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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후 일본소설
· ISBN : 9791190885393
· 쪽수 : 372쪽
· 출판일 : 2020-11-23
책 소개
목차
제1장
악당들은 사전 조사를 하고, 은행을 습격한다
‘개가 꼭 도둑만 보고 짖는 것은 아니다’
제2장
악당들은 반성을 하고, 시체를 발견한다
‘세금과 죽음만큼 확실한 것은 없다’
제3장
악당들은 극장 이야기를 하고, 폭력을 휘두른다
‘매를 아끼면 아이를 망친다’
제4장
악당들은 작전을 짜고, 허를 찔린다
‘바보는 여행을 보내도 바보로 돌아온다’
작가의 말
리뷰
책속에서
2인조 은행 강도는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다.
둘이서 얼굴을 맞대고 있다 보면 언젠가 한쪽이 성질을 부릴 게 뻔하다.
재수도 없다. 가령 부치와 선댄스는 총을 든 보안관들에게
포위당했고, 톰과 제리는 사이가 좋아도 싸운다.
그에 비하면 3인조는 나쁘지 않다.
세 개의 화살은 부러뜨리기 어렵고 세 명이 모이면 문수보살만큼 현명하다.
나쁘지 않지만, 가장 좋은 것도 아니다.
삼각형은 안정적이지만 뒤집으면 위태롭다.
게다가 3인승 자동차는 찾아보기 힘들다.
도주 차량에 셋이 타나 넷이 타나 마찬가지라면 넷이 낫다. 다섯 명은 갑갑하다.
그런 이유로 은행 강도는 네 명이다.
가방 지퍼를 잠그는 소리가 들렸다. 구온이 나루세에게 보스턴백을 한 개 던졌다. 가볍게 받아 든다.
교노는 두 사람의 얼굴을 보고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스톱워치를 보고 과장스럽게 말했다. “정확히 4분입니다. 여러분, 끝까지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쇼는 끝났습니다. 텐트를 접고 피에로는 의상을 벗고, 코끼리는 우리로 들어가고, 서커스단은 다음 마을로 이동하겠습니다.”
나루세와 구온이 교노가 서 있는 카운터로 뛰어올랐다.
교노는 깊이 고개를 숙였다. 나루세와 구온도 똑같이 따라 했다. 왼손을 배에, 오른손을 등에 붙이고 댄스파티에 참가한 사람처럼 정중하게 인사를 했다.
“돈 말이에요. 착한 사람이 줍거나, 원래 은행이 찾아가면 그나마 받아들이겠지만, 그렇게 품위 없이 끼어든 강도에게 빼앗기고 포기하다니, 난 받아들일 수 없어요.”
“어떻게 되찾을 건데?” 교노가 물었다. “범인을 보긴 했지만 상대 얼굴도 잘 모르잖아. 단서도 정보도 없어. 실마리가 없다고. 우리가 범인을 쫓을 수 있을 정도면 경찰은 이미 잡고도 남았겠다. 현금 수송차 잭은 인기인이라고.”
나루세가 물었다. “뭔가 숨기고 있군?”
교노의 눈에도 구온의 얼굴에 슬그머니 미소가 번지는 게 보였다. 행복과 흥분이 뒤섞인 웃음이었다.
“실은 실마리가 있어요.”
“실마리?” 교노가 되물었다.
“짠.” 구온은 입으로 효과음을 내더니 청바지 주머니에서 합성피혁 지갑을 꺼냈다.
“자네가 그 지갑으로 우리 몫을 대신 내 줄 거야?”
“아니에요.” 구온이 지갑 속에서 카드 같은 것을 꺼내며 말했다.
“이거, 범인 면허증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