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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오늘도 너무 잘 샀잖아

미친, 오늘도 너무 잘 샀잖아

(확고한 기준으로 가치를 소비하는 이 시대의 생활비법)

안희진 (지은이)
웨일북
14,000원

일반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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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오늘도 너무 잘 샀잖아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미친, 오늘도 너무 잘 샀잖아 (확고한 기준으로 가치를 소비하는 이 시대의 생활비법)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0313483
· 쪽수 : 280쪽
· 출판일 : 2020-09-05

책 소개

확고한 기준으로 가치를 소비하는 이 시대의 생활비법. "사는 게 지루하고 무기력할 때, 더 이상 내일이 궁금하지 않을 때 불현듯 돈을 쓰기 시작했다." 삶이 재미없어서 돈을 쓰기 시작했다는 작가 안희진은 이제 당일 배송의 중요성을 설파한다.

목차

프롤로그:
세상에 나쁜 쇼핑은 없다

- 쇼핑에 서툰 당신에게
- 일찍 일어나는 새가 마스크를 살까
- 막걸리, 누가 만들어야 하는가
- 밀레니얼 시대에 빵 사기
- 안 맞으면 저한테 파세요
- 치킨에도 진심은 통한다
- 덕후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일코다
- 하루를 여유롭게 마무리하는 방법
- 천안 명물 튀소 호두과자 제대로 주문하는 법
- 습관성 잠옷 구매자의 변명
- 서른에는 서른 파티!
- 오뚜기 떡라면과 비장의 필살기
- 그 많던 설 상여는 어디로 갔을까
- 쇼핑왕이 되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
- 대리니까 대리코트!
- 을지로는 호락호락한가
- KTX 특실 와플과 짬뽕 오징어
- 완벽한 식사의 조건
- 술집계의 배산임수를 떠나보내던 날
- 중고나라, 이 시대의 긴하진순들을 위한 특효약
- 토이 스토리 개봉에 대처하는 자세
- 삼십 대의 미용실
- 막걸리 마실 때 중요한 것들
- 회사에 가기 싫을 때는
- 장기근속의 꿈
- 작가의 냉면
- 냉장고를 믿지 마세요
- 이모티콘 월드컵
- 점심이란 무엇인가
- 완벽한 아이디를 만나는 가장 확실한 방법
- 대가 없는 선의란 존재하는가
- 내 마음의 옥탑방
- 양말을 좋아하는 이유
- 나를 사랑하지 않는 아기들에게
- 실패한 위로의 역사
- 너는 나의 설마
- 돈을 써야만 글 쓰는 사람

에필로그:
글을 쓴다는 핑계

저자소개

안희진 (지은이)    정보 더보기
뭐든 쓰는 걸 좋아한다. 주로 글과 돈을 쓴다.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은 사진으로 남길 수 없기에 글로 쓴다. 돈을 쓰고 글을 쓰며, 글을 쓰고 돈을 쓰는 ‘쓰기’의 선순환을 즐긴다. 통장 잔고는 평범하나 평범치 않은 소비력을 가지고 있다. 돈은 줄줄 새지만 배송비만큼은 극도로 아낀다. 무료배송이면 혼자 사고, 유료배송이면 같이 사면 된다. 누가 뭐래도 세상에 나쁜 쇼핑은 없는 것 같다. 독립출판물 《이 책을 팔아 커피를 살 수 있을까》를 함께 썼다. 인스타그램 @monthlypaybaby 브런치 brunch.co.kr/@cotton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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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쇼핑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합리화다. 은근슬쩍 내 관심사를 모두의 관심사로 몰아가는 것이다. 가끔 운이 좋으면 이 지점에서 공동구매로 이어지기도 한다. ‘공구’의 마법은 천 원짜리 스테인리스 빨대보다 비싼 배송비를 혁신적으로 줄여준다. 나 같은 사람 여섯 명만 모아도 배송비는 400원이 된다. 총대인 나에게 쏟아지는 관심은 덤이다. 왜냐하면, 이건 나만의 쇼핑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쇼핑이니까!
하지만 모두의 쇼핑이 아닌 경우에는 더 치밀한 준비가 필요하다. 낚시할 때 경건히 밑밥을 던지듯이, 일요일 밤 나는 재화 수십 개를 탐닉하며 장을 본다. 어떤 시험이더라도 후보가 있어야 최종 합격자가 있는 법이다. 달갑지 않은 월요일 출근길은 1차 합격자를 걸러내며 상큼하게 시작한다. 지하철에서 많은 재화가 눈물의 고배를 마셨고, 또 다른 재화들은 무혈입성하기도 했다. ­ <쇼핑에 서툰 당신에게> 중에서


캐릭터 마케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판매자와 구매자의 궁합이다. 판매자가 조금이라도 인간적이어서 랜덤 뽑기를 망설이거나 구매자가 조금이라도 이성적이어서 불확실성 앞에 돈을 아낀다면 실패다. 판매자가 랜덤 판매를 하지 않는다면 비인기 캐릭터는 아무도 사지 않아 재고가 넘칠 것이다. 구매자가 주택담보대출이라도 받았다면 아무리 디즈니를 사랑한다 할지라도 컵 하나 정도는 스킵할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세븐일레븐과 나는 천생연분 같다. 아니면 전생에 뜨겁게 사랑했던 사이거나. 이를테면 전생의 여보 자기 사이. 세븐일레븐은 디즈니 머그잔과 마이크로팝 모두를 랜덤으로 뽑아 가라는 승부수를 던졌고, 나는 불확실성에 지갑을 내던지는 화끈한 소비자니까. 악독한 판매자와 생각 없는 구매자의 불꽃 케미다. 공지사항을 열 번 정도 읽고 방문할 행사 매장을 골라본다. ­ <덕후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일코다> 중에서


우리는 더 이상 부모님이 학교에 석식비를 내줘야 저녁을 먹고, 용돈을 받아야 최고급 식당인 미스터피자에서 생일 파티를 여는 코흘리개가 아니다. 수학여행이 다가오면 옷을 사달라고 부모님을 조르던 아이들은 이제 모두 제 돈으로 옷을 산다. 우리에게는 엄연히 본인 명의의 월급통장이 존재하며, 그러므로 우리는 예산 집행도 합리적으로 진행하는 진짜 어른인 것이다.
그래서 나는 제안했다.“얘들아 우리 내년에 서른 되니까 서른 파티 어때?” 고맙게도 귀여운 나의 친구들은 적극 공감하며 파티에 힘을 더했다. 일사천리로 네 명이서 함께 묵을 호텔을 알아보고, 우정 잠옷을 사고, 깜짝 선물 교환을 위한 작당 모의도 마쳤다. 이십 대의 마지막을 기념하겠다는 결연한 의지는 넘실대다 못해 넘쳐흐를 지경이었다. ­ <서른에는 서른 파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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