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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36449254
· 쪽수 : 296쪽
· 출판일 : 2025-09-12
책 소개
읽고, 쓰고, 공부하는 당신을 위한 2020년대 어린이책 현장
오랜 시간 아동청소년문학 현장에서 비평 담론을 풍성히 가꾸어 온 평론가 오세란의 서평집 『읽기와 흔들기: 어린이책을 읽는 어른을 위하여』가 출간되었다. 이 책은 저자가 2021년부터 『기획회의』와 『동네책방동네도서관』에 연재한 서평을 중심으로 묶어, 2020년대 창작동화의 의의를 날카롭게 짚는 한편 동시·그림책·그래픽노블까지 시야를 넓혀 각 장르 및 작품의 성취와 사회적 맥락을 입체적으로 보여 준다. 요컨대 최근 어린이책의 변화를 종합적으로 조망하고 그 흐름을 발 빠르게 기록한 평론가의 치열하고도 애정 어린 작업이다. 어린이책을 공부하는 학생과 연구자에게는 든든한 길잡이가, 교사와 사서에게는 독서 수업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지침이 될 것이다. 또한 창작자에게는 자신의 작업을 성찰하고 상상력을 확장할 계기를, 일반 독자에게는 어린이책을 통해 삶을 다시 들여다보는 경험을 선물할 것이다.
동화에서 동시, 그림책, 그래픽노블까지
어린이책의 최신 지형을 안내하는 서평집
『창비어린이』 편집위원이자 KBBY 운영위원인 평론가 오세란은 동시대 아동청소년문학에 깊이 있고 풍부한 비평을 꾸준히 제시해 온, 우리 시대의 믿음직한 평론가다. 『읽기와 흔들기: 어린이책을 읽는 어른을 위하여』(이하 ‘『읽기와 흔들기』’)는 저자가 2021년부터 『기획회의』와 『동네책방동네도서관』에 연재한 서평을 중심으로 묶어, 2020년대 창작동화의 의의를 날카롭게 짚는 한편 동시·그림책·그래픽노블까지 시야를 넓혀 각 장르 및 작품의 성취와 사회적 맥락을 입체적으로 보여 준다.
저자는 책을 읽는다는 것은 단순히 위안을 얻는 일이 아니라 “그동안 믿던 세계”(6면)를 흔들고 질문하게 만드는 경험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문제의식이 담긴 1부는 어린이 화자, 어린이 시민 그리고 의인동화의 의미를 다룬 세 편의 글을 실어, 오늘날 아동문학의 변화하는 지형을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뒤이은 2~4부는 각각 창작동화, 동시, 그림책에 관한 최신 논의를 다루며, 새로운 담론의 실마리를 만들어 온 작품들을 꼼꼼히 짚는다. 어린이책을 읽고, 쓰고, 공부하는 모든 이가 ‘흔들림’ 속에서 더 깊고 단단해지는 독서의 힘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야기는 대부분 하나의 주제로 세상을 정리하지만 동시에 바로 그 이야기를 통해 세상의 규칙과 관념에 질문을 던지며 독자가 길을 잃고 헤매게 만든다. 문학으로 세상을 ‘읽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흔들리는 시간’은 더욱 중요하다. 어린이 독자가 책을 읽으며 마음껏 흔들리는 경험을 누리길 바란다. 그들이 흔들리며 살아도 괜찮도록 단단하게 땅을 다지며 살겠다._「들어가며」에서
지금 여기의 아동문학과 그림책은 어떤 질문을 던질까?
