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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라이프 시리즈 세트 - 전5권

섹스/라이프 시리즈 세트 - 전5권

BB 이스턴 (지은이), 김진아, 김보라, 류정 (옮긴이)
  |  
파피펍
2021-08-26
  |  
6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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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라이프 시리즈 세트 - 전5권

책 정보

· 제목 : 섹스/라이프 시리즈 세트 - 전5권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91191240139
· 쪽수 : 1910쪽

책 소개

학교에서 심리상담가로 일하는 비비의 남편은 회계학 전공자답게 성실함의 표본. 공과금 영수증도 꼬박꼬박 챙기고, 쓰레기도 잘 갖다버리고, 아이들까지 잘 챙기니 더 바랄 게 무언가?! 싶겠으나, 성실함 100에 열정은 1인 남편이 비비에게는 ‘남편봇(남편+로봇)’처럼 느껴지기만 한다.

목차

섹스/라이프: 4남자에 관한 44장의 일기
섹스/라이프: 스킨 (섹스/라이프 시리즈 1)
섹스/라이프: 스피드 (섹스/라이프 시리즈 2)
섹스/라이프: 스타 (섹스/라이프 시리즈 3)
섹스/라이프: 수트 (섹스/라이프 시리즈 4)

저자소개

BB 이스턴 (지은이)    정보 더보기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교외 지역에서 남편 켄, 사랑스러운 아이들과 살고 있다. 최근 학교 심리상담사에서 전업 작가로 변신하여 남편의 열띤 응원을 받으며 지난날 심취했던 펑크록과 성도착증의 역사를 쓰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넷플릭스 드라마 <섹스/라이프>의 모티브가 된 <4남자에 관한 44장의 일기>와 스핀오프 시리즈 <스킨> <스피드> <스타> <수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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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아 (옮긴이)    정보 더보기
호주 시드니에서 수학했다. 주요 역서로 <머시리스 1> <머시리스2: 하트리스> <영국명화 실종사건> <4남자에 관한 44장의 일기> <스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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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라 (옮긴이)    정보 더보기
부산대 국어국문학과 졸업. 신문사 근무, 영국 생활을 거치며 번역을 업으로 삼게 되었다. 역서로는 <못돼먹은 공주> 시리즈와 <알렉산드로스 대왕과 나> 시리즈, <스피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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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정 (옮긴이)    정보 더보기
미국 뉴욕에서 다양한 번역 활동을 하고 있다. 주요 역서로는 <스타>와 <수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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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섹스/라이프: 4남자에 관한 44장의 일기>
8월 16일

내가 미친다, 진짜.
놈이 지금 막 샤워를 하고 나왔어. 거리가 가까워서 살에서 풍기는 비누 향이 코끝을 간질여.
머리는 아직 물기가 촉촉한 게 섹시하기 그지없고, 수염 길이도 아주 딱이야. 조각한 듯 완벽한 저 턱선을 가릴 만큼 길지 않으면서도 쓰윽 쓰다듬으면 손에 물결처럼 촤라락 감겨드는 보드라움, 그 느낌 알지?
탄탄한 팔뚝을 감싼 저 흰 면티. 태평양처럼 넓은 가슴 때문에 팽팽히 당겨진 저 앞자락. 밤새도록 쳐다봐도 질리지 않는 저 어깨빨. 그래, 안 그래도 쳐다보고 있어. ‘쳐다만’ 보고 있다고. 아까부터. 곁눈질로 흘끔흘끔.
하지만 이것만으론 만족이 안 돼! 직접 만져보고 싶다고!
놈이 저렇게 상큼한 몸뚱이로 내 옆에 털썩 앉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야구경기 중계만 보는 30분 내내, 나는 어떻게 하면 저 몸뚱이 좀 한번 만져 볼 수 있을까 오만 가지 궁리를 했어. (중략)
그런데 왜지? 요즘 들어 내 머릿속은 자꾸만 그 부족한 10프로 이하에 연연하게 돼. 이름하여 열정과 신체 예술의 결여. 행복하면서도 단조로운 결혼생활을 지키기 위해 별수 없이 포기하고 애석해하는 수준에만 머물러야 하는 그 두 가지 것. 그게 도무지 포기가 안 된다고!
……그러니 금단증상이 올 때면 하는 수 없이 로맨스 소설을 필수 영양소가 든 음식이라도 되는 양 걸신들린 듯이 읽어 치우고 있는 거지.
DVD 목록은 신비로운 뱀파이어, 모터사이클 갱단을 탈퇴한 고독한 바이커, 쾌락을 좇는 록스타, 좀비 때문에 망해버린 세상에 살아남은 생존자 같은 것으로 꽉 차 있어. 남자주인공은 하나같이 팔이 타투로 뒤덮인 수컷 알파들. 현실이 과하게 가정적이다 싶을 때면 달려가 안기는 거지. 물론 상상 속에서.


