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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문화/문화이론 > 문화연구/문화이론
· ISBN : 9791191883183
· 쪽수 : 414쪽
책 소개
목차
꼬리 먹는 뱀 우로보로스 사유와 서양 문명 비판Ⅱ
메두사와 팜므 파탈: 지혜와 생명의 여성
서문 • 21
제2부 | 여성의 자궁과 우로보로스의 신물: 뱀과 메두사
제5장 | 오늘도 우리가 달의 행로(月經)를 밟는 까닭은?: 여성 성기와 죽음
1 뱀과 여성, 그리고 월경(月經)
2 달의 경로와 여성, 그리고 죽음
3 보들레르의 『악의 꽃』과 졸라의 『나나』
4 여성성, 죽음, 그리고 재생: 기호 ‘O’의 현상학
제6장 | 메두사는 여성 성기인가?
1 프로이트가 말하는 메두사
2 메두사와 “친근낮설음”: 모성성, 죽음, 그리고 생명
3 프로이트의 정신분석과 신화적 상상력의 복원
제7장 | “아름다운” 메두사의 신화적, 통속적 이미지:
문학과 회화 작품에 나타난 은총과 해방의 메두사를 위하여
1 서양의 시와 회화에 나타난 메두사의 심상
2 메두사의 구태의연한 모습과 한국의 수용 과정
3 식수의 “아름다운” 메두사
4 20세기 문학에 나타난 메두사의 아름다움과 추함
제8장 | “나는 존재했던, 존재하는, 존재할 모든 것이다.
누구도 나의 베일을 들추지 못하리라”: 신화정신분석과 신화계보학에 나타난
지혜와 존재의 여신 메두사와 아테나
1 프로이트의 메두사와 융의 신화정신분석
2 메두사와 노이만의 신화정신분석
3 지혜의 여신 아테나와 존재의 여신 네이트
4 아테나의 젠더 중립과 엥겔스의 “여성의 세계사적 패배”
제3부 | 안티 우로보로스의 창궐: 세기말과 팜므 파탈의 탄생
제9장 | 태양과 달과 물과 뱀: 세기말의 문학과 회화에 나타난 죽음과 젠더
1 사랑과 죽음의 ‘이륜무’
2 리베스토드와 토데스리베: “사랑을 위한 죽음”에 관한 비평적 논의
3 여성과 죽음: 19세기 말과 20세기 초의 회화적 상상력
4 19~20세기 몇몇 근현대문학과 영화에 나타난 여성과 죽음
5 바다, 말(馬), 달, 시간, 여성, 죽음
6 니체의 ‘삶의 여성’과 진리의 비진리성
7 세기말의 죽음, 사랑, 여성
제10장 | 세기말 창궐하는 팜므 파탈: 죽음의 여성에서 삶의 여성으로
1 팜므 파탈을 위한 아파시오나타(Appassionata)
2 팜므 파탈의 어원과 기원, 연구 현황
3 세기말 여성은 왜 팜므 파탈이 되었는가?
4 팜므 파탈의 어원학적 복원과 그의 귀환
5 팜므 파탈의 양가성과 탁선무녀
6 세기말의 이중성과 조선의 팜므 파탈
책을 나가며 | 팜므 파탈과 우로보로스의 타락과 부활
참고문헌
저자소개
책속에서
간혹 마녀사냥 등의 사건으로 여성성 자체를 말살하려는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리고 세기말의 팜므 파탈이 표상했던 죽음의 여성으로 여성을 폄하하고 멸시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출산과 생명의 담지자인 여성은 남성성의 최극단의 발현이라는 살육과 전쟁의 와중에서도 때로는 강인하게 때로는 끈질기게 부정적 역사의 분출을 그대로 몸과 맘을 다해 받아내고 어르고 있었다. 메두사가 표상하는 지혜와 팜므 파탈이 표상하는 생명의 전통을 복원함은 필자에게는 잊혀진 여성성에 대한 재성찰에 이은 대지모신의 귀환, 즉 팜므 파탈의 원조로 치부되었던 생명 자체를 뜻하는 서양의 하와(→ 이브)와 이에 해당하는 한국의 웅녀의 귀환을 의미한다.
- <서문>
여성(신)을 뱀, 또는 죽음으로 파악하는 논리의 이면에는 여성을 육체, 더러움, 성, 그리고 사악함으로 보는 습속이 자리하고 있는데, 이러한 논리는 여성성의 상징이자 원천인 여성 성기에 대해 부정적인 사유를 또한 산출해 내었다. 메두사에 관한 다음 장들에서 더욱더 논의가 진행되겠지만 뱀으로 뒤덮여 있는 메두사의 머리가 여성의 성기를 나타낸다고 추론하는 사유 방식에 꼭 기대지 않아도, 메두사의 다른 모습이기도 한 뱀을 매개로 여성성과 죽음, 그리고 죽음을 매개로 뱀과 여성의 음부는 동일시되기도 하는 수순을 취하기도 한다. …… 서양에서 특별히 뱀과 동일시되기도 했던 여성의 본질이라고도 할 수 있는 여성 성기는 결핍이나 거세 등에 대한 상징으로, 그리고 질병이나 사망을 의미하는 비유로 사용되었다. 남성 성기가 능력, 권력, 완전함의 상징으로 여겨진 반면 여성 성기는 풍요를 상징하기도 한다. 하지만 거의 언제나 약함, 탐욕, 거짓, 사악함 등으로 간주되었다는 사실은 남성 성기를 숭배하는 여러 종교적인 전통에 대한 연구가 상대적으로 많았던 반면, 풍요와 다산으로서의 여성 성기를 숭배하는 전통은 억압되어 역사상에서 사라졌다는 사실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 <제5장 오늘도 우리가 달의 행로(月經)을 밟는 까닭은? | 제1절 뱀과 여성, 그리고 월경(月經)>
여성의 성기는 죽음의 기관이 아니라 태양계의 삶과 죽음, 그리고 죽음에서 발아하고 있는 또 다른 새로운 삶을 체현하고 있는 생명 이어짐, 즉 영원의 상징이다. 삶이 죽음에 이르는 병이라면 죽음은 언제나 또 다른 삶을 약속하는 무언의 길, 즉 도(道)이다. 그리하여 우리는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사람은 황지우 시인의 말대로 “좆 끝에서 와서 칼끝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여자에게서 태어나 여자의 품으로 다시 돌아간다. 다음 장들에서는 여성 성기를 상징한다고 되어 있는 프로이트가 파악한 메두사와 신화와 문학에 나타난 메두사의 재현에 대하여 그리고 여성의 성기를 부끄러운 치부(恥部)로 악의 원천으로 생각하여 여성들 전체를 죽음을 가져오는 팜므 파탈로 파악하는 현상에 대해 계속 알아보기로 한다.
- <제5장 오늘도 우리가 달의 행로(月經)을 밟는 까닭은? | 제4절 여성성, 죽음, 그리고 재생: 기호 ‘O’의 현상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