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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신 3부작 세트 - 전3권

간신 3부작 세트 - 전3권

김영수 (지은이)
  |  
창해
2024-02-08
  |  
84,000원

일반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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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신 3부작 세트 - 전3권

책 정보

· 제목 : 간신 3부작 세트 - 전3권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동양철학 > 중국철학
· ISBN : 9791191215939
· 쪽수 : 1540쪽

책 소개

간신의 개념 정의부터 부류·특성·역사·해악과 방비책·역대 기록 등을 살핀 이론편 <간신론>, 역대 가장 악랄했던 간신 18명의 행적을 상세히 다룬 인물편 <간신전>, 역대 간신 100여 명의 엽기 변태적인 간행과 기발한 수법을 다룬 수법편 <간신학> 3종으로 구성된 세트.

목차

1권《간신론》(이론편)

일러두기
머리말

간신(奸臣)의 글자와 뜻풀이 및 관련 용어
간신(奸臣)에 대한 보다 진전된 정의(定義)
간신(奸臣)과 관련한 단어들과 현대판 간신 부류
간행(奸行)을 이루기 위한 수법(手法)으로 본 간신의 특성과 공통점
간신현상의 토양
간신의 해악과 교훈, 그리고 방비책
간신(奸臣)에 관한 역대 전적(典籍)들의 인식과 한계
간신 방비를 위한 선현들의 검증법에 대한 분석
최초의 간신(奸臣)은?

2권《간신전》(인물편)

머리말

‘지록위마指鹿爲馬’의 간신, 조고趙高
외척外戚 간신의 시대를 연, 양기梁冀
‘무간武奸’의 시대를 연 무부武夫, 동탁董卓
남북조시대가 낳은 변종 간신, 우문호宇文護
명장·권신·간신의 이미지가 합쳐진 다중인격의 간신, 양소楊素
‘웃음 속에 비수를 감춘’ ‘인간 삵괭이’, 이의부李義府
‘입에 꿀을 바르고’ 다닌 간신, 이임보李林甫
치맛자락을 붙들고 온 간신, 양국충楊國忠
권력자를 완벽하게 기만한 귀신 얼굴의 간신, 노기盧杞
변신의 귀재 ‘팔색조八色鳥’ 간신, 채경蔡京
인재를 해치고 나라를 욕보인 간신, 황잠선黃潛善
민족까지 욕 먹인 희대의 간신, 진회秦檜
‘간신 종합 세트’, 가사도賈似道
호랑이보다 더 사나왔던 ‘팔호八虎’의 우두머리 간신, 유근劉瑾
20년을 기다린 무서운 간신, 엄숭嚴嵩
악귀와 같았던 간신, 위충현魏忠賢
심기心機가 뼛속까지 스민 간신, 온체인溫體仁
역대 최고의 탐관오리 간신, 화신和珅

3권《간신학》(수법편)

