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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0629164
· 쪽수 : 416쪽
· 출판일 : 2021-11-30
목차
1부 나는 천사를 보았다
2부 문어의 꿈
3부 살구 빛깔 그리움
4부 어머님의 도미탕
5부 지울 수 없는 기억들
6부 회고의 거리, 종로를 걷다
저자소개
책속에서
내 안의 가장 깊은 층위를 깨워 일으키는 수필과 예술혼을 불태우는 U의 민화로 달궈졌던 우리의 시간이 여무는 계절이다. 계절에 묻어오는 신호는 단순하다. 올 때가 되면 오고 갈 때가 되면 가는, 그 정연한 이치를 사계절이 다녀가며 온갖 빛과 소리로 말한다는 걸 이제야 조금씩 알아듣는다. 가을이 깊다. 나의 열매는 얼마나 깊은 맛 들었을까. 겨울을 준비하는 마음 곁에 가을 부채를 가만히 걸어놓는다.
-김영수, <가을 부채> 중에서
눈으로 읽기보다는 가슴으로 읽는 게 좋을 것이다. 감동 혹은 삶의 총체를 느끼며 자신의 내면에 뭔가를 채우기 위해 읽으라는 말이다. 가슴으로 읽는다는 건 더디고 괴로운 과정이다. 힘들어도, 좋은 책이라면 꼭꼭 씹어 읽는, 이른바 슬로 리딩(Slow reading)을 권한다. 뭐든 급한 게 좋을 건 없지만, 독서야말로 서두를 하등의 이유가 없다. 밥을 오래 천천히 씹다 보면 단맛을 느끼듯, 그렇게 읽은 하나의 문장에서도 수많은 사상을 발견할 수가 있다.
-최승영, <독서> 중에서
남아 있는 자의 아쉬움은 가실 줄 모른다. 이왕이면 행복한 생이었으면 좋았을 것을. 처음인 듯 인연의 끈이 다시 이어져 서로가 전생의 추위를 잊을 수 있다면…. 오직 첫 만남이다. 얼마나 설레는 일인가. 별로 다정하지 않았던 두 분, 이왕이면 역할 바꾸기가 어떨까. 아버지는 낭만이 넘치고, 엄마는 현실적이고 자기주장 강한 여인이 되어 만났으면 더 좋겠다. 뫼비우스의 띠처럼 끝없이 되풀이되는 억겁의 생이 존재한다면 일어날 수도 있는 일. 어차피 알 수 없는 저세상 일인데, 이 정도 상상쯤은 해봐도 되지 않을까. 어쩌면 도리를 다 하지 못한 자식의 해원(解冤)굿 같은 심경이라고 해두자.
-이복희, <두 개의 강>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