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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0526630
· 쪽수 : 211쪽
· 출판일 : 2022-01-30
책 소개
목차
산문집을 엮으면서
아 아! 금강산┃8
언문 이야기┃29
만주벌판┃38
엇갈리는 인심┃46
어떤 피정┃52
동식물의 씨받이┃58
명문사회┃65
숭늉의 맛┃74
어진사람들┃80
다산과 홍임 어미┃88
문단과 문학상┃94
신선한 발언┃99
106┃전자우편
112┃누렁이와 지킴이
124┃의술과 인술
131┃명장과 졸장
137┃생일과 미역국
143┃어떤 이사
149┃휴전선의 꿈
158┃적금여행
166┃나들이에 관한 명상
173┃중원사람들
184┃시루섬과 분진 공해
195┃걸어가니 길이었다
저자소개
책속에서
우리가 북쪽 땅에서 하룻밤을 묵으면서 짧은 시간에 살펴보고 만났던 몇 사람의 군인이나 식당 종업원, 호텔 종사원, 면세점직원 등은 남쪽 관광객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도 거의가 얼굴에 웃음을 띠거나 밝은 표정을 짓지는 않았다. 그런 원인이 우리 남쪽 사람들이 지레짐작하고 있는 것처럼 곤궁한 생활에 지쳤기 때문인지, 아니면 자유롭게 살아가는 남한 사람들에 대한 막연한 적개심 같은 것 때문인지 그 속내는 올바로 헤아리기가 어려웠다.
이제는 전국에 흩어져 있는 향교에 모셔져 있는 몇몇 중국의 성인들 위패를 계속 존치하면서 제향을 올릴지의 여부를 일반 시민들의 공론화에 붙여 볼만한 문제라고 본다. 엄밀히 말해서 그것은 조선왕조시대에 득세했던 몇몇 명나라와 청나라를 좋아했던 학자와 당파들이 만들어 낸 식민잔재였었다. 그러나 지금은 시대가 다르고 세상이 바뀌었다. 이십일 세기가 된 지금 유교사상의 부활이나 존속을 위해서 중화인민공화국이라는 사회주의 국가를 무작정 짝사랑할 수만은 없는 처지에 다다른 것이다.
거슬러 올라가 보면 이 학벌 시새움이나 명문 선호 관행은 세상이 생겨난 뒤부터 이어지는 암울한 질병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역사시대 이래로 이 땅을 다스렸었던 명문거족들의 지배이데올로기는 수많은 왕조시대를 거쳐서 장삼이사로 분류되던 평범한 시민들이 나라의 주인이 된 민주공화국시대에도 전혀 변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 곳곳에서 쉬지 않고 벌어지고 있는 제도권과 비 제도권의 다툼, 공직사회를 비롯하여 재벌기업과 개인기업에서 인력을 부리는 사람과 상급자의 부림을 받는 고용한 사람들과 일하는 사람들의 불협화음, 이밖에 노동 현장에서 빚어지는 사용자와 노동자의 시새움, 영세한 토착 농민과 거대한 농지를 가진 신흥농촌 자본주와의 싸움이 모두 그 울타리를 벗어나서 존재할 수가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