일러두기
머리말
간신의 수법

제1부. 간신의 기술 - 실로 다양한 간신의 수법

001. 크게 간사한 자는 충성스러워 보인다
002. 음모와 간사모략의 기본은 ‘아첨의 기술’로부터
003. 사람의 입은 쇠도 녹인다
004. 간신의 겉모습도 유심히 살펴라
005. 가장 상투적이지만 가장 잘 먹히는 수법은?
006. 간사모략은 간신의 전유물이 아니다
007. 철저하게 인간의 본능을 공략하는 간사모략 ‘투기소호(投其所好)’
008. 절묘한 아부의 기술
009.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다
010. 인간관계의 불가피한(?) ‘중상모략’
011. 앞보다 뒤, 밝음보다 어둠을 좋아하는 자를 경계하라
012. 인간의 모습은 하나가 아니다
013. 무엇을 감추고 있는지를 간파하라
014. 어느 경우든 공략의 대상이 정확해야 한다
015. 다 같은 웃음이 아니다
016. 간신의 수법조차 빌려라
017. 남의 손도 손이다
018. 구실과 핑계
019. 떠벌리고 사칭(詐稱)하기
020. 진주와 물고기 눈알, 가짜가 진짜를 비웃다
021. 미인계(美人計)
022. 상황의 본질을 흐리고 ‘갈라치기’한다
023. 간신은 소굴(巢窟)을 여럿 파 둔다
024. 자기 패거리의 수법조차 이용한다
025. 술자리를 경계하라
026. 틈타기
027. 떠넘기기와 미루기
028. 등 뒤에서 몰래 쏘기
029. 호가호위(狐假虎威)
030. 불 난 집에 기름 붓기
031. 창을 거꾸로 돌려 공격하다
032. ‘이이제이(以夷制夷)’의 변형 ‘이화제화(以華制華)’
033. 교묘하고 황당하지만 먹히는 수법
034. 자리를 위해서라면 아내까지 죽인다
035. 강을 건넌 다음 다리를 부순다
036. ‘방울을 흔들고 북을 치며’ 요란을 떤다
037. 사사롭고 소소한 은혜를 크게(?) 베풀다
038. 겉으로 돕고 몰래 손해를 끼치다
039. 아래에 달라붙어 위를 속이다
040. 위에 달라붙어 아래를 속이다
041. 말 궁둥이를 두드리는 기술
042. ‘무대랑(武大郞)’이 가게를 열다
043. 세 걸음 물러났다 한 걸음 나아가다
044. 간신의 처세는 노회(老獪)하고 교활(狡猾)하다
045. 이간질은 간신의 본질
046. 족제비가 닭에게 절하다
047. 간신은 속죄양(贖罪羊)을 찾는 데 주저함이 없다
048. 간신은 인심을 농락하는 술수에 능하다
049. 은밀히 영합하여 구차하게 자리를 구한다
050. 작은 실수와 잘못을 바로 시인할 때 다시 살펴라
051. 위는 속이고 아래는 누른다
052. 간신에게 은혜와 의리는 이용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
053. 간신은 관료판의 속성을 철저히 이용한다
054. 가짜를 진짜로, 불량품을 우량품으로 속인다
055. 사탕발린 포탄
056. 간신은 ‘피뢰침(避雷針)’, 즉 속죄양(贖罪羊)을 늘 준비한다
057. 언제든 제거할 수 있는 꼭두각시를 잘 세운다
058. 악어의 눈물에 속지 말라
059. 간신은 서로를 속인다
060. 간신은 미리 알아서 대령하는 데 귀신이다
061. 간신은 어디다 숟가락을 얹어야 하는 지를 기가 막히게 안다
062. 간신은 꼭두각시를 세울 뿐만 아니라 만들어낸다
063. 간신은 함정을 파서 해치는 데 귀신같다
064. 간신은 아무리 작은 끈이라도 이용한다
065. 돈은 간신의 육신이자 영혼이다
066. 부추기는 자가 간신일 가능성이 크다
067. 간신은 위장을 위해 모든 것을 이용한다
068. 간신은 속죄양(贖罪羊)을 만들어내는 고수다
069. 간신은 자신에게 위협이 되면 상대의 자식까지 해친다
070. 요지경 간신의 아부술

제2부. 간신의 엽기獵奇와 변태變態 천태만상千態萬象
간신의 엽기적 변태심리┃간신들의 엽기와 변태 천태만상

에필로그 마지막 싸움이 되길 간절히 바라면서

부록 1 _ 부끄러움 관련 명언명구 모음
부록 2 _ 간신의 수법(목록 - 가나다 순서)
부록 3 _ 간신의 주요 수법 일람표
부록 4 _ 참고문헌

저자소개

김영수 (지은이)    정보 더보기
지난 30여 년 동안 사마천(司馬遷)과 《사기(史記)》, 그리고 중국을 연구하고 25년 동안 중국 현장을 150차례 이상 탐방해 온 사마천과 《사기》에 관한 당대 최고의 전문가이다. 저자는 지금도 사마천과 중국의 역사와 그 현장을 지속적으로 답사하며 미진한 부분을 계속 보완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주요 저서와 역서로는 《완역 사기》 시리즈를 비롯하여 《역사의 등불 사마천, 피로 쓴 사기》《사마천과 사기에 대한 모든 것 1 : 사마천, 삶이 역사가 되다》《절대역사서 사기 - 사마천과 사기에 대한 모든 것 2》가 있고, 최근에는 《리더의 망치》《리더의 역사 공부 - 사마천, 우리에게 우리를 묻는다》《리더와 인재, 제대로 감별해야 한다》《사기, 정치와 권력을 말하다》《사마천 다이어리북 366》《인간의 길》《백전백승 경쟁전략 백전기략》《삼십육계(개정증보판)》《알고 쓰자 고사성어(개정증보판)》《사마천 사기 100문 100답》과 ‘간신(奸臣)’ 3부작인 《간신 : 간신론》 《간신 : 간신전》 《간신 : 간신학》 등을 펴냈다. 이 밖에 《오십에 읽는 사기》《제왕의 사람들 》《난세에 답하다》《사마천, 인간의 길을 묻다》《제자백가의 경제를 말하다》 《사마천과 노블레스 오블리주》《막료학》 《모략학》 등이 있다. 편역자 연락처 페이스북 - Young Soo Kim 유튜브 - 김영수의 ‘좀 알자, 중국’ 블로그 - ‘김영수의 사기세계’ 밴드 - ‘좀 알자,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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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1권《간신론》(이론편)

