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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91897814
· 쪽수 : 108쪽
· 출판일 : 2024-08-05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마을 – 11
길 너머 – 12
우수 무렵 – 14
호박꽃 – 15
차라리 잘됐다 – 16
작약 – 18
조각달은 지금 – 20
탑 하나 – 21
고라니 – 22
오래된 냉장고 – 24
포도알 – 25
옆 – 26
농부 김천식 – 27
순명 – 28
산 메아리 – 29
버스 – 30
꽃이 진 일 – 32
제2부
오후의 일 – 35
앵두 – 36
연어 – 37
겨울포도밭 – 38
삼층탑 – 39
무지개 – 40
제비꽃 – 41
저물녘 – 42
어쩌나 – 43
오늘의 순서 – 44
같은 슬픔 – 45
생일 파티 – 46
공 – 48
밑접시 – 50
그늘 두 숟갈 – 51
동백 그 여자 – 52
제3부
활 – 55
참새들 – 56
새 차 – 57
얼룩 고양이 – 58
씨앗 일기 – 59
해변 – 60
단체 사진 속 – 61
도자기 – 62
땅콩 껍데기 – 63
꽃 피는 일 – 64
겨울날 – 66
쓰다듬다 – 67
감자꽃 – 68
시인 작파 – 69
제4부
보름밤 – 73
나물국 – 74
목련 꽃송이 – 76
도마뱀 – 77
복서 – 78
가지가 다쳤을 때 – 80
실을 푸는 남자 – 82
싸락눈 – 84
백반집 – 85
마루 끝 – 86
주의 사항 – 87
작은 불 – 88
목례 – 90
연보라 – 91
들꽃에게 – 92
해설 황정산 슬픔이 슬픔과 함께하는 희망의 노래 – 93
저자소개
책속에서
우수 무렵
집 앞에 아이가 나와 서 있고
노인이 앉아 있다
한순간 아이와 노인이 가만히
고개를 들었다
사내 하나가 고개를 떨군 채
앞으로 다가선 것
한 번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더니
그는 노인에게 큰절을 올린다
허물어져
내내 들썩이는 몸
추운 행색이었으나
다행히 지은 죄는 없어서인지
지나는 햇빛에 비치는 몸이
몰래 환했다
어쩌나
마당에서 두 살배기가 울어요 같이 새끼인 송아지가 다가가고 강아지는 벌써 아이 곁에 가 있네요 저쪽 어미 소젖이 방방 불어요 지난달까지 배에 젖꼭지가 달랑거린 어미 개는 아이 쪽으로 몸을 일으켰네요
새끼인 것들은 다가가고 어미인 것들은 품을 만들었어요 햇볕의 갈피마다 이런 정나미들이 있어 슬픔을 글썽여 주니 아이의 울음소리는 점차 연해져요
그 아비인 나는 뒤꼍에서 앞마당으로 가려다가 멈춰 서 있는 거예요 잘못 봤는지도 모를 저 아까운 정경, 내가 마당에 불쑥 들어서면 한꺼번에 가뭇없어져 버릴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