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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반의 입술

절반의 입술

이화은 (지은이)
파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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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반의 입술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절반의 입술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91897098
· 쪽수 : 132쪽
· 출판일 : 2021-10-30

책 소개

파란시선 91권. 매 순간 이화은 시인의 시는 갈림길 앞에 선다. 우리에게 물음을 던진다. 자신의 근원적인 허기와 갈증과 직면할 것인가. 오직 무엇인가를 열렬히 좇다가도 원점으로 되돌아오는 원형 트랙처럼 마음은 기로에 선다.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죄 없는 몸이 한 뼘이나 있다니
시론 – 11
트랙 – 12
사람아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돌아가라 – 13
자문자답 – 14
치자꽃이 피었다 – 16
독법 – 18
책에게 묻다 – 19
책장을 넘길 수가 없다 – 20
아직도 놀고 있어요 – 22
미필적 고의에 의한 자살 또는 타살 – 24
슬픈 목수 이야기 – 26
중저가의 기쁨 – 28

제2부 내가 당신 외로움의 꽃이라는 거
줄장미 – 31
첫 꽃 – 32
연재소설이 사라졌다 – 34
살금살금 잃어버린 그 밤 겨울 이야기 – 36
어머니의 꽃밭 – 38
비밀의 방에 젖은 빵이 시름시름 – 40
팬티를 삶으며 창밖을 오래 바라보았다 – 42
아담에게 – 44
통증 클리닉 – 46
마태복음 5장 28절 – 48
새우젓처럼 외로운 날 – 50
성묘 – 52
합장 – 54
영정 사진 – 56
평화가 위험해요 – 58
바늘 같은 내 몸에 황소 같은 병이 오네 – 60
씹 달라의 봄 – 62

제3부 분홍과 보라는 따로따로 웃는다
사순절의 화장법 – 67
애매한 문장은 죄가 되지 못한다 – 68
절반의 입술 – 70
사과의 꼬리가 없어졌어요 – 72
피가 새고 있어요 – 74
명랑한 계란 – 76
십 년 – 78
동거 – 80
지독한 가계 – 82
고요한 날에 고요한 아픔이 – 84
원수를 갚아 주세요 – 86
어두운 습관 – 87
화요일에 웃었다 – 90

제4부 쓸쓸해서 시를 읽다가 더 쓸쓸해져
아무도 읽지 않은 것들이 하얗게 사라지네 – 93
사월의 정맥이 출렁출렁 흘러가고 – 94
마지막 감 하나가 감나무 가지 끝에서 하얗게 서리 덮인 땅바닥을 물끄러미 내려다보고 있다 – 95
금연의 사실적 고찰 – 96
공룡이라고 불러도 될까요 – 98
동거는 우울해요 – 100
봄은 항상 내일 오지요 – 102
오후의 정물화가 우두커니 – 104
수상한 시 – 105
손바닥이 활활 – 106
시집을 열지 않았다 – 108
나쁜 독자 – 110
문학 박사 아무개 씨의 현주소 – 112
Slow slow – 114

해설 박동억 끝없는 갈림길 앞에서 – 116

저자소개

이화은 (지은이)    정보 더보기
이화은 1991년 <월간문학>을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다. 시집 <이 시대의 이별법> <나 없는 내 방에 전화를 건다> <절정을 복사하다> <미간> <절반의 입술>을 썼다. 시와시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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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사순절의 화장법

오늘 화장의 컨셉은 고통이다
예수가 골고다 언덕을 오를 때 입었던 보라색,
짙은 아이섀도를 눈두덩에 바른다
볼연지는 없다
아무것도 바르지 않은 화이트, 창백이다
입술은 아무래도 피의 연상 자목련 쪽
거기에 펄을 살짝 덧칠한다
고통이 반짝여야 한다
한쪽 귀를 긴 머리카락으로 덮었다
예수를 잡으러 온 백인 대장의 귀를 베드로가 잘랐던
그 밤을 기억한다
입은 굳게 다물어야 한다
부활은 아직 개봉 전
“당신 오늘 섹시해 보여요”
말꼬리에서 물씬 죄의 냄새가 풍긴다
어느 시대건 유다는 있는 법
죄는 멜로이고 범죄는 액션이다
어느 쪽을 택할까
심야 극장 앞에서 이마에 바른 재의 기억을 닦는다


살금살금 잃어버린 그 밤 겨울 이야기

친척 오빠들을 따라다니던
겨울
참새 집을 터는 일은 신나는 일이었다
사닥다리를 타고 올라가 플래시를 비추면
눈이 부신 참새들이 짹소리 없이 끌려 나왔다

오빠들의 도움으로 조심조심 내 손이 둥지 속으로 들어갔을 때
참새 여러 마리의 중심에 손끝이 닿았을 때
따 · 뜻 · 했 · 다
지독히 따뜻했을 뿐인데
한 움큼 따뜻한 빈손을 움켜쥐고 엉금엉금
사닥다리를 도로 내려왔을 뿐인데
그 밤

내 치마 속으로 가만히 기어드는 손이 있었다
살금살금
눈도 못 뜬 어린 참새를 훔치러 온 손이 있었다
나는 울음을 한입 가득 깨물고
순하고 착한 아이였으므로

오빠들은 죽순처럼 쑥쑥 자라 도시로 떠나고
어느 겨울 미어터진 하늘에서 큰 눈이 쏟아져
참새들이 살던 초가집이 무너지고

참새도 참새 집도 없는 기억 속에 너무 오래 앉아 있었다
상처도 함께 살면 제 살처럼 정이 드는 법

한 움큼 겨울 햇살이 새털처럼 포근한 날
오늘은 울음을 참던 고 작은 계집아이나 데리고 앉아
우는 법이나 가르쳐야겠다
울음은 참는 게 아니라고, 착한 아이도 우는 거라고


봄은 항상 내일 오지요<.b>

한 평 남짓한 구두 수선집
좁은 나무 의자에 낯선 남자와 낯선 여자가 나란히 앉았다
고장 난 신발 외에는 아무런 볼일도 할 말도 없는
그저 그런 남자와 그저 그런 여자

수선집 아저씨가
수선대 위에 신발을 확 뒤집어 올려놓는다
남자도 여자도 짐짓 못 본 척 멀리 창밖을 내다본다

유난히 안쪽으로 쏠린 남자의 속내와
바깥으로 흘러 버린 여자의 행보가
법정에 선 증인처럼 숙연하다

인자한 법조인인 양 아저씨는 아무것도 묻지 않는다
접착제가 마르는 동안 무언가 들켜 버린 사람들처럼
어색한 시선을 이리저리 굴리는데
접착제와 구두약 냄새로 숨 막히는 좁은 감옥 속에서

감옥이라고 말해도 되나
생각 없는 생각이 잠깐 오가는 사이
새로 깐 바닥을 밟고 남자가 사뿐히 걸어 나가고

내일이 입춘이에요
거스름돈처럼 아저씨가 고친 신발과 함께 불쑥 입춘을 내민다

봄은 왜 꼭 내일 오는 걸까
남자와 구두와 접착제와 입춘이
뒤축의 변명이 될 수 있을까
그저 그런 봄이 또 수선집 인연처럼 어색한 얼굴로
잠시 곁에 앉았다 훌쩍 떠나 버릴 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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