간신의 출현 배경은 사유제와 국가, 그리고 권력이다. 여기에 개인의 열악한 인성이 결합됨으로써 하나의 역사현상으로서 간신이 전격 출현했다. 간신은 인성이란 면에서 부끄러움을 모르는 저열하고 비열한 자로서, 사리사욕을 위해 권력을 탈취하는 것을 목적으로 삼는다. 간신은 권력 탈취를 위해 권력자의 환심을 사는 데 온 힘을 쏟는다. 권력을 쥐면 역사상 탐관이 보여준 공통된 특징인 탐재 · 탐권 · 탐색 · 탐위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간신은 소인배의 저급한 인성과 탐관의 특성 및 역사상 존재했던 모든 사악한 부류의 관리들이 보여준 특성을 한 몸에 지닌 자로서 그들이 저지른 짓거리, 즉 간행(奸行)의 결과는 작게는 나라와 백성을 구렁텅이에 빠뜨리며 크게는 나라를 망하게 만든다.
*
간신은 지난 수천 년 동안 ‘사탐일무(四貪一無, 탐욕貪慾을 바탕으로 ‘탐권’, ‘탐위’, ‘탐재’, ‘탐색’)’를 가장 큰 특징으로 하는 사악한 존재들이 저질러 온 지극히 부정적인 역사적 현상이자 사회적 현상이며 동시에 경제적 현상으로 사회와 나라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전방위적으로 철저하게 박멸해야 할 대상이다.
*
‘검간’(檢奸)과 ‘판간(判奸)’은 우리 현대사에 있어서 가장 추악한 간신 부류로 떠올랐다. 사법고시라는 봉건시대 과거제의 잔재를 통해 검사나 법관이 되어 갖은 특권을 독차지하여 법을 농단하는 최악의 고위 공직자 간신들로서 우리 사회에 가장 심각한 해악을 끼치는 존재들이 되고 있다. 당연히 다른 부류의 간신들 특히 ‘언간(言奸)’과 ‘정간(政奸)’, ‘관간(官奸)’, ‘학간(學奸)’, ‘상간(商奸)’들과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며 기득권을 마음껏 누렸고, 여전히 누리고 있다.
*
간신 내면의 정신세계는 ‘시기(猜忌)’와 ‘질투(嫉妬)’로 가득 차 있다. ‘시기’는 누군가를 샘내서 미워한다는 뜻이고, 질투도 비슷하게 누군가를 시샘하고 그 사람을 헐뜯는다는 뜻이다. 어느 정도의 시기와 질투심은 누구나 갖고 산다. 시기와 질투는 인간의 본성에 가깝기 때문이다.
*
요컨대 공자(孔子)는 나라와 백성을 해치는 간신과 같은 신하를 다섯 가지 유형으로 분류하여 반드시 제거해야 할 대상으로 꼽은 것이다. 그리고 이 부류의 특징은 간신의 특징과 거의 완벽하게 일치한다. 따라서 이 기록대로라면 공자는 간신과 같은 부류의 신하들에 대해 상당히 진지하고 심각한 인식을 갖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이런 부류들을 반드시 제거해야 할 대상으로 인식한 점은 눈여겨보아야 할 필요가 있다. 간신에게 쓸데없는 아량을 베풀었다가 얼마나 큰 낭패를 보았는가 생각하면 공자의 단호함은 전적으옳다.
*
간신과 간신현상의 근원도 ‘육척사은(六戚四恩, 교제하는 벗, 오랜 친구, 이웃, 가까운 신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간신을 척결하고 간신현상을 뿌리 뽑기 위해서는 ‘육척사은’에 대한 철저한 응징이 함께 따라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법적응징은 물론, 사회적 응징과 역사의 응징이 동반되어야 할 것이다. 여기에 더해 인사검증, 특히 고위 공직자나 사회 지도층에 대한 검증과정에 친인척과 주변에 대한 검증까지 포함시키는 법적 제도적 장치까지 보완된다면 간신 척결은 훨씬 더 힘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
