이 들려오자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그래서 펌프를 폐기한다는 날, 헨리도 현장을 찾았다. 그 의사가 바로 존 스노였고, 그게 헨리와 존 스노의 첫 번째 만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