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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0569408
· 쪽수 : 296쪽
· 출판일 : 2022-01-11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005
1부 미래에서 온 아이
01 터미네이터 018
“내가 미래의 엄마 같아 보여요?”
과속스캔들로 한방에 온 아이
02 유 콜 잇 러브 026
“세상에서 가장 신성한 것은 불완전한 남녀의 결합이다”
15년 돌고 돌아 너는 내 운명
03 인 디 에어 038
“사람은 누구나 부조종사가 필요해”
결혼 공포를 잊게 해 준 그녀들
04 제리 맥과이어 049
“널 도울 수 있게 날 도와줘”
극한알바 태교법
2부 ‘육아’의 ‘아’는 아이兒가 아니라 나我!
05 터미네이터 2: 심판의 날 060
“창조적이라고 떠들어대면서 생명이 어떻게 자라는지도 모르지”
제2외국어는 신생아어
06 크레이머 대 크레이머 070
“단지 여자라는 이유로 좋은 부모가 되는 건가요?”
세상에서 제일 둔한 엄마
07 주노 080
“우리 각자 잘하는 일에나 신경 쓰자고요”
이래라 저래라 '꼰대'들의 역습
08 루이 090
“남이 얼마나 가졌나 보려고 남의 그릇을 보면 안 되는 거야”
그게 왜 하필 나죠?
09 툴리 101
“삶도 결혼도 심심하지만 그게 멋진 거예요”
화려했던 싱글이여, 이젠 안녕!
3부 부모 선택권이 있다면 너는 내게 왔을까?
10 허공에의 질주 114
“나는 그저 우리가 함께하기만을 원했는데”
부모라는 이기적 울타리
11 작은 아씨들 125
“어떤 천성은 억누르기엔 너무 고결하고 굽히기엔 너무 드높단다”
물려줄 유일한 유산, '넉살' DNA
12 캡틴 판타스틱 137
“아빠가 우릴 세상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괴물로 만들었어”
배운 대로 키우는 어리석음
13 행복을 찾아서 147
“넌 못할 거란 말 절대 믿지 마, 그게 아빠 말이라도”
엄마, 아빠! 저를 믿삽니까?
14 흐르는 강물처럼 157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어도 완전히 사랑할 수는 있습니다”
내게서 나왔으나 나와 전혀 다른 존재
4부 자기만의 시간을 자기 속도로 통과하는 아이
15 블라인드 사이드 166
“풋볼선수인데 경기장에서 누가 다칠까봐 겁을 내”
월령별 발달단계의 모순
16 태풍이 지나가고 176
“싱고는 포볼을 기다린 건데”
아들 머릿속의 지우개
17 하나 그리고 둘 186
“우린 반쪽짜리 진실만 볼 수 있나요?”
30점에도 만족하는 아이
18 메리와 맥스 196
“난 천국에서 초콜릿을 담당할 거야”
모든 아이들은 반짝이는 언어를 품고 있다
19 몰리스 게임 207
“넌 그냥 발이 걸린 거야. 네 실수는 그것뿐이야”
실패를 거듭하는 용기
19 와일드 219
“네 최고의 모습을 찾아 어떻게든 지켜내렴”
스펙 쌓기보다 중요한 것
5부 ‘내새끼주의’를 넘어서
21 스텝맘 232
“아이는 자기 삶을 사는 거지, 엄마 게 아니잖아요”
아이들의 치열한 사회생활
22 괜찮아요, 미스터 브래드 243
“애초에 경쟁을 왜 해요? 잘하고 계세요”
비교로 키운 자존감은 비교로 무너지는 법
23 Mr.스타벅 253
“너희들 곁에 있었던 게 나의 가장 큰 성취야”
무엇이 되든 무엇을 하든 그저 네 자신이길
24 흔적 없는 삶 264
“벌들은 그저 너한테 인사하려는 거야”
아이의 삶에 ‘님’만큼 소중한 ‘남’
25 플립 274
“풍경 전체를 봐야지”
같은 세상 다른 차원에서 사는 사람들
작가의 말 285
추천글 288
영화정보 292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사라 코너 말처럼 미래의 엄마로서 자질이 없는 내게 온 아이. 그런데 나는 툭하면 아이에게 이것도 못 하냐고 비난하고, 다른 아이는 이렇던데 저렇던데 비교하면서 이따위로 아이를 키우고 있구나. 그날 이후 나는 종종 ‘사라 코너’를 만난다. 아이에게 함부로 하고 있는 나를 마주할 때마다. 미래에서 온 아이. 내가 살아온 세상과는 다른 세상에서 살게 될 사람. 내가 죽은 후에도 지구라는 별의 시간을 통과할 사람.