간신의 가장 중요한 특기가 바로 권력자의 취향을 잘 파악해서 그에 맞추고, 나아가 그 취향을 부추겨 사치와 방탕에 빠지게 만드는 것이다. 또 끊임없이 다른 오락거리나 놀이를 가져와 권력자를 꼬드긴다. 그런가 하면 자신들이 언행과 복장 등을 어리석은 백성들이 따라 하게 만든다. 말하자면 유행을 주도하여 민간의 기풍을 흐리게 만들고, 나아가 민심을 농락하여 자신의 간행을 감춘다. 이런 현상은 옛날은 물론 지금도 횡행하고 있다. 아랫사람은 윗사람의 말이 아니라 행동을 보고 따른다고 했다. 리더의 언행은 ‘소리 없는 명령’이란 말까지 나왔다.
*
중국 전국 시대 초나라의 정치가이자 시인인 굴원(屈原)은 나라가 약해져서 망하는 원인을 구체적으로 네 가지로 요약했다. 첫째, 간신의 말만 듣고 옳고 그른 것을 가리지 못하는 리더(군주)의 못난 판단력과 분별력을 지적했다. 둘째, 리더가 이런 잘못된 판단을 내리게 되는 요인으로서 아첨하는 무리를 꼽았다. 셋째, 아첨하는 간신배들은 권력자와 권력을 독점하기 위해 공명정대한 사람을 해친다. 넷째, 결과적으로 바르고 곧은 사람들은 받아들여지지 못하고 쫓겨난다. 굴원은 조정에서 쫓겨났고, 이에 대한 강렬한 항거의 표시로 돌을 품고 멱라수에 걸어 들어가 스스로 몸을 가라앉혀 자결했다.
*
“모함꾼과 아첨꾼은 모두가 소인으로 같은 부류이지만 재주가 다른 자들이다. 그들은 모두 시기와 질투의 본성을 갖고 있으나 수단과 동기는 같지 않다. 모함꾼은 입으로 사람을 해치며, 아첨꾼은 일로 사람을 위협한다. 모함꾼은 자신의 의견을 감추지 않지만, 아첨꾼은 동기를 숨긴다. 모함꾼은 속이지 않지만, 아첨꾼은 음모를 꾸민다. 그렇기 때문에 군주가 모함꾼을 멀리하고 어진 이를 가까이할 수는 있지만, 현명한 사람과 아첨꾼은 구별하지 못한다.”(왕충王充의 저서 《논형論衡》중에서)
*
칠류(七謬), 사람을 감정할 때 나타날 수 있는 일곱 가지 오류가 있다. 한 사람의 명예를 살필 때 나타나는 편견의 오류, 사물을 대할 때 나타나는 좋고 싫음의 오류, 마음을 가늠할 때 나타나는 크고 작음의 오류, 소질을 품평할 때 나타나는 설익고 조숙함의 오류, 인재의 유형을 가릴 때 나타나는 동일성의 오류, 인재의 재능을 논할 때 나타나는 긍부정의 오류, 기발한 인재를 살필 때 나타나는 진정 기이한 인재인가 빈 인재인가 헛갈리는 판단의 오류가 그것이다.
*
역사는 너무 잘 보여준다. 어느 시대가 되었건, 어느 나라가 되었건, 어떤 리더가 되었건 인재를 잘 살펴 기용해야만 번영했고, 소인배 간신이 뜻을 얻으면 쇠퇴하거나 망했다는 사실을! 만약, 내 조직과 내 나라가 침체에 빠지고 인심이 흩어져 있다면 사람을 식별하고 인재를 기용하는 방면에 문제가 없는지 철저하게 점검해야 한다. 지금 목격하고 있는 간신현상의 뿌리를 캐다 보면 결국 사람을 제대로 보지 못한 치명적 실책과 오류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간신은 ‘칠류(七謬)’와 같은 인식의 허점과 오류를 집요하게 파고드는 존재들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런 오류의 함정에 빠지지 않으려면 무엇보다 ‘차가운 이성(理性)에 굴복할 줄 알아야’ 한다.
*
거듭 말하지만 간신은 용서의 대상도, 타협의 대상도, 무시의 대상도 아니다. 간신은 처리해야 하고, 처단해야 하고, 처벌해야 하는 악의 근원이기 때문이다. 간신현상의 대물림을 끊기 위해서라도 철저하게 처절하게 단죄해야 한다.


