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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91215007
· 쪽수 : 376쪽
책 소개
목차
머리말 - 다시 사랑을 믿다
오로지 사랑만을 위해서 사랑해 주세요 - 엘리자베스 배럿 브라우닝
하얀 웨딩드레스 - 빅토리아 여왕
마지막 편지 - 애덜린 버지니아 울프
심프슨 블루 - 베시 월리스 워필드 스펜서 심프슨 윈저 공작부인
세상에 없는 아이 - 가네코 후미코
아홉 개의 화살 - 프리다 칼로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무명 예술가 - 오노 요코
맺음말 - 사랑이라는 기적이 이루어지길 빌며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외모가 사랑의 조건이 아니듯 아이도 결혼의 조건이 아닙니다.”
그래도 난 망설였다. 나는 평범한 일상생활조차 버거워하는 장애인이었다. 내 한 몸 건사하기도 힘들었다. 누군가의 아내가 되어 내조를 하는 건 불가능했다. 하지만 로버트는 고집을 굽히지 않았다.
“나는 사랑하는 당신과 함께 하고 싶어 결혼하려는 겁니다. 나를 위해 요리하고 빨래해 줄 여자를 구하려는 게 아닙니다. 당신의 말대로 살림을 잘할 수 있는 여자와 결혼해야 한다면 우리 집 늙은 하녀가 가장 좋은 선택이겠지요.”
난 끝까지 주저했다. 시한부 인생이었다. 금세 절망으로 끝날 결혼은 무모하고 불공평해 보였다. 그래도 로버트는 시한부의 행복을 선택하겠다고 우겼다.
*
그 모든 것 때문에 사랑이 사라질 것만 같았다. 사람들은 그중 단 하나의 이유만으로도 이별을 선택했다. 나이가 들고 경험이 쌓이면서 그런 추측들은 확신으로 변했다. 그런 장애물들을 극복할 거라며 사랑을 선택한 주위 사람들의 실패는 확신의 증거로 자리
매김했다. 로버트는 그런 나의 확신을 흔들기 시작했다.
- <오로지 사랑만을 위해서 사랑해 주세요>(엘리자베스 배럿 브라우닝) 중에서
사춘기에 겪는 열병일 뿐이었다. 몇 년간은 결혼하고 싶지 않았다. 결혼해서 왕위계승자를 낳는 게 여왕의 의무라는 건 나도 알았다. 하지만 겨우 얻은 자유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게다가 정략결혼 따위는 싫었다. 나도 동화처럼 예쁜 사랑을 하고 싶었다. 그
러지 못할 바에야 엘리자베스 여왕처럼 독신으로 사는 게 나을 것 같았다.
*
그러던 어느 날, 앨버트는 갑갑한 자신의 처지 때문에 쌓였던 화가 폭발했는지 사소한 말다툼을 한 뒤 서재 문을 걸어 잠근 채 틀어박혀 버렸다. 하루 종일 식사도 거르고 아무도 들이지 않았다. 결국 내가 가서 문을 노크했다.
“누구시오?”
“영국 여왕입니다.”
아무런 대답이 없어서 다시 노크했다.
“누구시오?”
“빅토리아입니다.”
문은 열리지 않았고 난 다시 노크했다.
“누구시오?”
“당신 부인입니다.”
그제야 문이 열렸다.
-<하얀 웨딩드레스>(빅토리아 여왕)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