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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91191925104
· 쪽수 : 368쪽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1장 움직이는 삶
2장 발레 수업
3장 선셋 인 모텔
4장 새로운 가족
5장 샌프란시스코
6장 논란의 중심
7장 아메리칸발레시어터
8장 체격 변화
9장 보이지 않는 벽
10장 뉴욕 라이프
11장 나의 프린스
12장 솔리스트
13장 불새
14장 다시, 토슈즈
감사의 글
리뷰
책속에서
실제 무대에 섰을 때 음악이 크게 울리고 관중들이 숨죽이고 있는 동안에는 모든 것, 즉 숨을 고르고 얼마나 높이 뛸 것인지는 오롯이 당신에게 달렸다. 더는 걱정하거나 더 나아지기 위해 노력할 시간이 없다. 해내든 해내지 못하든 둘 중 하나일 뿐이다. 다시 말해 우아하게 착지하거나, 혹은 비틀거리며 넘어지거나 둘 중 하나라는 거다. 그와 같은 절대성, 변경할 수 없는 최후는 자유로움이다. 무대는 내가 그러한 자유를 느꼈던 유일한 장소였다.
첫 리허설을 하러 걸어가는데, 발레단에서 친한 여성 단원 한 명이 나를 향해 달려왔다. “《뉴욕타임스》에 실린 ‘검은 백조들은 다 어디로 갔는가?’라는 바보 같은 기사 봤어?” 그녀는 호기심이라기보다는 힐난에 가까운 어조로 나에게 물었다. “도대체 뭐라는 거야? 그런 얼토당토않은 이야기를 떠들어대다니 말이야!”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완전히 무시당한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더더욱 외로웠다. 정말 몰랐던 걸까? 친구였던 그녀마저 내 고충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누가 날 이해해줄까? 그녀는 발레단의 다른 무용수들과 마찬가지로 나를 좋아해 주는 동료였다. 그런데도 그녀가 이런 말을 아무런 거리낌 없이 내게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대부분의 발레 무용수가 인종 문제에 얼마나 무관심한지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