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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91191114218
· 쪽수 : 364쪽
· 출판일 : 2022-03-23
책 소개
목차
머리말 - 습득물 011
미셸 S. 015
아실 드 메네르브 022
테오도라 마르코비디 029
마르셀 플레스 037
브르통 043
랑바 050
위게트 랑바 067
샤방스 084
브라사이 093
엘뤼아르 099
뒤부아 116
콕토 127
배관 설비업자 비당스 137
레리스 140
트리야 157
마들렌 166
라캉 170
미셸 185
노아유 자작부인 191
부디노 206
마르샹 209
더글러스 쿠퍼 222
피카소 234
안초레나 239
에티엔 페리에 244
에프롱 253
펜로즈 259
사로트 265
뒤부셰 270
스탈 277
셰당 282
수의사 피숑 291
앙드레 마르샹 294
발튀스 300
레리스 304
륀 공작 308
메네르브의 건축업자 코닐 316
대리석 가공업자 푸이요 320
피카소 327
도라 마르 331
지은이 주 339
감사의 말 347
옮긴이의 말 351
도라 마르 연보 359
리뷰
책속에서
그 물건은 에어캡 종이에 잘 포장되어 우편으로 도착했다.
상표가 같고, 크기가 같고 가죽의 윤기도 같다. 다만 더 빨갛고 부드러운, 좀더 오래된 광택이 나는 가죽이다.
그가 좋아할 것 같다. 어쩌면 원래 쓰던 것보다 더 좋아할지 모른다.
잃어버린 에르메스 다이어리는 이것보다 최근에 나온 제품이었지만 워낙 이 주머니 저 주머니 옮겨다닌 탓에 나이를 알아볼 수 없는 상태였다.
다이어리의 전 주인이 해마다 갈아 끼워가며 약속과 초대와 비밀 들을 적어두었을 속지는 판매자가 제거한 뒤였다. 그런데 속주머니에 작은 전화번호 수첩이 여전히 끼워져 있었다. 나는 본능적으로 수첩을 넘기기 시작했다. 별생각 없이 세 장을 넘겼을 때, 아는 이름이 나왔다. 콕토! 그렇다. '콕토 : 몽팡시에가 36번지'! 전율이 일었다. 이어 '샤갈 : 도핀 광장 22번지.' 숨이 멎는 것 같았다. 내 손가락이 미친듯이 수첩을 넘겼다. 자코메티, 라캉...... 줄줄이 이어졌다. 아라공, 브르통, 브라사이, 브라크, 발튀스, 엘뤼아르, 레오노르 피니, 레리스, 퐁주, 풀랑크, 시냐크, 스탈, 사로트, 차라......
스무 장짜리 수첩 안에는 제2차세계대전 직후의 위대한 예술가들 이름이 알파벳순으로 나열되어 있었다. 믿기지 않아서 다시 읽어보았다. 그러니까 이 수첩의 전 주인은 초현실주의와 현대예술의 한가운데에 있던 인물이다.
나는 한 장 한 장 수첩을 넘기며 여정을 이어가기로 한다. 각각의 이름들에 똑같이 질문해볼 것이다. 수첩 속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 도라 마르의 삶에서 어떤 자리를 차지하는가? 편지로 만든 소설도 있으니, 알고 지낸 이들의 이야기로 전기를 만들지 못할 이유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