재현과 전복의 서사로 새롭게 마주하는 어린이책의 세계
좋은 아동문학은 어린이의 내면을 섬세하게 ‘재현’하는 동시에 사회가 규정해 온 어린이다움을 ‘전복’한다. 『읽기와 흔들기』는 이러한 관점을 토대 삼아, 1부에서 오늘의 아동문학이 어린이를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어떤 질문을 던지는지를 세 가지 키워드로 짚는다. 첫 번째, 어린이를 화자로 세운 서사는 어린이 내면의 상처와 비밀, 외로움까지 드러내며, 이는 어린이를 독립적 존재로 존중하는 관점과 맞닿아 있다. 그다음으로 ‘어린이 시민’ 논의는 어린이를 보호 대상으로 한정하지 않고 공동체의 주체로 바라봐야 함을 강조한다. 마지막으로 의인동화에 대한 성찰은 동물이나 사물에 생명을 불어넣는 상상력이 어린이의 감정을 비추고 사회적 규범을 흔드는 장치가 되어 왔음을 보여 준다. 이어지는 2~4부는 동화·동시·그림책을 폭넓게 다루며 각 작품이 어떠한 재현과 전복의 서사를 펼치고 있는지를 분석한다. 내성적이고 예민한 어린이를 화자로 내세운 동시집(임희진 『삼각뿔 속의 잠』, 문학동네 2025), 장애와 포스트휴먼 문제를 새롭게 사유하는 그래픽노블(김규아 『너와 나의 퍼즐』, 창비 2024), 젠더 감수성을 반영한 동화(오시은 『천삼이의 환생 작전』, 창비 2023) 등을 다룬 비평들은 2020년대 어린이책이 품은 변화의 힘과 새로운 감수성을 선명하게 드러낸다.
어린이와 함께 읽고, 쓰고, 나누는 모든 이들을 위해
2020년대 어린이책의 흐름을 충실하게 담아낸 도서 목록
팬데믹과 기후 위기 등 거대한 변화를 겪은 2020년대, 학교를 비롯한 교육 현장은 크게 흔들렸고 어린이는 가장 불안정한 자리에 놓였다. 그러나 어린이책 현장은 그 시간에도 멈추지 않고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왔다. 『읽기와 흔들기』는 2020년 이후 발표된 주요 창작동화·동시·그림책·그래픽노블 약 50종을 분석하는 가운데 어린이를 위해 어른들이 어떤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지를 끊임없이 묻는다. 따라서 이 책은 최근 어린이책의 흐름을 한눈에 보여 주는 귀한 도서 목록이자, 어린이와 어른이 동등하게 손을 잡고 더 나은 세상을 함께 만들어 가자는 메시지를 담은 실천적 지침서라고도 할 수 있다. 저자가 엄선한 작품들은 “어울려 살아가는 어린이의 세계는 언제나 옳다”는 사실을 보여 주고(지안 『오늘부터 배프! 베프!』, 문학동네 2021), “모든 생명체는 자신만의 작지만 큰 세계가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며(이경혜 『책 읽는 고양이 서꽁치』, 문학과지성사 2022), 성 역할 고정관념을 깨고 주체적으로 미래를 선택하는 여성 주인공을 호명한다(채은하 『이웃집 빙허각』, 창비 2024). 기존의 질서를 흔들고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 보이는 이 도서 목록은 교사와 사서에게 유용한 수업 자료가 되어 줄 뿐 아니라, 창작자·연구자·학부모·일반 독자 모두에게 자신의 삶을 성찰하고 상상력을 확장할 계기가 되어 준다. 『읽기와 흔들기』가 어린이책을 가까이 두고 싶은 모든 이에게 믿음직한 길잡이가 될 수 있는 이유다.
