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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한국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91190749664
· 쪽수 : 284쪽
책 소개
목차
1. 경성 기담(1932년 여름)
2. 상해 기담(1932년 겨울)
3. 동경 기담(1933년 여름)
4. 만주 기담(1932년 봄)
5. 포와 기담(1933년 여름)
6. 호령 기담(1932년 여름)
에필로그. 서울(2033년 여름)
작가의 말/ 기담별 실존 인물 및 배경
저자소개
책속에서
어차피 공부에 뜻이 있는 것도 아니다. 다만 요새는 시절이 바뀌어, 여자가 시집을 잘 가려면 집안 좋고 인물 잘난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기에 하는 것일 뿐. 소위 엘리트다 하는 번듯한 남자들은 다들 신여성과 결혼하고 싶어 하니, 명문가의 딸이라고 해도 공부를 해서 좋은 학교에 이름을 올려야 더 나은 혼처를 얻을 수 있단다. 오라버니도 그런 요량으로 마리에게 공부를 하라고 계속 권하시는 것이었다. 하다못해 이왕비 전하께서도 학습원 여자고등과를 나오시지 않았느냐며. _「경성 기담」
알았소, 알았다고요. 당신 목소리가 계속 들리는 것을 보니, 당신도 가네야마를 따돌리고 무사히 빠져나온 모양이지. 그러니까 괜찮을 거다. 도착하면, 선교사 부인께 받은 금반지를 그에게 주어야지. 상해까지 오는 게 목적이라 자신을 이리 데려왔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그가 없었다면 진작에 붙잡혀 가네야마에게 끌려갔을 것이다. 반지를 돈이라 생각하든, 혹은 정표라 생각하든, 그에게 건네준다 한들 아깝지는 않을 것 같았다. 가슴이 마구 뛰었다. _「상해 기담」
뻔뻔한 조선인 같으니. 마리는 입술을 꾹 다문 채 눈을 내리깔았다. 잠시라도, 그에게 조금이나마 동병상련 같은 감정을 느낀 것이 어리석었다. 얼굴만 잘생긴 난봉꾼인지, 말이 좋아 운현궁의 주인일 뿐 그 알맹이는 새빨간 불령선인인지는 몰라도, 어느 쪽이라도 황실과 혼담이 오가기에는 격이 떨어지는 주제에, 황실의 혼담을 거절하겠다고 있지도 않은 약혼녀를 핑계 삼다니. _「동경 기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