▶ 2권《간신전》(인물편)
*
동한시대 최대의 간신 양기梁冀는 그 마누라와 환상의 커플을 이루며 온 나라를 발칵 뒤집어 놓은 부부 간신으로 기록에 올라 있다. 이들 부부의 기상천외한 이중주와 기네스북에 오르고도 남을 호화사치 경쟁 쇼를 한번 감상(?)해보자.
우선 양기는 재산 축적을 위해 정말 말 그대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는데, 자신의 봉지에서 나오는 수입을 편히 앉아서 챙긴 것은 기본이었고, 나라 금고에 손을 대서 막대한 자금을 빼돌렸다. 나아가 관작官爵을 팔아 돈을 챙기고, 뇌물을 받아 배를 불리고, 부호들에게 돈을 빌린 다음 갚지 않고 떼먹는 방식으로 금고를 채우는 등 상상을 뛰어넘는 모든 방법을 동원했다. 양기의 재산이 어느 정도였는지는 그가 중국 역사상 10대 거부의 하나로 이름을 올린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그 마누라 손수孫壽라는 여자는 사채놀이 따위로 돈을 불리는 것은 기본이고, 사치의 여왕에다 장안의 유행을 주도하는 사교계의 큰손이었다. - <양기> 중에서
*
간신 양소楊素의 간행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건은 뭐니 뭐니 해도 수문제隋文帝 양견楊堅의 비위를 맞추고 총애를 독차지하기 위해 무리한 토목건축 공사를 벌인 일이다.
군대에서 세운 큰 공을 믿고 양소는 수시로 자신을 떠벌였다. 그러나 정치에서는 그다지 볼 만한 것이 없었다. 황제의 신임은 두터웠지만 중요한 정책이나 국가 대사에서 역할을 해내지 못했다. 당시 좌우 승상을 맡고 있던 고경高熲이나 소위蘇威에 비하면 한참 뒤떨어졌다. 이는 사서에도 분명히 기록되어 있을 정도다.
과시하길 좋아했던 양소로서는 이런 현실이 만족스러울 리 없었다. 모든 간신에게서 나타나는 가장 중요하면서 공통된 특징이 바로 시기와 질투 아니던가? 양소에게도 선량한 충신이나 보통 관리들에게는 없거나 있어도 감히 드러내지 못하는 시기와 질투심이 있었다. 그것도 아주 많이 강렬하게. 시기와 질투는 간신의 힘이자 존재 이유다. -<양소> 중에서
*
이의부李義府는 늘 온화하고 부드러운 표정을 하고 다녔고, 대화를 나눌 때도 얼굴에서 웃음이 떠나질 않았다. 정말이지 누구라도 감동시킬 정도로 부드럽고 공손한 자세와 상대의 마음을 녹이는 살인 미소의 소유자라고나 할까? 정작 그의 속마음은 음험하고 교활했고, 다른 사람에 대한 시기와 질투로 이글거렸다. 자기 뜻에 따르지 않거나 자신의 이익을 건드리는 사람이 있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해쳤다. 당시 조야는 이의부의 무시무시한 보복과 잔인한 행동에 치를 떨면서 그를 ‘웃음 속에 칼을 감추고 있다’는 뜻의 ‘소리장도笑裏藏刀’라 불렀다. 또 부드러움으로 사물을 해치는 특징을 갖고 있다고 해서 ‘인간 삵괭이(인묘人猫)’ ‘이씨 삵괭이(이묘李猫)’라고도 부를 정도였다. -<이의부> 중에서
*
이임보李林甫는 권력의 원천이 어디에 있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전제 왕조 체제에서 권력의 원천은 오로지 한 곳, 황제뿐이었다. 이임보는 오로지 황제(권력자)의 가려운 곳만 골라서 긁어주는 역할을 기꺼이 자임했다. 아니 그 역할 밖에는 할 줄 몰랐다. 황제의 가려운 곳은 단순히 가려운 곳이 아니라 간신이 파고들 수 있는 작지만 심각한 결함이자 치명적인 상처였다. 그 상처를 치료하기보다 독이 묻은 손으로 끊임없이 그곳을 긁어대니 결국은 짓무르고 만신창이 되어 악성종양으로 발전하여 나라 전체를 전염시킨 것이다. -<이임보> 중에서
*
