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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90526135
· 쪽수 : 232쪽
책 소개
목차
코로나에 엮인 내 죽음 우리 영혼
세종대왕 화내겠다
노무현과 황금심의 묘소
가장 큰 한가지 同 자
전설의 ‘개[犬]사돈’
등단, 그 잔인한(?) 함수
저승으로 가는 감사패(感謝牌)
‘눈먼돈’ 최종 향방向方
0,125점 ‘장려상’ 파장
작가의 말
저자소개
책속에서
코로나가 한사코 앞을 가로막고 있다. 다녀온 지 오래다. 4월 29일 다시 오마고 했던 약속을 어쩐지 지키지 못할 것 같아 안타깝고 분하다. 나는 울부짖는다. 코로나, 사탄!
코로나는 이처럼 나의 모든 일상을 흐뜨려 놓았다. 다른 것은 몰라도 타관 객리에서 보내는 중 어쩌면 ‘마감의 한 성취동기’로 받아들여야 할 또 다른 여러 군데의 묘소 참배다. 그런데 코로나가 저렇게 횡포를 부리다니 울화가 터진다. 때로는 미칠 것만 같다. 그래도 희망을 갖고 몇 군데 묘역(현충원 등) 혹은 묘소(묘지)를 머릿속에 그려 본다.(「코로나에 엮인 내 죽음 우리 영혼」)
노무현은 노래보다 춤을 택했다. 하기야 이재현이 낸 첫 음을 따라 부르다가는 도중에 무리가 갈 거란 예감에서였는지 모르지만…. 끝날 때까지 노무현은 춤을 추었다. 어색해 보이는 그의 ‘관광 춤’이 자신에게 감표 요인이 되지는 않았으리라. 2절까지 끝나고 난 뒤, 학생들이 그에게 청한 곡은 ‘외나무다리’였다. ‘임을 위한 행진곡?’ 노인학생들 앞에서 그런 걸 선보였다간 마구 표가 날아갔으리라. 하여튼 그의 노래 솜씨는 그런 대로 괜찮았다.(「노무현과 황금심의 묘소」)
녀석은 일곱 시쯤부터 출산을 시작했는데 30분 간격으로 깔아 놓은 담요 위에다, 한 마리씩 마치 무슨 물건이라도 던지듯 새끼를 낳는 게 아닌가? 그것도 계속해서 암놈 일색으로. 자정 무렵까지 여덟 마리! 달걀노른자를 몇 개 쟁반 위에 얹어 주었더니 는 그걸 잘도 먹어댔다. 그러고 나서 마지막 산통을 이어가는가 싶었는데, 신음소리와 함께 수컷 한 마리가 고고의 소릴 낸다. 아홉 마리! 새끼들은 어느새 어미젖을 빨아대기 시작한다.
한데 한 녀석이 젖무덤을 찾지 못한다. 견지로가 녀석을 돕기 위해 팔을 뻗고 일어서다가 그만 백열등에 머리를 부딪치고 말았다. 순간, 퍽 하는 소리가 나더니, 발화가 되고 짚단으로 불이 옮겨붙은 거다. 개집 안은 문자 그대로 아비규환의 아수라장이 되고 만다.(「전설의 개〔犬〕 사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