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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1570519
· 쪽수 : 148쪽
· 출판일 : 2023-10-27
책 소개
목차
수필가의 말
제1부
돌부처
미로
우분투
차용증
초분
현으로 세상 엿보기
빈방
풀치
뚱딴지
제2부
개명
그 남자
담금질
소리 없는 통곡
일탈로
예쁜이 여사
잔희 공주와 두 총각
삶의 조건을 읽다
표현의 자유
제3부
귀촌
그 녀석은 예뻤다
비싼 놈
중독
촘촘한 그물망
킬리만자로에서
백 세 시대 축복인가 재앙인가
한계암 가는 길
제4부
감자꽃
제자리에
광목천에 피어나는 야생화
천상의 화원
벚꽃 그늘 아래
목련나무
찔레꽃
네 탓이야
저자소개
책속에서
새벽 네 시 반, 그녀는 옆 사람이 깨지 않게 조용히 일어나 검정색 상복을 벗고 평상복으로 갈아입는다. 은은한 향내가 배인 하얀 국화꽃 속에 낯익은 얼굴이 영정 사진 속에서 애처롭게 그녀를 바라보고 있다. 그녀는 향에 불을 댕겨 향로에 꽂는다. 파르스름한 한줄기 가느다란 연기가 피어오른다. 영정 속 남자에게 잠시 다녀오겠노라고 마음속으로 고하고 한참 동안 물끄러미 쳐다본다.
밖으로 나오니 음력 섣달그믐의 새벽 찬바람에 으스스 한기가 돋는다. 잿빛 하늘에 흐린 별 몇 개가 그녀의 마음처럼 스산하다. 택시를 타고 가게들이 즐비한 ‘◦◦수산’간판 앞에 내렸다. 문을 열고 가게 안으로 들어서니 찬 공기가 썰렁하다. 먼저 전기난로에 스위치를 켜고 작업복으로 갈아입는다. 긴 고무 앞치마를 두르고 고무장화를 신었다. 고무장갑 안에 실장갑을 끼고 냉동고 안으로 들어가서 꽁꽁 언 대구 박스와 아귀 박스 여남은 박스를 익숙한 솜씨로 냉동고 밖으로 툭툭 던진다. (‘소리 없는 통곡’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