양국충楊國忠의 위세는 조야를 울렸다. 양국충과 양귀비楊貴妃 집안은 말할 것도 없고 양씨 집안이 너나 할 것 없이 부귀영화를 누렸다. 졸지에 권력과 돈을 움켜쥔 이들은 앞을 다투어 세상에 둘도 없을 호화롭고 사치스러운 집과 별장들을 짓는 등 끝 간 데를 모를 탐욕을 드러냈다. 사람들은 양씨 집안의 위세를 두렵고 걱정스러운 눈으로 지켜보아야만 했다. 사방에서 뇌물이 대문 문턱이 닳도록 넘어들었고, 인사 청탁을 위해 밤새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로 대문 앞이 불야성을 이루었다. 양씨가 나서면 안 되는 일이 없다는 말이 항간을 떠돌았다. 기록에 따르면 양국충 한 집에 쌓인 옷감 한 품종만 3천만 필에 달했다고 하니 나머지는 말해서 무엇하겠는가? 양국충과 괵국 부인은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미쳐 날뛰었는데 정말이지 눈 뜨고는 못 봐줄 지경이었다. -<양국충> 중에서
*
노기盧杞로 보자면 그는 위장술의 대가였다. 거친 음식과 해진 옷을 먹고 입으면서 얼마나 검소하고 간소한 사람인가 꾸며 낼 수 있는 자였다. 간사함은 깊숙이 감춘 채 드러내지 않았기 때문에 덕종은 그를 충성스럽고 청렴한 신하라고 여겼다. 여기에 노기는 또 말을 잘 꾸며 하는 재능을 타고났다. 황제의 마음에 찰떡같이 달라붙는 감칠 맛 나는 언어를 능수능란하게 구사했기 때문에 덕종은 못내 그를 잊지 못했던 것이다. 남녀만 서로에게 홀딱 빠지는 사이가 아니다.
물론 자신의 뜻에 순종하는 신하를 좋아하는 봉건 제왕의 근원적 병폐를 고스란히 안고 있었던 덕종의 자질이 가장 큰 문제였다. 이 때문에 덕종은 못 배워먹은 노기의 가장 큰 결점을 오히려 장점으로 여겼다. 배운 것이 없기 때문에 늘 조심하면서 자신의 말을 반박하지 않고 언제나 고분고분 따르기만 하는 사람으로 생각하여 마냥 예뻐했던 것이다. -<노기> 중에서
*
진회秦檜는 명장 악비岳飛를 죽이고 금과의 화의 성사시킨 공으로 고종에게 또 다른 간신 채경보다 더 높은 상을 요구했고, 고종은 그를 태사 위 국공 진국공에 봉하는 한편 그 어미에게도 진 ·위국부인을 그 처에게는 한·위국부인이라는 작위를 내렸다. 그 자손들에게도 일일이 봉작을 수여하니 진회 일가의 명예와 영광은 더이상 갈 데 없는 극에 이르렀다.
진회는 잘 알고 있었다. 자신의 죄와 간행에 대해 후세 사람들이 욕하고 침을 뱉으리라는 것을. 그래서 재상의 신분으로 국사를 편찬하는 일에 가담하는 동시에 그 아들과 손자들에게 고종 재위 이래의 실록을 편찬하는 일을 책임지게 했다. 이렇게 해서 진회는 자신의 행적과 죄악의 역사를 감추려 한 것이다. 그래도 마음이 놓이지 않았던지 진회는 한 걸음 더 나아가 민간에서도 자신의 죄악을 모르도록 하기 위해 문인과 백성들이 야사, 필기, 시문 등을 편찬하지 못 하도록 금지했고, 동시에 사소한 문장이나 문자를 트집 잡아 많은 백성과 문인들을 죽이거나 박해하는 ‘문자옥文字獄’을 대대적으로 일으켰다. -<진회> 중에서
*
가사도賈似道는 뇌물수수, 소인배 기용, 재물욕, 정적 모함, 적과 내통, 음탕함 등등 간신의 나쁜 점을 한 몸에 다 지녔던 간신의 대표 선수라 할 수 있다. 말하자면 모든 간신의 장점(?)을 한 몸에 갖춘 종합 세트와 같은 존재였다. 이런 가사도가 당시 백성들로부터 ‘귀뚜라미 재상’이란 별난 별명을 얻기도 했는데, 귀뚜라미처럼 잘 울어서 붙인 별명이 아니다. 거기에는 정말 기가 막힌 사연이 있다. 예로부터 닭싸움 ‘투계鬪鷄’, 소싸움 ‘투우鬪牛’, 개싸움 ‘투견鬪犬’ 등 생명체를 이용한 잔인한 놀이들이 적지 않았다. 가사도는 이런 싸움과 도박뿐만 아니라 귀뚜라미까지 싸움을 붙여 이를 보면서 즐거워하거나 도박을 했다. -<가사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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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근劉瑾과 ‘팔호八虎’의 간행 수법 가운데 아주 특이한 것이 하나 있다. 훗날 청나라 때 사람 심덕부 沈德符의 《야획편野獲編》에서 이 수법을 ‘이읍수간以泣.奸’으로 요약했다. ‘눈물로 간사함을 판다’는 뜻이다. 천박하고 떳떳하지 못한 자가 울고불고하는 수단으로 사람(권력자)을 속여 그 간사한 계략 등을 실현한다는 것이다. 유근은 이 수법으로 어린 황제 무종武宗의 연민을 불러일으켜 속임수로 황제의 신임을 얻은 다음 사사로운 욕심을 채웠다. 