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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0629362
· 쪽수 : 248쪽
· 출판일 : 2023-10-15
목차
▣차례
머리말 4
1. 은수저
봄을 기다리며 10 백세시대 15
십자수를 놓으며 21 손, 나의 충복 29
보헤미안 랩소디 35 일상의 기도 39
은수저 47 송편 51
김장 56
2. 추억이 있는 곳
미완의 면류관 64 업경대(嶪鏡臺) 70
아름다운 음악회 75 첼로 81
죽은 난초에 물을 주며 86 추억이 있는 곳 91
새로운 친구 97 이도다완 104
뒤늦게 만난 친구 110
3. 한양 도성 성곽 걷기
다시 가본 청산도 118 발우공양 124
가을 춘천 여행 130 한양 도성 성곽 걷기 135
제주도 여행 141 제주 올레 8코스 149
제주 올레 7코스 159 김영환 장군 천도재 167
끝나지 않는 전쟁 172
4. 아름다움이 주는 즐거움
국립현대미술관 182 윤동주문학관 187
아름다움이 주는 즐거움 191
장욱진 화백 탄생 100주년에 부쳐 197
한국 건축 예찬, 사진전 감상 202
시공을 초월한 걸작품의 힘 207
현대시 마지막 낭만주의 시인, 예이츠 213
호수 섬 이니스프리 231
위트와 유머, 반전의 명수 오 헨리 237
저자소개
책속에서
인사동에 갔다가 추억의 거리인 혜화동에서 이화동까지 걸어볼 셈으로 창경궁행 버스를 탔다. 서울대병원 후문에서 내려 정문을 향해 걷노라니, 애초에 병원이었던 아담한 붉은 벽돌 건물이 그림엽서처럼 예쁘게 나무에 둘러싸여 있다. 가끔 스케치하던 의대 교정인 함춘원은 하도 달라져 낯설기조차 하건만, 나무들은 여전히 늠름한 자태로 나를 반겨주었다. 반세기가 지나는 동안 아름드리나무가 되어 한층 더 운치가 있었다.
길을 건너 의대 정문을 지나 미술대학 쪽으로 내려갔다. 자그마한 건물 2층에 ‘학림다방’이란 간판이 얌전하게 붙어 있어서 얼마나 반갑던지. 기억 속에 익숙한 거리지만 모든 것이 낯설어진 이 거리에서 변함없는 것은 오직 ‘동양서림’과 의과대학 정문, 그리고 ‘학림다방’뿐이었다. 좀 더 아래편에 있던 ‘낙산다방’은 안 보였다.
-<추억이 있는 곳> 중에서
열심히 산 하루하루가 모여 잘 산 일생이 되듯이 십자수도 한 올 한 올 꼼꼼히 놓아야 좋은 작품이 된다는 걸 알았다. 급하다고 두 칸씩 놓을 수도 없다. 또 실 갈아 꿰기 귀찮다고 같은 색실로만 계속 놓으면 쉽기야 하지만 다 된 모습이 얼마나 밋밋하고 재미없는 그림이 될까. 우리 인생도 너무 굴곡 많고 파란만장하면 괴롭겠지만, 그렇다고 맹숭맹숭한 나날의 연속이라면 그 또한 권태로울 테고 무슨 추억거리가 있고 얘깃거리가 있겠는가.
-<십자수를 놓으며> 중에서
비틀즈와 퀸 같은 세계적이고 전설적인 뮤지션을 탄생시킨 영국의 저력은 과연 무엇일까. 개인의 자유와 존엄을 존중하는 사회 분위기가 비틀즈와 퀸을 낳지 않았을까 생각해 보았다. 언더그라운드에서 모든 것을 다 걸고 이익과 손해 따위는 아랑곳 않고 오직 음악만을 위해 온 힘을 다 바친 뮤지션들에게 찬사를 바친다. 잃을 것이 없으므로 오히려 더 열정적으로 새로운 시도를 해볼 수 있었을 것이다. 클래식 음악만을 좋아하던 내가 그들에게서도 예술가의 모습을 보았다.
-<보헤미안 랩소디>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