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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91215373
· 쪽수 : 256쪽
· 출판일 : 2022-01-24
책 소개
목차
· 작가의 말
01. 젖꼭지 때문이라니
02. 옥탑방의 슬픈 파티
03.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04. 비관주의자는 낙하산, 낙관주의자는 비행기를 만드는 법
05. 다이아몬드는 영원하다
06. 돈 돈 돈
07. 손에 손을 잡고
08. 뛰는 자 위에 나는 자
09. 너도 훔치고, 나도 훔친다
10. 끝, 아니 시작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 주인을 찾아서 돈을 돌려주고 싶어도 방법이 없네. 아무것도 없잖아.
셋이 나누어 갖자는 말을 우회적으로 한 거였다. 하득은 느릿하게 말했다.
- 전복위화(轉福爲禍). 복이 화가 될 수도 있는 겨.
중간은 담배를 꺼내 입에 물며 말했다.
- 난 모르겠다. 너희들이 정해.
강진은 머뭇거리지 않고 이내 결론을 내렸다.
- 우리가 연희 그년한테 당한 걸 하늘이 알고 복을 준 거야. 그렇지 않고서야 이게 왜 거기 있겠어? 우선 백만 원씩 나눠 갖고 나머진 공동 활동비로 쓰자. 난 중고 오토바이 살 거니까 너희도 사고 싶은 거 사.
“내가 괴물이냐?”
그 말에 중간은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울먹이는 소리로 말했다.
“넌 반쪽 젖꼭지라도 양쪽 다 있네. 내꺼 봐라. 씨발, 난 왼쪽 젖꼭지가 아예 없어.”
강진이 대체 뭔 말인가 싶은 표정을 짓기도 전에 중간은 양손으로 웃옷을 훌쩍 걷어 올렸다. 그의 말대로 사실이었다. 왼쪽 젖꼭지는 없었고, 오른쪽 젖꼭지만 달려 있었다. 왼쪽 가슴에는 동그란 흔적만 남아 있었다. 십 원짜리 동전만한 흔적이 수채화 물감으로 그려놓은 것처럼 흐릿하게 남아 있었다.
한쪽만 있는 희한한 젖꼭지였다. 강진도 어떻게 저럴 수가 있지 하는 표정이었다. 그렇다고 젖꼭지가 왜 한쪽뿐이냐고 물어보기 어려웠고, 위로하는 건 더 우스운 일이었다.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라 난감했다.
정말 꿈에도 생각지 못했던 문제가 생긴 건 그다음이었다. 그때까지 고개를 푹 숙이고 있던 하득이 갑자기 괴성을 질렀다.
그 냉동 탑차가 홍콩으로 나오기만 하면 대박이란 거였다. 처남은 곽 사장한테 금괴 값이랑 암행요원과 세관원에게 줄 현금을 대면 몇 배의 돈이 생길 거라는 말을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반복했다.
곽 사장이 냉동 탑차의 금괴를 암행요원에게 주면 되지 않냐고 하자 중국에서 금 거래는 정부의 허가사항이기 때문에 뇌물을 받는 입장에선 현금을 더 선호한다고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암행요원이나 세관원도 금괴는 꿈에도 생각지 못하고 기껏해야 건고추 포대 안에 비싼 제비집 요리로 쓰는 제비 둥지가 들어 있으리라는 추측만 할 거라고 했다.
냉동 탑차에 금이 실려 있다는 걸 암행요원과 세관원이 모르기 때문에 거래가 가능하다는 거였다. 제비 둥지는 워낙 고급 요리의 재료여서 밀반입을 철저히 통제하고 있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