<섹스/라이프: 스킨>
주로 12학년들이 쓰는 사물함 자리에 새 사물함도 받았고. 익숙지 않은 비밀번호를 돌려서 사물함 문을 여는 데 애를 좀 먹긴 했지만, 일단 문이 열리고 나니 세상 모든 게 아름다워 보였다.
어서 무거운 짐을 덜어야겠다는 생각에, 터져나갈 지경인 책가방에서 책 한 무더기를 꺼내려고 허리를 숙였다가 우뚝 멈췄다.
피처럼 시뻘건 끈으로 단단히 묶은 검은 워커 부츠가 눈앞에…… 나를 향해 서 있었다.
망할.
이런 망할!
설마 아니겠지? 걔만 아니면 돼.
계속 못 본 척하고 있으면 마법처럼 저절로 사라지기라도 할 것처럼, 나는 아주 천천히 시간을 들여 가방에서 물건을 챙겼다. 책을 한 아름 안고, 용기도 박박 긁어모아 허리를 펴며 일어나, 눈앞의 인물을 마주했다.
좀비의 눈. 세상에나. 홍채가 어찌나 연하디연한 회청색인지 대조적으로 새카만 동공은 한도 끝도 없는 블랙홀처럼 보였다. 나를 빨아들일 것만 같은 한 쌍의 블랙홀.
‘비비, 뭐라도 말을 해, 멍청하게 섰지만 말고!’
“음…, 안녕,”
내 목소리가 이랬던가.
상대는 아무런 말이 없었다. 그저 고개를 외로 꼬고는, 싸늘하고 시체 같은 눈으로 나를 천천히 뜯어보기만 할 뿐. 주차장에서 스케이트 보이의 얼굴을 땅에 처박기 직전에 보였던 바로 그 눈빛으로.
힘겹게 침을 꿀꺽 삼킨 내가 먼저 침묵을 깨트렸다.
“미안, 무슨 용건이라도?” (1장)


“생일 축하해!”
적어도 받아주기는 하겠지. 어쩌면 고맙다고 할 수도 있고. 그러면 그때 그 스테인드글라스처럼 환하게 웃던 미소를 또다시 보게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있었다.
하지만 오산이었다.
잔뜩 찌푸려져 있던 나이트의 미간이 펴지더니 놀란 듯이 눈이 커졌다. 빙하처럼 싸늘한 눈이 휘둥그레지고, 입술이 살짝 벌어졌다. 숨을 흡 들이마시는 소리와 함께.
고마움과 놀라움이 뒤섞인 표정에 가슴이 다 아릴 지경이었다.
예상한 것보다 더 참혹했다. 해골맨 스킨헤드는 여태 살면서 선물이라는 것을 한 번도 받아본 적이 없었나 보다. 상처받기 쉽고, 외롭고, 가슴 깊이 슬픔을 간직한 소년의 얼굴을 멍하니 보고 있자, 내 귀에는 나이트의 중무장 갑옷이 쩡그렁쩡그렁 요란스럽게 허물어져 내리는 소리가 들렸다.
물론 나이트는 얼른 도로 미간을 찌푸리며 너 지금 미쳤느냐는 눈빛으로 날 쏘아보았지만. (14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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