무종이 어릴 때부터 곁에서 돌본 사람이 유근과 환관들 집단인 ‘팔호’였기에 이 수법이 주효할 수 있었다. -<유근>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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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의 총애를 듬뿍 받으면서 나랏일을 자신의 말 한마디로 좌지우지할 정도로 권력과 능력을 지닌 하언夏言의 자존심과 자부심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다. 차라리 오만이었다. 엄숭嚴嵩을 거들떠보지 않은 것은 당연했다. 그렇다고 포기할 엄숭이 아니었다. 이 정도로 포기할 것 같으면 시작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한번은 저녁 식사에 하언을 초대하는 방법을 생각해내고는 아주 정중하게 초대했으나 일언지하에 거절당했다.
이쯤 되고 보니 엄숭은 초조해져 조바심이 났다. 식사 초대 같은 일도 성사시키지 못하면 모든 문이 막히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권력에 대한 욕망을 가라앉힐 수 없는 엄숭은 결코 이대로 주저앉을 수 없었다. 엄숭은 직접 초대장을 들고 하언의 집을 찾았다. 하언의 콧대는 정말 높았다. 대문도 열어주지 않았다. 엄숭은 오기가 발동했다. 눈썹을 한껏 치켜뜨며 엄숭은 하언의 집 대문 앞에 무릎을 꿇고 애절한 목소리로 자신이 하언을 찾아온 까닭을 읊조렸다. 그 목소리가 하도 진지하고 애절하여 듣는 사람의 마음을 녹일 정도였다. -<엄숭>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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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인지하, 만인지상’이라는 수보 자리에 오른 온체인溫體仁, 하지만 그도 대세를 돌이킬 수는 없었다. 절벽으로 떨어지고 있는 수레에 함께 탄 처지나 마찬가지였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이자는 뭐 먹을 것이 있다고 파리 떼처럼 달려들어 황제를 기만하고 백성을 괴롭혔다. 오죽했으면 온체인이 집권한 8년 동안 “나라에 이로운 일이라 곤 단 한 가지도 하지 않았고, 나라에 해로운 일도 단 하나 제거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얻었겠는가?
당시 대신들이 올린 온체인에 대한 탄핵 상소를 보면 “허구한 날 은혜와 원수만 찾고, 누가 곁눈질로 째려보기만 해도 기어코 보복했다”고 했다. 수백에 이르는 문무대신이 죽거나 감옥에 갇히는 신세가 되었고, 온체인은 황제의 총애만 믿고 시체처럼 염치없이 자리나 지키면서 국록을 축냈다. 온체인이 하는 일이라고는 오로지 음모가의 못된 놀이밖에는 없었다.
- <온체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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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신和珅은 재물을 잘 거두어들여 건륭의 눈에 들었다. 황제가 말만 하면 하얀 백설 같은 은이 끊임없이 쏟아져 나왔다. 화신은 마술사가 아니었다. 돌을 금으로 바꾸는 솜씨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렇다면 그 많은 돈들이 다 어디에서 나왔단 말인가?
우선은 훔치는 것이다. 그는 재정권을 독점하고 있었다. 국고의 수입과 지출이 모두 그의 손을 거쳐 결정되었다. 원래 국고로 들어와야 할 항목이 그의 교묘한 조작을 거쳐 마치 ‘변장술’을 부린 것처럼 모습을 바꾸어 자신이 관장하고 있는 비자금 금고로 흘러 들어갔다.
-<화신> 중에서


