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92055138
· 쪽수 : 176쪽
· 출판일 : 2022-04-25
책 소개
저자소개
책속에서
아버지의 커피잔
아침 바람 좋다 하며 나서는
논배미의 순찰 시간 끝나고 나서
두 손에 꼭 감싸들고 온기 마신다
두툼한 커피잔
손때 묻어 얼룩진
도자기의 순수가 숨 쉰다
달콤쌉쌀한 커피가
애교 부리듯
아버지 손에서 재롱떨고 있다
하루도 쉰 적 없는
시곗바늘이 돌고 돌아
제자리로 오는 시간
입안의 고요 깨우고 있다
떠나보내기 싫은
사랑의 애원 같은 저 표정
커피 한 방울까지 마중한다
뚝배기 같이 느껴지는
아버지 손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한 채
가슴속 성화까지 다 들어주고 있다.
시계
맥박이 두근거린다
지나는 초침은 뒤돌아보지 않고
그냥 앞만 보며 가고 있다
길거리에서 술 마시던
해시계는 그림자 바꾸며 지나가고
무심히 자취 감춘다
어둠 부르는 달시계
잠자든 영화 보든
크기 줄여 가며 하룻밤 보낸다
집안의 시계는
밥 짓고 청소하고 빨래하는 일
골고루 시키며 잔소리한다
학교 시계는
웅성거리며 떠드는 학생들에게
조용히 하라고 으름장 놓는다
퇴근 시계는
피곤 풀게 하는 막걸리 한 잔
마시게 하며 다독인다
아빠 시계는
깔깔 웃음 주는 귀중한 시간
우릴 위해 선물한다.
배船
오로지 물 위에서만 짓는 미소
출렁거림 벗삼아 길 나서는
순수의 길
솟아 있는 돌산의 두려움
피하려는 조바심
여명을 기다리는 마음 간절하다
몇 날 며칠 띄워 보는 설렘
보고파 조르는 만남 달래는 여정
가슴에 긴 사연 새겨놓는다
희귀한 돌섬 지날 때
용왕의 노여움 건드릴까
조바심에 조용히 건네는 기도
파도에 전해 줄 때
다가오는 메아리
촉촉이 적셔진 마음 자락
포말에 기대어 출렁출렁 물결 타고
은빛 다독임으로 마음 얹어 놓고
갈매기의 나래짓에 시선 멈춘다
뱃고동 소리 아스라이 들려오면
눈가에 맺히는 보고픔 더해져
입술에 가는 떨림 일어나
갯바위 서성거림에 미소 짓는다.



















