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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91192162
· 쪽수 : 598쪽
책 소개
목차
1~ 37
저자소개
책속에서
양반보다 더 무서운 건 젊음이었다.
“도련님이 종년 미옥과 혼인하지 않는다면 그건 일본보다 더 나쁜 겁니다.”
대제국 일본에게는 조선의 양반들도 한낱 종과 다름없다.
“왜 날 종으로 태어나게 했냐고... 그런데... 원망하면서 청승 떨지는 않을게. 그래 난 종으로 태어났어. 맞아. 지금도 종으로 살고 있어. 맞아. 하지만 절대로... 절대로 종으로 죽지는 않을 거야. 사람으로 죽을 거야.”“조선의 양반들은?이놈의 서책을 읽어서 이리 미친 거야?”“일본의 지배를 받는 조선에서, 양반이 지배하는 조선에서, 남자의 지배를 받은 여자, 그 모두의 지배를 받은 종의 팔자는 얼마나 극악무도한 팔자일까?”‘미옥아 어디서든 살아있어라. 내가 데리러 간다.’“꼭 거창한?이유가 있어야만 조선 총독을 죽이는 것이오? 나 혼자만의 이유 때문에 총독을 죽이는 것이오.”
“당신이 그 여자를 만난 게 잘못이오.”
“난 조선의 백성을 위해서 복수하지 않소. 조선의 동지를 위해서 복수하지 않소. 난 망할 그것들과 아무 상관없이 살아왔단 말이오.?망할 그것들은 내 불행과 고통에 전혀 관심이 없었단 말이오.” “그런데 참 이상한 것은 어떻게 사람들을?구하고 나라를 구한 것이 명망이 되고 권세가 되고 돈이 된단 말이오?”“우리 같은 종들은 태어날 때부터 누군가의 기억에 도통 없는 존재들이란 말이오. 존재하지?않는 것들이란 말이요. 존재하지도 않는 것들에게 무슨 죽음이 있겠소?”
“그럼... 사내의 애정은 헛것 아니랍니까? 그건 영원하답니까? 호호... 그 또한 우리 곁을 잠시 스치고 지나는 젊음만큼 헛되고 헛된 헛것이랍니다. 아가씨... 호호...”
새언니는 계속 웃었다. 은숙은 온몸에 좁쌀 같은 잔소름이 돋았다.
그건 너무 오래 살아서 지겨울 정도로 외로운 여자의 웃음이었다.
“살다 보면... 단 한 번 찬란하게 반짝일 때가 있지... 그 찬란한 빛을 향해 자신을 던질 때가 있지...”“덕길아 이놈아 오늘은 우리가 같은 방향을 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