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을 좋아한다. 황량한 고속도로 주유소에 정차하는 지프차 한 대. 사라 코너가 한 손으로는 운전대를, 다른 한 손으로는 커다란 카세트를 들고 녹음을 하고 있다. 어느새 배가 불룩한 만삭이 된 그녀는 미래의 아들에게 자신이 처한 상황을 얘기한다. “뭘 말해야 할지 판단하기가 어렵구나. 이다음에 크면 내 말을 이해하게 될 거야.”라고 조심스럽게 운을 떼는 그녀. 조수석에는 당연한 듯 총 한 자루가 놓여 있다. 뭣 하나 제대로 하는 것 없이 어리숙하고 겁이 많은 여자는 미래의 아이를 위해 기꺼이 투사가 되기로 결심한 모양이다. 그녀가 향하는 길의 끝에서 폭풍우가 몰려오는지 하늘이 시꺼멓다. 그때 주유소 남자가 폭풍우가 오고 있다고 말을 건네자, 가야 할 길을 바라보며 그녀는 말한다. “알고 있어요.” 우리는 때때로 잊는다. 미래에서 온 아이를 온전히 키우는 것이 폭풍우 속을 뚫고 가는 용기가 필요한 일임을.
누굴 가르쳐야 직성이 풀리는 DNA는 진화하면서 모든 인간에게 탑재된 것이 아닐까. 인류가 척박한 땅에서 살아남으려다 보니 노하우를 후대에 알려 주는 과정에서 꼰대 DNA가 자연스레 디폴트값으로 저장된 게 아닐까. 모든 분야에서 꼰대들의 활약은 지칠 줄 모르지만 유독 결혼과 육아 분야에 있어선 ‘꼰대 오브 더 꼰대’가 지리멸렬하게 존재한다.
그들이 좋아하는 장르는 ‘호러’다. 결혼하기 전 주로 들었던 소재는 시댁의 흉포함과 그에 맞서지 못하는 있는 둥 마는 둥한 그림자 남편. 무엇보다 가난뱅이 시댁과 밑천 없는 남편이야말로 빌런 중의 빌런이었다. 막 임신을 했을 때는 머지않아 닥칠 입덧과 출산의 고통에 대한 공포물을 눈앞에 그려 줬고, 만삭이 되었을 때는 노산의 위험과 건강하지 못한 아기를 낳을 가능성에 대해 열변을 토했다.
한방이를 유모차에 싣고 외출하면 어디선가 킁킁 인간 아기 냄새를 맡고 좀비처럼 그들이 나타났다. ‘왜 애를 이렇게 춥게 입혔냐! 혹은 왜 애를 이렇게 덥게 입혔냐!’ 아우성이었다. 한방이가 걸음마를 떼다가 엎어지면 엄마가 돼서 자기 새끼 엎어졌는데 달려오지도 않는다고 혀를 끌끌 찼다. 시간제 보육 서비스를 신청했더니 순식간에 자기 커리어 생각만 하는 이기적인 엄마가 되었고, 한방이가 조금 더 크니 이젠 그 흔한 태권도, 피아노조차 안 가르치는 게으른 엄마로 둔갑했다. 그러니 한글과 영어는 일러 무엇하리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