▶《간신학》(수법편)
‘구밀복검(口蜜腹劍)’과 유사한 간사모략으로는 ‘양면삼도(兩面三刀)’, ‘소리장도(笑裏藏刀)’ 등이 있다. 전자는 ‘두 얼굴에 세 개의 칼’이란 뜻으로 다양한 얼굴로 사람을 홀리지만 실은 속에 여러 개의 칼을 감추고 있는 자를 가리킨다. 후자는 ‘웃음 속에 칼을 감추고 있다’는 뜻으로 ‘구밀복검’과 같다.
‘앞에서는 좋은 말만 골라 하다가 등 뒤에서 독수를 쓰는’ 이런 일은 현대 사회에서도 비일비재하다. 흔히 ‘뒤통수를 친다’고 한다. 간신의 수법 가운데 중요한 것으로 언급한 ‘치기’의 하나이다. 간신은 무방비 상태에 있는 상대의 ‘뒤통수를 치는’ 데 고수이다. 중국 공산당 초기의 임표(林彪, 1907~1971) 같은 인물도 입으로는 달콤한 말을 하면서 가슴에 칼을 품고 있었던 음모가이자 야심가였다. 이런 바르지 못한 간사모략이나 간신은 일이 커지기 전에 정확하게 간파해서 막아야 한다. 그 후유증이 만만치 않을 뿐만 아니라 자칫 방치했다가는 조직 전체를 해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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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도살인(借刀殺人)’은 간신이 선호하는 수법이다. 간신 역시 자기 손에 피를 묻히길 싫어한다. 그래서 패거리를 짓고, 패거리를 이용하여 정적을 해친다. 패거리 중에는 틀림없이 심복(들)이 있고, 이 심복을 한껏 이용하여 자신의 간행을 감추고 상대를 제거한다. 나아가 상대의 내부에 자기 사람을 심어 첩자로 활용한다. 먹히기만 한다면 ‘차도살인’만한 수법도 없다. 간신의 이런 속성과 ‘차도살인’이란 수법을 제대로 인식하고 간파할 수 있으면 이를 얼마든지 역이용하여 간신으로 하여금 간신을 제거하게 할 수 있다. 이때 함께 구사해야 할 모략은 ‘이간(離間)’과 ‘연환계(連環計)’이다. 거듭 강조하지만 간신에게 당하지 않으려면 역사 공부를 기초로 병법 공부도 철저히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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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신은 ‘뒤통수치기’의 명수다. 수시로 등 뒤에서 화살을 날리거나 칼을 꽂는다. 이것이 ‘암전상인(暗箭傷人)’이다. ‘몰래 화살을 날려 사람을 해친다’는 뜻이다. 간신은 겉으로는 동정하는 척하고, 착한 척 굴지만 등 뒤에서는 무서운 살기를 내뿜는다. 표면적으로는 관심을 나타내지만, 등 뒤에서는 죄를 조작해서 죽음으로 몰아넣는다. 겉으로는 충성스럽지만, 내심으로는 속인다. 이런 것들이 간신의 공통된 특성들이고, 또 모두 ‘암전상인’과 같은 수법이기도 하
다. 역사상 이런 예는 수도 없이 많았다.
옛말에 ‘정면으로 공격해 들어오는 창은 피할 수 있지만, 등 뒤에서 쏘는 화살은 방어하기 어렵다’, ‘사람을 해치는 마음을 가져서도 안 되지만, 사람을 경계하는 마음이 없어서도 안 된다’라고 한 것처럼, 방어와 경계심은 매우 중요하다. 등 뒤에서 날아오는 ‘싸늘한 화살’까지 제대로 방어할 수 있어야 한다. 아니 이런 화살을 쏘지 못하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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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신은 자신의 위세를 떠벌려 상대를 기죽이기 위해 힘센 사람, 특히 권력자를 앞세운다. 끊임없이 유력한 사람들과의 관계를 강조하면서 자신을 과시한다. 그렇게 해서 상대를 굴복시키거나 패거리를 짓는다. 간신은 최고 권력을 자기 손에 넣을 때까지 ‘호가호위(狐假虎威)’를 멈추질 않는다. 따라서 한 사람의 언행을 잘 살피고 분석하면 그가 간신인지 아닌지를 가릴 수 있고, 간신으로서 ‘호가호위’하는 간행을 정확하게 파악하면 간신을 제어할 수 있다. 물론 보통 사람들도 ‘호가호위’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에 함부로 간신으로 규정하는 잘못을 범해서는 안 된다.
‘호가호위’에서 하나 더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 흔히 ‘호가호위’의 핵심과 문제는 여우이지만 그 뒤에 있는 호랑이가 더 큰 문제일수도 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여우의 꾐에 넘어간 호랑이의 어리석음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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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듭 강조하지만 간신이 사용하지 못하는 수법이란 없다. 보통 사람으로는 절대 생각할 수 없는 수법까지 서슴없이 쓴다. 그중에서도 이간질은 아주 보편적이고 기본적인 간신의 수법으로 간신의 본질을 규정한다. 내 앞에서 누군가를 별 근거 없이 헐뜯거나, 다른 사람의 입을 빌려 누군가를 험담하는 자가 있다면 일단 의심해야 한다. 그런 자는 간신일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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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신은 속죄양을 잘 내세울 뿐만 아니라 필요에 따라서는 자신이 바로 나서지 않고 꼭두각시를 잘 내세운다. 이를 ‘시거수위(尸居守位)’라 한다. ‘시거수위’는 시체인 강시(僵尸)로 하여금 이름만 있는 자리를 지키게 한다는 뜻이다. 실제로는 꼭두각시를 세워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게 한 다음 막후에서 통제하는 모략이다. 이 꼭두각시가 속죄양이 되기도 한다.
역사상 대권과 보좌가 비면 예외 없이 군웅들이 각축을 벌였다. 시기가 무르익지는 않았지만 사람들의 마음을 어느 정도 얻었다면 옹립자의 신분으로 꼭두각시를 내세우고 자신이 실제로 국면을 통제하는 것이 효과적인 상황이 왕왕 나타난다. 모략에 능한 자라면 이런 상황을 잘 파악하여 ‘시거수위’ 모략을 활용한다. 대표적으로 진나라의 간신 조고(趙高)가 이 모략을 아주 잘 써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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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나라 후기의 학자이자 정치가였던 공자진(龔自珍, 1792~1841)은 “배운 사람에게 부끄러움이란 것이 있으면 나라는 영원히 부끄러일이 없다(사개지유치士皆知有恥, 즉국가영무치則國家永無恥矣)”면서 이렇게 일갈했다.(<명량론明良論>)
“사부지치(士不知恥), 위국지대치(爲國之大恥).”
“배운 사람이 부끄러움을 모르는 것이야말로 나라의 가장 큰 치욕이다.”
배운 사람의 인격이 존엄한가 그렇지 않은가가 나라의 영욕을 가장 민감하게 반영한다는 뜻이다. 지식인과 지식인 사회는 한 나라의 정치나 정책의 일기예보와 같다. 나라에 어떤 일이 발생하면 그들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리고 정치와 정책에 관한 다양한 반응과 의견을 제기한다. 그 의견과 반응에 따라 나라의 영광과 치욕이 결정된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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