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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사회문제 > 노인문제
· ISBN : 9791191716290
· 쪽수 : 328쪽
책 소개
목차
옮긴이의 말―‘활짝 열린 문’으로 들어서면
시작하며
1부 자유롭지 않은 몸끼리 동기화하다
1장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1 이론과 육성 │ 2 통하지 않는 느낌
3 살아 있는 몸의 한계 │ 4 먹지 않겠다는 선언
5 ‘싫어’에 이끌려서
2장 나
1 자유롭지 않게 되자 자유로워지다 │ 2 내 몸
3 ‘체감’이라는 사실 │ 4 기억 폴더의 불가사의
3장 두 사람의 나
1 사람의 몸은 쉽게 건드릴 수 없다 │ 2 쾌락과 폭력
3 동기화는 기분 좋아 │ 4 동기화일까, 탈취일까
4장 시간과 장소, 우리들
1 변화하는 지남력 │ 2 타임 슬립
3 시간과 장소를 맞추지 못하다 │ 4 발붙일 곳은 ‘혼란’
5 교감하는 몸들 │ 6 말려들 능력
2부 동기화가 어긋나면 자유로워진다
5장 집이 육체가 된 할머니
오줌 스위치 │ 거리의 기억과 연결되는 몸 │ 행방불명
알 게 뭐야 │ 용서 │ 한 사람을 위한 중계기지
고통 분담 │ 누워만 있는 게 나아 │ 천만에요 │ 망가진 장난감
집 지키는 할아버지 │ 고군분투하는 할아버지 │ 반전하는 몸
6장 ‘할머니’를 찾는 할머니
위험한 음색 │ 목소리의 파동 │ 신입의 당직 보고
나는 모르는 ‘나’ │ 내 경우에는
재현할 수 없는 일 │ 터부를 건드리다 │ 터부에서 해방되다
7장 사람을 죽인 할머니
창작되는 ‘이야기’ │ 살해당할 뻔한 하나코 씨
이혼 조정과 유두와 네덜란드인 │ 되살아난 어머니
약동하는 지성
8장 생각에 잠긴 할아버지
생각에 잠긴 자유로운 영혼
정상과 이상의 틈새에서 살아갈 수는 없을까
계약이냐, 신뢰냐 │ 투명 돌봄 │ 반복되는 통장 │ 자살 지망
북극과 오카야마에 있는 우체국 │ 침수와 열사병
유연과 무연 사이에서
마치며
리뷰
책속에서
자유롭지 않게 된 몸은 나에게 새로운 자유를 가져다준다. 시간을 가늠할 수 없게 됨으로써 나는 시간에서 자유로워진다. 내가 있는 공간이 어딘지 모르면 상황에 맞춰 언행을 주의해야 한다는 규율에 얽매이지 않게 된다. 설령 누워서만 지내게 되어도 정신까지 그 자리에 묶여 있지는 않는다. 자식의 얼굴을 잊어버림으로써 부모의 역할에서 벗어날 수 있다.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에 하루하루가 신선하다. 분노와 증오에서 잘 벗어나게 되고, 기쁨을 느끼기 쉬워진다. 내가 지니고 있던 자기 개념이 무너지는 동시에 내가 나 자신에게 부여했던 규범에서 해방된다. 나라면 이래야 한다는 믿음이 해체되면서 새로운 자유가 생겨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나는 자신을 잃어버리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내가 변화하여 새로운 ‘나’로 바뀔 뿐이다.
물론 좋은 돌봄을 실현하기 위해 의미와 가치를 추구하는 태도는 필요하다. 하지만 돌보는 사람의 의식이 너무 앞서 나가면 노쇠한 몸에서 나오는 신호를 잡아내는 감수성을 기를 수 없다. ‘할 것’이나 ‘해야 하는 것’으로 머리도 몸도 가득해지면 어르신들의 몸이 내는 미약한 신호를 받아들일 여백이 생겨날 수 없다. 목적, 가치, 의미로 빈틈없이 메워진 돌봄에는 어르신들을 일상생활에서 멀리 떨어뜨리는 측면도 있다. 자동차의 핸들에 놀이 요소가 있듯이, 돌보는 사람에게도 놀이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