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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여행 > 세계일주여행 > 세계일주여행 에세이
· ISBN : 9791190382304
· 쪽수 : 348쪽
책 소개
목차
■ 여행은 계속되고
오후 두 시의 옥상 정원_일본 도쿄
교토 유학승, 법장 스님_일본 교토
보수 공사 중입니다_일본 히메지
3. 본래 땅은?다시 딛고 일어나라고 있는 것입니다
불기자심_터키 이스탄불
셀축의 꼬맹이들_터키 셀축
그 누가, 저 어미를_이스라엘 예루살렘
이스라엘에서 만난 숭산 스님_이스라엘 텔아비브
블랙홀 다합_이집트 다합
스쿠버다이빙과 블루홀_이집트 다합
크리스마스, 그리고 마지막 일몰_영국 런던
긴축 재정을 실시합니다_탄자니아 모시
모시의 카페_탄자니아 모시
하쿠나 마타타, 잔지바르_탄자니아 잔지바르
선택과 책임_탄자니아 잔지바르
승복이라는 보호구_나미비아 빈트후크
인생 숙제_나미비아 나미비아 사막
시선_나미비아 나미비아 사막
소중해진다는 건 길들여진다는 것_나미비아 나미비아 사막
땅에서 넘어진 자, 땅을 딛고 일어나라_남아공 케이프타운
손님맞이_남아공 요하네스버그
4. 고요함 가운데 움직임이 있고, 움직임 가운데 고요함이 있다
리우의 예수님을 만나다_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따귀 헌정식_브라질 사쿠아레마
라보카의 무희_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사기꾼 원제_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남미 트레킹의 정수_칠레 토레스 델 파이네
암벽과 허공_칠레 토레스 델 파이네
풍경과 인물_칠레 푸콘
가방을 훔치지 못한 남자_페루 아레키파
우유니에서 만난 소년_볼리비아 우유니
축복인가 족쇄인가_볼리비아 포토시
꽃거지 한영준_볼리비아 수크레
한 친구의 독특한 세계 일주_볼리비아 산타크루스?
브라질에서 브라질 월드컵을 보는 일_브라질 쿠이아바
가만히 바라만 보고 있었습니다_페루 우아라스
쥐다!_에콰도르 과야킬?
두 개의 적도 박물관_에콰도르 키토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_콜롬비아 메데인
Give me a blessing_콜롬비아 카르타헤나
진정한 혁명_쿠바 아바나
말레콘의 낚시꾼들_쿠바 아바나
글쎄올시다_쿠바 아바나
공허함을 어떻게 채우지요_쿠바 아바나
네가 울어서 기쁘다_멕시코 산크리스토발
피에르_미국 플래그스태프?
FREEDOM IS NOT FREE_미국 워싱턴 D.C.
자신의 얼굴에 책임진다는 것_미국 워싱턴 D.C.
■ 여행을 마치며
해남 스님
어머니의 꼭감
세계 일주의 의미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우리의 삶이란 것도 어찌 보면 긴 보수 공사 중에 있는 것이 아니던가요. 그리고 그 과정이야말로 삶이라는 거대한 흐름 자체가 아니었던가요. 그 어떤 결과가 나오고, 무슨 결실을 이루었다고 할지라도, 삶이라는 긴 여정은 결과가 아닌 과정입니다. 그 흐름에서 결과에 얽매이지 않고 과정을 잘 인내할 수 있을 것인가, 또 그 과정마저도 거리낌 없이 남에게 드러낼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다른 게 아닌 히메지성의 보수 공사를 통해서 돌이켜보게 된 것이었습니다.
예상외로 동네 꼬맹이들은 빨리 달렸고, 돌덩이도 제법 잘 던졌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멈춰 서서 꼬맹이들과 싸울 수는 없는 노릇이었습니다. 저는 정말 필사적으로 달렸습니다. 언덕을 한달음에 내려갔습니다. 세계 일주를 하며 그렇게 빨리 달린 적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습니다. 그렇게 달리다 마을에 들어선 지 얼마 되지 않아 20대 중반쯤 되어 보이는 마을 친구들 세 명을 만났습니다. 이 친구들이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릅니다. 저는 재빨리 이 친구들 등 뒤로 숨었습니다. 그리고 저를 따라오는 꼬맹이들을 가리키며 말했습니다.
“쟤들이 나한테 돌 던져! 쟤들 혼내줘!”
블루홀은 그 깊고도 푸른 어둠으로 사람들에게 근원 모를 공포감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깊고 어두운 바다는 그 자체가 공포입니다. 저 검푸른 바다 아래에 무엇이 있을지, 그 아래가 어떤 모양일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상했습니다. 그 새까만 어둠이, 도무지 알 수 없는 미지가 되려 저에게는 엄청난 매력이었습니다. 분명 저 깊은 곳으로 빠져들어 간다면 제가 끌고 다니는 이 육체는 죽음을 맞이하게 될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죽음이 끝이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입니다. 미지나 불가해, 혹 죽음이란 알 수도 없고 이해할 수도 없는 것이기에 그만큼 그 근원에 대한 묘한 끌림이 있기도 합니다. 무릇 ‘모름’이 끌리는 것이지, ‘앎’은 매력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