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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명사에세이 > 기타 명사에세이
· ISBN : 9788936480806
· 쪽수 : 228쪽
· 출판일 : 2025-04-28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1부 그 맛, 상상해보시라
토마토, 망할 토마토
하지의 구원자, 감자
가지 요리도 가지가지
어른이 되는 맛, 콩나물
알프스엔 쌀이 있다
닭은 껍질이 상수다
천의 가능성, 달걀 1
천의 가능성, 달걀 2
경계 없는 반죽, 메밀
2부 혀끝에 닿은 바다
봄이 오면 달그락, 조개
그 여름, 마법의 홍합
얇게 저민 파도 한자락, 어란
아귀, 숨어서 먹는 맛
바다의 소, 대구
아이슬란드 홍어, 그들은 차별하지 않는다
3부 필살의 재료, 장인의 비기
비장의 닭꼬치
비계는 억울하다
통각과 미각의 은밀한 내통
여수 연등천 45번집
무아경의 기술, 굽기
전주의 국밥, 제노바의 파스타
4부 추억 한그릇, 그리움 한잔
서울운동장을 기억하십니까
부대찌개, 이빨 자국을 찾으십니까
학교 앞 떡볶이집 사장님, 죄송합니다
라면이 좋아
소시지, 분홍 소시지
을지로에서 혼자 마시기
안녕, 맥도날드!
음식은 추억에 색채를 입힌다
새로 쓴 작가의 말
작가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나는 요리를 배우면서 레시피를 수집하고 칼질을 하며 원가를 계산하고 마케팅을 공부했다. 이른바 전문 요리의 세계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진짜 요리는 어머니가 콩나물국을 끓이실 때 곁에서 마늘 까는 일을 도와드리고 콩나물 껍질을 수습하며 어머니의 움직임과 마음을 지켜보는 일이 아니었던가.
가지에 단 소스를 얹고 세지 않은 불에 천천히 익힌다. 가지들이 수군거리며 익어가는 소리가 들린다. 이미 달콤한 소스에 다시 가지의 단맛이 쏟아져 나오고, 술을 부른다. 이런 가지요리를 먹을 때는 행복하다.
전주에서 콩나물국밥을 먹는다. 그 맛을 한마디로 표현하라면, 나는 ‘어른이 되는 맛’이라고 하겠다. 어른들만이 아는 맛이라고 하겠다. 무심하고 밋밋한 콩나물이 전부인 그 국물은 자극이라고는 모르는, 요즘 같은 선동적인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맛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른들은 더 콩나물국을 찾는 것일지도. 노랗고 맑은 콩나물국을 한숟가락 뜬다. 거기에 내 어린 날의 냄새가 자욱하게 번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