목차
들어가며
흔들릴수록 단단해진다
1부 어린이의 시선으로 본 진실
어린이는 믿을 수 있는 화자다
어린이 시민의 등장과 커먼즈의 상상력
의인동화 사용 설명서
2부 자신을 돌보는 마음
우리 곁을 지키는 아주 특별한 친구들 길상효 『깊은 밤 필통 안에서』
때로는 단순함이 해결의 열쇠다 지안 『오늘부터 배프! 베프!』
‘내가 제일 잘나가’는 고양이 홍민정 『고양이 해결사 깜냥 1~4』
어린이처럼만 살자! 김미애 『여덟 살에서 살아남기』
어린이와 어른이 모두 행복한 세상 박미경 『떴다! 배달룡 선생님』
어린이의 기쁨과 슬픔 유은실 『나는 따로 할 거야』
옛이야기의 매력을 전유한 동화 김유 『백점 백곰』
동물 친구들이 소개해 준 새 친구들 박용숙 『내일 만나』
너도나도 행복할 수 있는 비밀 오시은 『천삼이의 환생 작전』
가족 더하기 가족은 더 큰 가족 이금이 『밤티 마을 마리네 집』
식물을 키우는 마음 김원아 『너와 나의 강낭콩』
초등학교 1학년 생활의 모든 것 이신영 『1학년은 처음이야』
4학년 어린이가 만난 세상에서 가장 깊은 고민은? 이은홍 『달리기를 잘하는 법』
마을에 찾아온 새로운 주민 박선화 『로봇 택시 기사 무디』
3부 각자 사정이 있다
암흑은 세상을 제대로 보는 눈 한윤섭 『너의 운명은』
SF동화가 던지는 질문들 이지은 외 『고조를 찾아서』
의인화를 넘어선 의인동화 루리 『긴긴밤』
괴물로 살아도 괜찮아 이재문 『몬스터 차일드』
변하지 않는 것과 변하는 것 박규연 『베프콘을 위하여』
우리는 결코 길들여지지 않는다 이경혜 『책 읽는 고양이 서꽁치』
동화로 만나는 메타버스 유소정 『그리고 펌킨맨이 나타났다』
스스로를 돌보는 마음 류재향 『우리에게 펭귄이란』
슬픔을 배우는 법 정은주 『기소영의 친구들』
로봇, 어린이를 그리워하다 어윤정 『리보와 앤: 아무도 오지 않는 도서관의 두 로봇』
소리 내어 너를 지키렴 박성희 『친애하고 존경하는』
그냥, 동네에서 만나는 우리 이웃 안미란 『그냥 씨의 동물 직업 상담소』
행간의 비밀 윤슬빛 『갈림길』
성공적인 리폼과 퓨전 이야기 성요셉 『핼러윈 마을에 캐럴이 울리면』
확장된 시공간, 증폭되는 감동 하신하 『우주의 속삭임』
동화로 사랑을 배워요 김다노 『최악의 최애』
마법사를 믿습니까? 김혜진 『가느다란 마법사 ㉡: 가느다란 마법사와 진짜 못해 강아지』
호모 루덴스, 놀이하는 어린이들 강인송 『알로하, 파!』
책 읽는 여자, 요리하는 남자 채은하 『이웃집 빙허각』
슬기로운 병원 생활 조우리 『4×4의 세계』
4부 그리고 쓰고 말하는 대로
동시, 너는 누구니? 김개미 외 『미지의 아이』
혼자 있는 동안 어린이들은 결코 혼자가 아니다 임수현 『코뿔소 모자 씌우기』
무서워하는 아이가 무서운 아이를 만나 영원을 엿보다 김개미 『드라큘라의 시』
예민한 아이(I)가 부르는 노래 임희진 『삼각뿔 속의 잠』
동화 속 그림의 영역은 어디까지일까 이지수·이지아 『참새의 신부가 되었습니다』
아름답지만 외로운 홀로서기, 성장에 관하여 송미경·장선환 『안개 숲을 지날 때』
흔들려도 흔들리지 않는 법 김규아 『너와 나의 퍼즐』
인간과 새가 마주 보며 엮는 ‘실뜨기’ 조오 『점과 선과 새』
제브리나의 옷장과 세 개의 얼굴 백희나 『해피버쓰데이』
안녕과 안녕 사이의 시간 동안 안녕달 『별에게』
수록글 발표지면
길을 밝혀 준 책들
저자소개
책속에서
이야기는 대부분 하나의 주제로 세상을 정리하지만 동시에 바로 그 이야기를 통해 세상의 규칙과 관념에 질문을 던지며 독자가 길을 잃고 헤매게 만든다. 문학으로 세상을 ‘읽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흔들리는 시간’은 더욱 중요하다.
어린이는 믿을 수 없는, 즉 신빙성 없는 화자가 아니다. 도리어 표현은 하지 않아도 가장 진실에 가까운 몸짓을 하는 예민한 화자다. 어린이는 믿음직한 화자다.
어린이들의 세계나 내면은 투명한 진공 상태나 평화로운 풀밭이 아니다. 여성의 몸이 일종의 전쟁터였던 것처럼, 어린이의 몸과 내면 또한 전쟁터다. 그들은 때 묻지 않은 순진한 존재가 아니라 욕망과 절망, 도전과 상실, 희망과 좌절, 질투와 용서를 경험하고 느끼는 존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