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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91191240108
· 쪽수 : 420쪽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나이트의 시선을 마주하면 늘 좀비의 눈을 보는 느낌이었다. 나이트의 눈 색깔은 연하디연했다. 극도로 싸늘했다. 집요하고 흔들림이 없었다. 잔혹하고 무자비했다.
반면 할리의 눈은 밝았다. 장난기가 가득하고, 생기가 넘쳤다. 물끄러미 날 보고 있어도 감시당한다거나 정신분석을 당하고 있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친한 친구와 가벼운 잡담을 나누는 것 같았지.
할리의 더티블론드 머리카락과 짓궂은 파란 눈동자, 피어싱한 도톰한 입술, 그리고 장난스러운 분위기를 넋을 잃고 바라보면서 나는 깨달았다. 할리 제임스는 이제 막 지구상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사람이 되었다는 걸. 안 지 고작 여섯 시간밖에 안 됐다는 게 뭐? 할리 제임스는 내 새로운 남친이 될 거다. 이런 것도 하고 저런 것도 하는. (1장)
“걔가 혹시라도 너도 그런 식으로 다치게 한 적 있어?
할리가 언성을 높였다. 나는 고개를 저었다.
“혹시 폭력을 쓴 적은?”
나는 망설였다. 다시 고개를 젓고 싶었지만, 할리는 이미 답을 알고 있었다. 나는 거짓말에는 형편없었고.
“그 새끼, 내 눈에 뜨이면 가만 안 둬!”
할리는 버럭 소리치며 주먹 쥔 손으로 대시보드를 내리쳤다.
지난 몇 달간 나이트의 여자친구였던 후로 발달한 고양이 같은 반사신경 덕에, 갑작스럽게 폭발한 할리의 분노에 놀란 나는 시트에서 펄쩍 뛰어올랐다. 할리는 과장된 내 반응을 눈치채고는 이마를 찌푸리며 내게 손을 뻗었다.
“난 그 새끼랑 달라. 알겠어? 약속해. 난 절대로 여자를 다치게 하지 않아. 절대로. 네가 내 상판대기를 주먹으로 쳐도 상관없어. 자. 알겠어?” (7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