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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91191240085
· 쪽수 : 360쪽
책 소개
목차
1 남편봇
2 해골맨
3 친구인 듯 아닌 듯
4 도구
5 소스는 핫도그 위에
6 악마 교수
7 악당 켄
8 나, 광년이 맞아
9 레이디와 부랑자
10 켄, 환상 속 할리를 만나다
11 인셉션 스타일이다, 이 나쁜 놈아!
12 짝퉁 빌리 아이돌
13 똑똑 누구십니까? 딩동!
14 또 벗겨진 콩깍지
15 수리수리 마수리
16 근친에 관한 깨달음
17 후드티와 포르노
18 고역
19 고통받는 비비
20 최악
21 누가 오프라 윈프리한테 전화 좀 해줘
22 헨젤과 헤비메탈
23 그날 지하실에서 팬텀림 멤버에 둘러싸여
24 베이시스트는 리듬을 타지
25 발기 기념일
26 허벅지 조심
27 로봇의 인식력
28 SUV 덩더쿵
29 올블랙 켄
30 임무, 혹은 선교 완수!
31 멍청한 신호
32 요정은 뒷구멍을 사랑해
33 둘 다 잘리고 싶어?
34 867-5309
35 나이트, 안녕
36 장미꽃은 빨강, 제비꽃은 꽝
37 일 년간 변한 것
38 해변의 섹스
39 아듀
40 수치의 시
41 아침밥이 어때서?
42 남는 건 사진뿐
43 원하는 걸 다 가질 순 없지
44 파란 눈알
에필로그
리뷰
책속에서
8월 16일
내가 미친다, 진짜.
놈이 지금 막 샤워를 하고 나왔어. 거리가 가까워서 살에서 풍기는 비누 향이 코끝을 간질여.
머리는 아직 물기가 촉촉한 게 섹시하기 그지없고, 수염 길이도 아주 딱이야. 조각한 듯 완벽한 저 턱선을 가릴 만큼 길지 않으면서도 쓰윽 쓰다듬으면 손에 물결처럼 촤라락 감겨드는 보드라움, 그 느낌 알지?
탄탄한 팔뚝을 감싼 저 흰 면티. 태평양처럼 넓은 가슴 때문에 팽팽히 당겨진 저 앞자락. 밤새도록 쳐다봐도 질리지 않는 저 어깨빨. 그래, 안 그래도 쳐다보고 있어. ‘쳐다만’ 보고 있다고. 아까부터. 곁눈질로 흘끔흘끔.
하지만 이것만으론 만족이 안 돼! 직접 만져보고 싶다고!
놈이 저렇게 상큼한 몸뚱이로 내 옆에 털썩 앉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야구경기 중계만 보는 30분 내내, 나는 어떻게 하면 저 몸뚱이 좀 한번 만져 볼 수 있을까 오만 가지 궁리를 했어. (중략)
그런데 왜지? 요즘 들어 내 머릿속은 자꾸만 그 부족한 10프로 이하에 연연하게 돼. 이름하여 열정과 신체 예술의 결여. 행복하면서도 단조로운 결혼생활을 지키기 위해 별수 없이 포기하고 애석해하는 수준에만 머물러야 하는 그 두 가지 것. 그게 도무지 포기가 안 된다고!
……그러니 금단증상이 올 때면 하는 수 없이 로맨스 소설을 필수 영양소가 든 음식이라도 되는 양 걸신들린 듯이 읽어 치우고 있는 거지.
DVD 목록은 신비로운 뱀파이어, 모터사이클 갱단을 탈퇴한 고독한 바이커, 쾌락을 좇는 록스타, 좀비 때문에 망해버린 세상에 살아남은 생존자 같은 것으로 꽉 차 있어. 남자주인공은 하나같이 팔이 타투로 뒤덮인 수컷 알파들. 현실이 과하게 가정적이다 싶을 때면 달려가 안기는 거지. 물론 상상 속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