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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91262360
· 쪽수 : 116쪽
· 출판일 : 2021-05-09
책 소개
목차
1부 고요에 몸을 씻은 새
밤 택시
조용한 사람들
사람의 집
없는 꿈을 꾸지 않으려고
마라토너
심검
걷는 나비
칼날에 마음이 베일 때
죽은 몸을 붙잡고 우는 사람
지나가는 여자
빗방울들
추신
허공은 나무가 꾸는 꿈
언젠가 왔었던 바닥
2부 어디선가 사람이 오고 있다니,
저녁의 후회
두부를 먹으며
줄에 관한 생각
우산을 기다리는 일
잎 먼저 틔운, 꽃 먼저 피운,
몰
우리들의 세계사
당신은 돌을 던지시오
불가피한 저녁
칠점사
고요가 가는 길
꽃잎 위에서 자란 바람에게
멀리서 오는 生
눈물을 마시는 나비
3부 오늘 저 석양은 누구의 기분일까
오늘의 석양
지나간 진심을 사랑하지 않았다
심장보다 높은 곳에
완연
웃는 사람
불 좀 켜 주세요
입장
어떤 당부
뜻밖의 말
백 년 여관
물방울의 벽
세상에서 가장 먼 곳
밝은 곳으로 자꾸 몸이 간다
4부 우리는 이제 더는 머물 곳이 없네
돌이 되는 세계
악몽
눈사람
지난밤 다른 심장
당신의 영혼을 주세요
신은 먼 곳으로 갔다
죽은 나무 아래에서
오월의 사람에게
새가 날아간 후
가을비가 내리는 동안
옛날 사람
심심한 날
우리는 안녕이란 인사도 없이
해설
칼갈이와 거문고를 품은 마음
—이경호(문학평론가)
저자소개
책속에서
오래전 지하철 순환선에서
칼갈이를 팔던 남자를 본 적이 있다
뒤집개를 들고 서서
바이올린을 켜듯 칼 가는 시늉을 하던
칼을 들고 다니면 안 되니까
칼갈이의 성능을 보여 줄 수가 없어요
아무도 귀 기울이지 않던 그곳에서
귀보다 먼저 가슴에 꽂힌 목소리를
한 번도 잊고
두 번도 잊었는데
칼을 쥘 적마다 떠오른다
홀로 답이 되는 날이면
손이 아니라 마음이 먼저
칼갈이를 찾는다
─「칼날에 마음이 베일 때」 전문
아무도 모르게
조금씩 붉어진 앵두 같은 일
시다 달다 말도 못 하고
핏방울 맺힌 혀끝으로만 굴리다가
밤길에 홀로 선
빨간 우체통에 얼굴을 들이밀고
남몰래 중얼거렸지
사랑한다, 너만 알고 있어라
─「추신」 전문
외로움과 누추하게 마주 앉을 때
두부만큼 부드럽게
목구멍을 넘어가던 게 또 있었던가
이렇게 묽어지려고 더 강해지는 길을
이렇게 사려 깊어지려고
흰 정성 한 톨 품어내는 끈기를
한 알의 콩은 알고 있었으니
고독은 부디
저 가을볕에 몸 섞는
단단한 콩알만큼만 여물어라
─「두부를 먹으며」 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